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축제·행사·이벤트 ‘올스톱’… 제작분야부터 대행업계까지 ‘타격’ 6·4지방선거 특수도 ‘실종’… 월드컵 마케팅도 대폭 축소 분위기
옥외광고업계가 계절적 성수기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 여파로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보릿고개를 넘기고 있다.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 기업들의 광고 및 홍보 마케팅이 대폭 축소되고, 4~6월에 집중되는 각종 축제와 행사, 이벤트 및 프로모션이 모두 ‘올스톱’되면서 그에 따른 옥외광고업계의 타격이 상당하다.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에 맞춰 기업들이 각종 홍보 마케팅 활동을 자제하고, 준비했던 신제품 출시와 그에 따른 광고집행 및 대규모 이벤트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면서 그에 따른 타격이 광고물 제작 분야에서부터 대행 분야에 이르기까지 옥외광고업계 전체에 미치고 있다. 가장 타격이 큰 곳은 지자체 축제, 행사, 이벤트 및 프로모션 관련 물량을 많이 취급하는 업체들이다. 지자체 축제, 행사, 이벤트가 줄줄이 취소·연기되면서 그에 따른 각종 사인물, 홍보물 제작 물량이 사라졌다. 한 광고물 제작업체의 관계자는 “5~6월은 특히 행사가 많은 달이어서 하청을 받아 사인물,홍보물을 제작·시공하는 업체에게는 일 년 중 가장 큰 성수기라고 할 수 있다”면서 “그런데 올해는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모든 행사나 공연이 취소되거나 연기돼 일감이 많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제작업계 관계자는 “원래 5월이면 간판업체들에게는 피크 시즌인데, 일시적으로 산업이 동결된 느낌”이라면서 “예년 이맘때에 비하면 움직임이 너무 없고, 기업들도 세월호 참사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여전히 사회적 분위기와 대중의 눈치를 살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이 축제나 행사 등을 홍보하기 위해 주로 활용하는 매체가 옥외광고인 만큼, 옥외광고 대행업계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지자체들의 축제나 행사가 거의 전면적으로 취소·연기되다시피 하면서 그에 따른 광고집행 도 일제히 중단됐다. 공연의 연기나 취소도 잇따라 그에 따른 영상광고 물량이 크게 줄었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국민적 애도 분위기를 감안해 축제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광고, 바다나 배가 등장하는 광고 등은 광고가 내려지거나, 소재가 새롭게 교체되기도 했다. 실제로 한 은행은 조타가 등장하는 광고시안을 곧바로 다른 광고안으로 수정했으며, 타이타닉을 패러디한 극장 비상 대피도 광고를 선보이고 있던 광고주는 해당 광고를 곧바로 중단했다. 업계의 관계자는 “대부분의 광고주들이 광고소재에서 혹여 국민들의 애도 분위기에 반하는 내용이 있지 않은지 다시 한번 살피고, 세월호 참사를 연상시키는 소재는 새롭게 교체하는 등 조심스럽게 광고 마케팅을 전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매체사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한달간 우리 회사만 해도 수천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는데, 옥외광고업계 전체로 보면 상당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여파는 6·4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2주 이상 실질적인 선거운동이 전면 중단된데다, 선거를 조용히 치르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후보들이 예전과 같은 화려한 선거운동을 자제하고 있어 모처럼만의 특수를 기대했던 광고물 제작업계의 시름이 깊다. ‘조용한 선거’ 여파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은 유세차량 제작업체들이다. 해당업체들은 트럭에 LED전광판, 음향시설 등을 추가해 개조한 유세차량을 후보자들에게 공급하는데, 이번 선거는 지난 2010년과 비교해 유세차량 대여 건수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적지 않은 수의 트럭을 확보하고 LED전광판, 음향시설 등의 시설 추가비로 선금을 치룬 업체들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당혹스러워하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유세차량 및 전광관 공급사의 한 대표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선거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유세차량의 주문이 지난 지방선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이번 선거의 경우 전국에서 8,000~9,000명의 후보가 나오는 지방선거이기 때문에 원래대로라면 엄청난 양의 선거 관련 홍보·광고물 수요가 나왔어야 했는데 예상치 못한 국가적 참사로 업계의 어려움이 크다”고 들려줬다. 그는 이어 “심한 경우 100대를 들여와 20대 밖에 공급하지 못한 업체도 있다고 들었다”면서 “풀컬러 전광판의 경우 업체들 대부분이 선거를 대비해 한참 전에 중국에서 현금을 주고 사오는데, 다 소진하지 못하면 심각한 자금난, 경영난을 겪는 업체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월호 여파의 장기화는 6월 브라질 월드컵 관련 광고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월드컵 개막이 가까워 오면서 기업들이 조심스럽게 월드컵 마케팅에 시동을 거는 분위기지만, 분위기는 예전만 못하다. 경기불황에 겹친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준비했던 월드컵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을 중단 혹은 잠정연기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대기업의 프로모션을 주로 맡아 온 제작업체의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로 기업들의 프로모션 광고 집행이 크게 줄었는데, 그 여파가 월드컵에도 영향을 끼쳐 준비중인 프로젝트들이 거의 보류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광고대행사의 관계자는 “해마다 대대적으로 전개했던 월드컵 프로모션을 이번에는 전개하지 않기로 결론이 났다”면서 “광고예산도 줄어든데다 세월호 영향으로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침체된 상황이어서 월드컵 프로모션의 효용성에 대해 내부적으로 회의적인 시각이 컸다”고 밝혔다. 옥외광고업계는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에는 적극 공감을 표하면서도 광고시장의 장기 공백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적으로 워낙 민감하고 중대한 사안이고 세월호 애도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지금으로서는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딱히 뾰족한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편, 세월호 참사 여파로 안전행정부 지역공동체과에서 추진하고 있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전면개정 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안전행정부는 세월호 사고의 최종 책임 부처의 하나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역행정실 지역발전정책과 산하의 지역공동체과는 안전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서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안행부의 모든 행정역량이 세월호 사고 수습에 집중되면서 당초 법개정 추진 일정이 연기되고 있다. 안행부의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현안이 안전 쪽으로 가 있어 원래는 6월 국회제출을 목표로 했는데, 아직 내부 검토작업도 마치지 못했다”면서 “조직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광고물법 개정은 예정대로 진행되어야 하는 만큼 조만간 내부검토 작업을 마무리하고 규제심사, 법제심사를 거쳐 8월경에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