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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2 11:24

끈질긴 보건복지부… 이번에는 치매예방 내세워 술광고 금지 추진

  • 이정은 | 297호 | 2014-08-12 | 조회수 4,409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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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보호 명분으로 추진하다가 지지부진하자 치매예방 추가
업계, “명백한 과잉규제에 유독 옥외광고만 전면금지” 강력 반발

보건복지부가 술이 치매의 주요 원인이라는 이유로 주류의 옥외광고 전면 금지안을 담은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옥외광고 업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24일 국무회의에서 ‘생활 속 치매 대응전략’을 보고하고 치매를 발생시키는 음주 등 위험요인을 선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치매가 어느날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과음이나 운동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누적돼 발생하는 것이라며 생활 속 위험요인을 정부 차원에서 집중 관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수단을 비롯한 옥외광고물에 주류를 광고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고,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는 TV와 라디오에서도 주류광고를 할 수 없게 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을 7월부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법개정 추진과 관련, “이번에 치매예방 대책의 하나로 광고규제안을 마련했다”면서 “앞서 청소년의 부적절한 주류광고 노출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로 추진해 온 옥외광고물의 주류광고 금지 연장선에서 재추진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복지부의 이번 주류광고 규제 추진 역시 광고업계와 주류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지금껏 음주에 의한 폐해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때마다, 주류광고는 논란의 도마 위에 수도 없이 올랐는데 이번에는 정부가 치매예방을 이유로 주류광고를 규제하겠다고 하자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관련업계는 특히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께 “기업의 자유로운 영업활동을 막고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과잉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청소년 유해, 치매예방 등을 이유로 주류광고를 하지 말라는 것은 마치 교통사고가 무서워 자동차를 타지 말라는 것과 같은 논리”라면서 “술이 그렇게 나쁘고 해악이 크다면 주류허가 자체를 취소하고 술 자체를 만들거나 팔아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성토했다.
무엇보다 관련업계는 주류광고 금지가 과음이나 치매의 예방과 상관관계가 있는지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광고주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 는 주류광고가 술 소비량과 관계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고(Crawford와 Gramm, 1985), 미국 보건성(DHHS) 역시 주류광고가 술 소비량과 관계가 있음을 찾지 못했다며 주류광고를 금지하거나 추가적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U.S DHHS. 1990).
이미 상당한 수준의 규제 여파로 영업상 큰 타격을 입어 온 옥외광고업계는 복지부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추진에 반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2012년 5월 발효된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개정안으로 이미 영화관과 지하철에서는 주류광고가 제한돼 있고, 서울시는 임의규제를 통해 같은해 9월부터 시내버스와 버스정류소에서 주류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옥외광고업계는 무엇보다 복지부의 이번 법개정 추진에 형평성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TV, 라디오 등 여타 매체에 대해서는 시간대별 등으로 제한된 범위 내에서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옥외광고에만 주류광고를 일절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매체간 형평성에 크게 어긋난다”면서 “사회적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옥외광고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데, 이는 옥외광고에 대한 역차별이자 과잉규제로 옥외광고산업 전체에 도미노처럼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이어 “특히 옥외광고물의 주류광고 금지는 옥외광고에 편성된 광고비용을 여타 광고매체로 전환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는 등 옥외광고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면서 “이미 업계는 주류광고 규제로 매년 수백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고, 향후 옥외광고 전체로 주류광고 금지가 확산될 경우에는 힘없고 영세한 옥외매체 대행업체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미 국민건강증진법에 주류광고의 세부적인 기준과 금지사항이 규정돼 있고 옥외광고물법에도 지나치거나 과도한 광고를 제한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각 광고물 허가권자나 시설관리청의 사전심의까지 거치기 때문에 옥외광고 매체 전체를 무조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매우 과도한 처사이자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면서 “하드웨어에 대한 무조건적인 금지에 앞서 콘텐츠에 대한 심의, 음주폐해를 줄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교육과 홍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류광고 규제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주류업계도 속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류업계는 사회적으로 주폭문제, 청소년 음주문제 등이 불거질 때마다 긁어부스럼을 만들까 전전긍긍해 왔다. 사안이 민감하다 보니 자칫 목소리를 냈다가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한다는 비난여론을 맞을 수 있어 제목소리를 내지 못해 왔던 것.
주류업계는 정부의 주류광고 규제 강화 움직임 속에 제한적으로 광고 마케팅 활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고 있는데, 이는 시장 위축과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매년 외국산 맥주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주류업체들의 마케팅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국산주류에 대한 역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복지부는 옥외광고물 주류광고 금지를 비롯한 주류광고 규제안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7월 중으로 입법예고한다는 계획이다.

이정은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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