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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5 15:08

간판대란 후폭풍-책임론으로 비화 양상

  • 이창근 | 277호 | 2013-10-15 | 조회수 2,346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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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공청회 했다는데 도대체 누구를 데리고 했다는 거냐”
공단 “전화로 3번 연락했고 20개업체 참여해서 공청회 했다”
연락업체로 거명된 업체들 “연락받은 적 전혀 없다” 밝혀

간판 업계 및 지자체 관련 공무원들을 충격과 혼란에 빠뜨린 간판대란의 원인은 간판용 LED모듈에 대한 고효율 인증 제도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그 핵심은 간판용이기는 하되 간판의 특성이나 간판업계의 현실이 완전히 무시된데다 시행할 준비가 전혀 안된 상태로 제도가 시행된 탓이었다. 4월 1일부로 관련 고시가 발효돼서 강제력을 띠기 시작했지만 정작 해당 제품이 시중에 존재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초래된 것.
제도가 적용되는 지자체 간판 개선사업의 일선 담당공무원들도, 사업자도, 모듈 및 부자재 제조업자들도 까맣게 모르거나 알더라도 제대로 알지 못한채 제도가 마련되고 시행됐기 때문이다.
일부 제조업자는 뒤늦게나마 재빠르게 대처해서 인증을 따냈지만 결과는 따느라 돈들이고 고생하고, 물건 파느라 돈들이고 고생하고, 나중에는 쓸모없는 물건으로 판명이 나 회수하느라 돈들이고 고생하는 바보짓을 해야만 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원인은 단 한 가지. ‘무지’였다. 관련 공무원도, 간판 사업자도, 심지어는 돈을 벌고자 인증을 따낸 간판용 LED모듈 제조업자들도 고효율 인증이 뭔지를 잘 몰랐다.
인증제도 자체에 대한 안내나 홍보, 교육, 계도 등이 아예 없었거나 부실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증 문제로 사업이 중단되고, 행정이 꼬이고, 손실이 발생하고, 법적 분쟁이 예상되고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책임의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보게 된 이들은 한결같이 인증 제도의 수립과 시행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 및 에너지관리공단에 책임의 화살을 날리고 있다.
제도를 마련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의견을 수렴하거나 준비를 하도록 하기 위한 공청회, 홍보, 교육, 안내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태가 발생했다는 이유다.
하지만 공단은 업체 명단을 거명해가며 일일이 연락을 하고 업체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도 열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에 대해 거명된 업체들은 “연락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 책임 문제를 둘러싸고 진실게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공단 관계자는 “작년 말에 20여개 업체가 참여해서 공청회를 연 바 있고 인증을 받아야 지자체 간판 사업에 적용될 수 있다는 내용을 4월 1일 이후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과 함께 전화로 3차례나 안내했다”면서 안내전화를 건 업체가 에스에스라이트, 인터원, 엘이디포유, 현대엘이디, 엔씨엘이디, 유일씨엔티, 에이펙스인텍, 라인, 다산에이디 등 9개라고 밝혔다.
연구원 관계자도 “문자간판용 LED모듈로 KS 인증을 취득한 업체 9곳에 안내문을 보냈다”면서 “업체 리스트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명된 한 업체 관계자는 “그런 사실이 없다. 간판업체들로부터 고효율 인증 제품이 있느냐는 문의를 받고 알게 됐다. 도대체 누구한테 연락을 하고 누구를 데리고 공청회 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부인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S구 간판정비 사업에 우리 제품 넣으려고 했는데 고효율 제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떨어졌다. 미리 알았으면 준비를 했지 않았겠느냐”면서 안내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
다만 다른 한 업체 관계자는 “안내문을 받은 적은 없고 간판용 LED를 고효율로 지정하기 위해 관련업체 의견을 듣는다며 포럼을 한다는 얘기를 화학융합시험연구원으로부터 받고 용인에 있는 연구원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지자체 관계자는 “빛공해방지법 공청회때 고효율 인증 얘기를 했다는데 간판담당자인 나도 몰라서 참석을 못했다”면서 “현실과 괴리가 너무 큰 제도”라고 말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이번 문제는 산자부와 공단의 간판에 대한 무지와 안일, 경직된 사고가 빚어낸 탁상행정의 전형같다”면서 “고시를 만들기 전에 공청회를 한 번만 했어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근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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