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동산 거부 도널드 트럼프(67)가 '건축의 도시'를 자부하는 시카고에 '품격'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2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뉴욕 출신 트럼프가 시카고 트럼프타워에 설치 중인 6m 높이의 초대형 간판(TRUMP)이 시카고 주민과 건축전문가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트럼프 회장은 "'트럼프'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브랜드다. (대형 간판은) 시카고를 돋보이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타워를 직접 설계한 건축가와 시카고 시장까지 비난에 가세하면서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2009년 시카고 최대 번화가 미시간애비뉴와 시카고강이 만나는 요지에 들어선 총 92층(423m) 높이의 트럼프타워는 미국 3번째, 시카고에서 2번째로 높은 빌딩이다.
트럼프는 이 건물 16층 하단, 시카고강을 마주한 건물 남쪽 면에 스테인리스 스틸로 자신의 이름(TRUMP)을 만들어 붙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활자 면적은 총 260㎡, 트럼프는 여기에 LED 조명까지 더할 예정이다.
현재 활자 4개가 설치된 가운데 건축전문가들과 주민들은 압도적 크기의 번쩍거리는 간판이 시카고 주요 건축물의 조화를 깨고 도시 미관을 해친다며 반발하고 있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시카고 트리뷴 건축 비평가 블레어 카민은 "애틀랜틱시티나 라스베이거스에 설치된다면 문제없을 거다. 그러나 유서깊은 건축역사를 가진 시카고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타워를 설계한 시카고 출신 유명 건축가 에이드리언 스미스도 활자 크기와 배열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내놓았다.
스미스는 두바이 '부르즈칼리파'와 사우디아라비아 '킹덤타워' 등을 설계한 건축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건축물 디자인에 관한 경험은 내가 스미스보다 훨씬 더 많다. 트럼프타워 설계도 내가 최종 결정자였다"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이 간판을 로스앤젤레스의 상징이 된 할리우드 사인에 비교하면서 "시카고의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간판이 무서울 정도"라며 강제 철거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엄연히 시카고 시당국의 허가를 받았고 시의회 역시 이를 승인했다"며 물러설 의향이 없음을 확인했다.
<201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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