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있는 그대로 투영하기 위해 빌보드와 지주사인의 로고와 방향 안내 사인을 뚫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독특하고 세련된 Super Wall 사인.
동화기업 CI의 핵심 컬러 ‘동화 그린’을 활용한 안내게시판(왼쪽)과 안전게시판.
버스정류장 사인에도 동화기업 CI의 핵심컬러인 ‘동화 그린’이 적용됐다.
- 호주 시골지역을 바꿔놓은 환경 디톡스, 동화팀버스 오스트레일리아 사인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의 모나로 지역에는 봄발라(Bombala)라는 인구 1,500명 정도의 작은 마을이 있다. 시드니에서 남쪽으로 485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이 마을은 호주 원주민의 언어로 ‘물들이 만나는 곳’이라는 뜻인데, 이름처럼 광활한 녹지마다 하천이 어우러져 천혜의 녹색환경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2012년 12월, 이 마을에 대한민국의 목재 기업을 대표하는 동화기업이 한화 약 900억원의 비용을 투자해 연간 15만m3의 제재목과 데크재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최첨단 목재 제재 공장을 준공했다. 현지 인프라 전혀 없어 한국서 모든 자재 수급 동화기업은 글로벌 동화라는 비전과 목재 수급 및 부지 확보의 용이성을 위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 이어 호주 봄발라에 진출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나무(NAMU) 프로젝트라 명명하였다. 그리고 디자인올림에서 베트남과 국내 공장에 이어 호주 공장의 전체 사인의 디자인, 제작, 시공, 설치, 감리까지 전체 업무를 진행하게 되었다. 전체 진행에 있어 가장 큰 애로사항은 봄발라 지역이 인구 1,500여명의 낙후된 지역으로 어떠한 인프라도 갖춰지지 못했다는 부분이었다. 물론 공장이 완공된 지금은 인구의 10%인 150여명이 동화팀버스(동화기업의 호주 법인명)의 직원으로 채용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모든 필요 물자를 근처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따라서 동화팀버스의 호주 공장 사인은 종이 한 장, 나사 한 개 까지도 국내에서 전부 화물로 보내야 했었기에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못하는 까다로운 프로젝트가 되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조화 이룬 사인 구축 목표 먼저 호주 공장의 사인은 크게 빌보드 사인과 지주사인, 배너 Pole 사인, Super Wall 사인의 4가지가 핵심이었다. 그 외에 부가적으로 현지 상황에 맞춘 안전 게시판과 공장 내부의 Bus Stop 사인 등이 속해있었다. 각각의 모든 사인들을 구축하기에 앞서 첫 번째 던져진 질문은 ‘자연과 조화될 수 있는 사인은 어떤 것인가?’였다. 동화기업은 현지에서 선호할 수 있는 사인이 구축되기를 원했고, 디자인올림은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그것들과 조화된다면 현지는 물론, 누구나 선호할 수 있는 사인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모든 사인 디자인의 핵심 컨셉으로 ‘디톡스와 동화’라는 개념이 정립되었다. 디톡스(detox)는 detoxification의 줄임말로 ‘해독’ 또는 ‘제독’을 의미한다. 본 기고의 근간이 되는 ‘2013 트렌드코리아’에서는 물리적 디톡스는 환경에서 오는 화학적, 물리적 독성을 정화하고 몸 안의 독성물질을 걸러내고자 하는 노력이며, 정신적 디톡스는 스마트폰 중독, 카페인 중독 등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정신적 중독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을 말한다고 정리하고 있다. 하지만 TV프로그램에서는 힐링으로 표현되고, 다이어트와 화장품 시장에서는 디톡스 그대로 표현되는 이러한 해독의 트렌드를 사인 디자인의 콘셉트로 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따라서 전체적인 사인 디자인의 방향은 사실 해독의 개념보다는 정화라는 개념 쪽에 더 가까웠다. 즉, 안정감을 주고 힐링을 전달하며 치유의 느낌이 가능하도록 환경과 조화로운 사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였다. 자연과 사인의 동화 위해 ‘뚫는 디자인’ 적용 그래서 선택된 디자인과 제작 방법은 ‘투영’이었다. 사실 공장 사인은 내부의 직원과 관계자들만 활용하는 것이기에 기본 목적인 인지 기능만 필요했음에도 호주의 자연과 사인 문화와의 통합을 고려해 디자인으로 표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동화’의 사인이 자연과 동화될 수 있도록, 이를 통해 자연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자연을 그대로 노출하는 방법을 택했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투영하기 위해서 빌보드와 지주 사인의 로고와 방향 안내 사인을 뚫는 디자인을 적용한 것이다. 뚫린 틈 사이로 빛과 바람이 통했으며, 호주의 다양한 자연적 컬러가 매 시간마다 자연스러운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컬러표현에 있어서는 동화기업 CI의 핵심 컬러인 동화 그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현지 문화와 환경에 맞춰 응용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주었다. 이는 컬러뿐 아니라 설치나 활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버스 정류장의 사인이나 월 사인을 디자인, 제작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부분은 현지에는 이러한 사인들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데 있었다. 때문에 한국의 사인문화를 바탕으로 현지의 문화를 조화시켜야만 했다. 동화기업의 인천공장 디자인을 모티프로 하여 진행된 모든 부분들은 국내에서 제작하여 배송되어 현지 사인과 비교했을 때, 독특하고 세련되었기에 현지 담당자들은 문화적 충격이라고까지 표현하며 무척이나 만족해했다. 게다가 기존의 긍정적인 이미지에 세련된 사인까지 더해져 동화기업의 글로벌 이미지 상승은 물론, 덩달아 한국기업의 이미지도 상승하게 되었다. 동화 ‘NAMU 프로젝트’, 지역사회 활성화에 기여 여러 기사나 뉴스에서 알려졌었지만 기존의 긍정적인 이미지라는 것은 동화기업의 나무(NAMU) 프로젝트로부터 파생된 것이었다. 호주 정부와 봄발라 시장이 적극적으로 후원한 이 프로젝트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지역사회 프로그램 개설 등으로 지역경제 발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지역 주민들은 ‘나무 프로젝트는 마을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줄 뿐 아니라, 지역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된다.’, ‘자식들과 이 지역 젊은이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아도 된다는 희망의 메시지로 통하고 있다’고 기뻐하며 즐거워한다. 그리고 현재까지 무려 150명이 넘는 지역 주민들이 동화팀버스의 직원으로 일하게 됐다. 공장 가동과 함께 산림 관리, 원재료 및 제품 운송 등 연관 사업도 진행하면서 고용효과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모두들 예측하고 있다. 어쩌면 사인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던 절반 이상의 이유가 이러한 긍정적인 이미지 구축의 영향이 아닐까 한다. 동화기업은 동화팀버스 공장의 사인을 구축한 후 동일한 디자인을 동화 아산 공장에도 연계, 활용하고 있다. 물론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자연과 동화되며, 자연 그대로를 투영하여 정화하고 해독하는 과정을 사인 디자인과 설치로만 완성시키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메인 사인부터 내부의 구석구석까지 연계되는 동일한 메시지들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저절로 그 분위기를 체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임은 확신한다. 동화기업의 오스트레일리아 공장 사인 프로젝트는 호주의 지역 발전과 자연환경과 조화로운 아름다운 사인을 위한 작업이었지만, 정작 함께 했던 사람들이 환경 디톡스의 효과를 얻었던 포근하고 행복했던 프로젝트였음을 다시 한 번 기억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