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과학, 상상력으로 빚어낸 신(新) 창세기 유머 속에 인류 문명에 대한 반성적 성찰 담아내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 / 옮긴이: 이세욱 / 출판사: 열린책들
‘개미’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2년만에 신작 ‘제3인류’를 선보였다. ‘제3인류’는 작가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완성된 장대한 스케일의 장편 과학소설이다. ‘다른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보기’라는 베르베르의 문학적 지향은 이 작품에도 고스란히 나타나는데,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미성숙한 존재인 인간을 창조주 혹은 불완전한 신의 위치에 놓음으로써 방황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노출시킨다. 특히 이 책은 지구를 의식 있는 존재로 인격화한 가이아를 소설 곳곳에 등장시키며 과학소설에 우화적 수법을 접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가이아는 독백의 형태로만 등장하며, 3인칭 시점으로 서술되는 전체 소설에서 가이아의 독백은 1인칭 서술로 독립되어 흐른다. 이러한 독특한 작법으로 인해 인류 멸망 전야를 배경으로 하는 암울한 묵시록이 될 수도 있는 소설이 뚜렷한 메시지를 담은 우화적 색채를 띄게 된다. 인류가 지금처럼 지구를 파괴하고 소모하는 생활 방식을 지속한다면 종말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는 것, 인류는 자신을 탈바꿈시켜 스스로 구원의 길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 메시지다. ‘제3인류’는 독자의 호응에 힘입어 최근 프랑스 현지에서 속편(제2부)이 출간됐고 한국에서도 번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곧 뒤를 이어 출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