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10월 11일 올해의 ‘좋은 간판 공모전’ 수상작 99점을 발표했다. 올해로 24회째를 맞는 ‘좋은 간판 공모전’은 시민과 함께 좋은 간판을 선정해 이를 전시 홍보하고, 좋은 간판 업소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통해 우수광고물 제작 설치를 유도함으로써 도시경관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서울시 자치구 공무원과 서울시 옥외광고협회는 공모전 참여가 쉽지 않은 점포주와 옥외광고업자 등 일반인 참가자를 고려해 직접 거리에 나서 좋은 간판을 발굴 및 추천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작년보다 100점이 증가한 507점이 접수됐고 시민과 함께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총 99점(대상1, 금상2, 은상3, 동상4, 장려상10, 시민인기상10)을 선정했다. 또 서울시는 일방적으로 전문가에 의해 선정되는 심사과정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터넷 누리소통망을 이용해 ‘시민인기상’을 선정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 누구나 쉽게 투표에 참여하고 간판에 대해 자유로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소통과 참여의 장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좋은 간판 수상작품 주요 심사기준은 ▲창의적이고 아름다우며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는 간판 ▲도시경관을 향상시키는 디자인이 우수한 간판 ▲서울시 옥외광고물 등 관리조례를 준수한 간판으로 분류된다. 이번 공모전의 수상작들은 주변 건축물과 어울려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고, 업종의 특성을 잘 살린 작품들이 대다수였다. 특히 디자인이 신선하고 새로우면서, 예술적 가치와 기술이 크게 향상된 작품들의 출품이 두드러졌다. 주요 수상작들을 2회에 걸쳐 살펴보는 지면을 마련했다.
장려상
가죽 그리고 이야기(마포구 서교동)
홍대에 위치해 다양한 핸드메이드 가죽제품을 판매하는 ‘가죽 그리고 이야기’. ‘가죽’하면 연상되는 고급스럽고 따뜻한 느낌이 건물 외관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깔끔한 화이트톤 외관 이미지에 작은 나무사인이 더해져 클래식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놋그릇 가지런히(종로구 통인동)
‘놋그릇’은 우리의 전통 식기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재다. ‘놋그릇 가지런히’는 업종의 특성을 간판에 모두 담아냈다. 흘려 쓴 서체, 조그맣게 그려진 네 개의 놋그릇 그리고 놋그릇을 진열해 놓은 실내 인테리어까지 모두 한 눈에 보이게 외관을 꾸몄다. 전통적 디자인과 현대적 디자인이 어우러진 건물 외관이 깔끔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전달한다.
김봉수 작명소(종로구 적선동)
‘김봉수가 지어준 이름’이라고 하면 아무도 토를 달지 못했다. 이미 50년 넘게 한 자리에서 사람들 이름을 지어줬던 김봉수 작명소. 그 간판이 탈바꿈했다. 전통한옥의 하얀 벽면에 90도 각도로 한옥과 어우러지는 서체와 색상의 간판을 달아 조화로우면서도 시각적으로도 안정적인 인상을 준다.
자전거공방 두부공(마포구 당인동)
‘두부공’이란 간판을 본 순간 궁금증이 생긴다. 어떤 곳일까. 바로 이곳은 자전거 공방이다. 흰 바탕에 아기자기한 손 글씨를 새긴 이 작품은 회색톤의 거친 벽면과 어우러져 세련된 인상을 풍긴다. 자전거 휠을 들고 있는 캐릭터를 동판에 새겨 창문 옆에 달아놓은 것도 센스만점이다.
IFC몰/지하철유도사인(영등포구 여의도동)
IFC몰 지하 통로에 입점한 상가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지하철을 찾는 이들에게는 길잡이가 되는 이 사인은 군더더기 없이 ‘간단명료’하다. 공간을 크게 차지하지 않고 시각적으로도 세련된 인상을 주면서 동시에 시민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시민 인기상
주전자(관악구 봉천동)
봉천동 맛집으로도 유명한 ‘주전자’. 이번 좋은 간판 공모전에서도 시민 인기상을 수상했다. 건물 외관을 나무로 제작하고 그 위에 작은 사이즈의 사각형 간판을 달았는데, 저절로 주막 이 연상되는 작품이다. 수묵의 색상인 하얀 바탕 위의 검정색 손글씨는 이름에 걸맞는 정감어린 느낌을 주면서 동시에 탁월한 주목성을 갖는다.
가만히 숨은 찻집(서대문구 홍제동)
홍제동 대로변 무악재 전철역에서 독립문방면으로 걷다보면 오른쪽에 ‘가만히 숨은 찻집’이란 수줍은 카페가 하나있다. 건물의 외관 전체를 나무로 꾸며 클래식하면서도 안정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그리고 그 위에 새겨진 ‘가만히 숨은 찻집’, ‘차 한잔에 꽃잎 피어나다’라는 문구는 운치를 더한다. 파사드 나무 소재와 사인물의 조화가 특히 인상적이다.
오렌지 연필 다시 시작하는 나의 꿈(관악구 봉천동)
‘오렌지 연필’은 24시간 운영하며 청춘을 응원하는 스터디카페다. 이 스터디카페의 채널사인은 오렌지 빛을 비추고 있어 활력을 불러일으킨다. 부제로 달린 ‘다시 시작하는 나의 꿈’ 간판도 ‘오렌지 연필’과 조화롭게 어울린다.
미소콩(용산구 청파동3가)
미소를 머금은 커피잔 이미지가 외관과 잘 조화를 이룬다. 숙대 앞 커피 볶는 카페로도 유명한 ‘미소콩’은 여대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커피를 마시며 미소 짓다’라는 뜻이 담긴 ‘미소콩’은 외관에서부터 따뜻한 미소가 절로 나오게 한다.
카페 에이치(관악구 신림동)
아기자기한 외관을 하고 있는 카페 에이치는 다양한 음료와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숍이다. 크진 않지만, 따스하고 편안한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끄는 ‘카페 에이치’. 손글씨로 활용한 채널이 독특해 눈길을 끈다. 채널사인의 사이즈가 작지만 가독성은 오히려 뛰어나다.
덤(종로구 팔판동)
제 값어치 외 거저로 조금 더 얹어 주는 일이나 물건을 뜻하는 ‘덤’. ‘덤’이란 간판을 쓰고 있어 왠지 이 가게에 들어서면 사람들의 마음이 모두 넉넉해질 것 같다. ‘덤’이란 글자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어 무심하면서도 심플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러면서 파사드 상단에 손글씨로 주소를 새겨 디자인의 밋밋함을 덜었다.
까시(강동구 길동)
연탄생선구이 전문점인 ‘까시’의 간판은 작지만 임팩트가 있다. 물고기의 잔뼈가 함께 ‘까시’라는 글자가 새겨져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유리창에는 물고기가 연탄불에 구워지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어 업종의 특성을 잘 살렸다.
북촌이야기(종로구 계동)
북촌 한옥마을의 기념품 가게인 ‘북촌이야기’. 한옥마을의 모든 이야기를 이 가게에 가면 살 수 있을 것 같다. 현대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밝고 환한 외관과 전통적인 느낌의 손글씨 사인과 청사초롱이 서로 잘 어우러진 모습이다.
연희소반(서대문구 연희동)
2층짜리 가정 주택을 개조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연희소반’의 간판은 단순하고 깔끔하다. 군더더기 없이 제작한 작은 간판과 그 옆에 그릇하나를 배치해 단조로움을 없애고 업종의 특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카페 리유, 김선미 그릇(용산구 한남동)
카페 리유와 김선미 그릇의 간판이 건물 외벽에 상하로 나란히 배치돼있다. 블랙 앤 화이트로 가시성을 높인 이 작품은 멀리서도 눈에 들어온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부분을 서체의 차별성으로 극복하고 세련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