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버스조합의 외부광고 탈거요구에 따라 8월 들어 서울 도심 곳곳에 광고가 붙어있지 않은 버스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버스 7천대 광고공백 사태’ 예고… 광고주 매체혐오·대량이탈 우려
사업자, 막대한 적자에 결국 서울버스 광고사업권 반납 서울시·버스조합, 사업자 선정 미룬채 광고철거에 주력 업계 “시민 혈세와 연동시킨 준공영제 탓… 백판사태는 막아야”
광고주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받으며 각광을 받아온 옥외광고시장의 간판매체인 서울시내 버스광고가 침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광고 사업자인 전홍이 막대한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사업권을 반납했음에도 광고공백 사태를 막기 위해 신속하게 새 사업자를 선정해야 할 매체주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버스조합) 및 감독자인 서울시가 그러한 절차는 뒷전인채 게첨돼 있는 광고 철거에만 주력함으로써 서울시내 7,000여대 버스의 광고면이 모두 백판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현 옥외광고 시장에서 서울의 버스광고는 광고주 선호도와 상징성 면에서 가장 인기있고 매체력도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 따라서 광고공백 사태가 오면 광고주들의 버스광고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이는 광고이탈 및 매체에 대한 혐오정서로 이어지며 이는 또한 옥외광고시장 전체에 도미노처럼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걱정과 우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때 옥외광고의 꽃으로 불리며 천정부지의 인기를 구가하다가 특별법 폐지에 따른 장기간 공백으로 광고주들로부터 외면사태를 불렀던 야립광고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닌가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서울시내 버스광고 사업자인 전홍은 지난 2012년 12월 입찰을 통해 66개 운수업체의 7,512대 물량에 대한 사업권을 확보하고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며 사업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결국 1년 6개월만인 지난 6월 2백억원에 가까운 어마어마한 손실을 보고는 결국 사업권을 반납하기에 이르렀다. 2011~2012년 한창 호황을 누렸던 버스광고 시장은 2013년 들면서 여러 가지 부침을 겪으며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장기간의 경기불황 여파에 다매체간 경쟁 격화 등이 겹치면서 하강곡선을 그리더니 갑작스런 서울시의 버스광고 규제강화 정책이 치명타로 작용하면서 버스광고 시장은 일거에 큰 타격을 입고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의료광고에 대한 심의 강화, 주류광고 전면금지에 이어 올해는 성형광고, 대부업 등에 대해서도 임의로 규제 조치를 취하면서 버스광고의 중심축을 이뤘던 광고주들이 버스광고 시장을 급속히 이탈했고 버스광고 업계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사업자는 물론이고 옥외광고 업계가 나서 서울시의 이같은 규제에 대해 법적 근거가 취약한 임의규제인데다, 꼬박꼬박 고가의 매체 사용료를 내는 광고사업자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면서 반발했지만 무위로 끝났다. 올해 들어서는 세월호 참사 여파까지 겹쳐 그 어려움이 이루 말할 수 없었고, 결국 사업자는 도저히 사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사업권 반납이라는 최후의 선택을 한 것. 업계에는 사업자가 사업기간 절반인 1년 6개월만에 이미 200억원 가까운 손실을 봤을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사업권 반납 직후부터 발생했다. 사업자인 전홍은 지난 6월 20일 버스조합에 대행계약을 해지하고 사업권을 반납하겠다며 공문을 보냈다. 그러자 버스조합은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사업자가 대안을 제시했으나 버스조합이 수용하지 않아 불발로 돌아갔다. 그러자 버스조합은 사업자에게 계약해지 확정을 통보하고, 7일 이내 철거 및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사업자는 버스조합의 이같은 소통없는 일방통행에 답답함을 호소하면서, 버스광고 강제 철거 요구에 따른 버스광고 공백사태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여러가지 어려움으로 비록 사업권을 손에서 놓게 됐지만 오랫동안 옥외광고사업을 해 온 입장으로서 이 시장에 대한 책임을 느낀다”면서 “조합이 새 사업자를 선정하기까지 공백으로 인한 손해를 최소화하고 위기에 처한 버스광고 시장의 유지와 기존 광고주의 권익보호 차원에서 서울시, 조합, 사업자 3자간의 TFT 구성을 제안했으나 서울시와 버스조합은 이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이 곧바로 계약해지와 광고 탈거명령을 내린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합은 계약서를 내세워 계약해지 이후 7일 이내 모든 광고물을 철거하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내놨는데, 그럴 경우 버스광고 백판사태와 매체력 하락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면서 “서울시와 버스조합 모두 사업자 선정을 위한 후속조치 마련을 아직까지 하고 있지 않아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간판매체인 버스광고의 공백이 업계 전체에 불러올 파장이다. 버스광고 공백에 따른 매체력 저하와 이미지 실추, 그로 인한 악영향이 도미노처럼 여타 옥외매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홍이 사업권 반납을 통보한지 50여일이 경과한 현재까지도 서울시와 버스조합은 신규 사업자 선정 등 후속조치를 마련하지 않고 있어 장기공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옥외광고 업계는 서울시와 버스조합이 버스광고사업의 공백 최소화를 위한 가장 시급한 조치인 사업자 선정 절차에 대해 아직까지 명확한 방침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신규사업자 선정 일정이 잡혔느냐고 물으니, 서울시는 계약 당사자가 버스조합이라면서 책임을 미루고, 반대로 버스조합은 서울시의 지침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서로간 핑퐁을 하고 있는데 이게 큰 문제다”라며 “관리감독 주체와 운영계약 주체가 다르다 보니 의사결정 과정이 길어지고 업계의 의견이나 고충이 반영되기도 어려워지는데 (버스)매체를 보호해야 할 매체주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하고 있으니 시장이 망가져가는 것을 보고 있는 우리는 속이 타들어간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나마 버스광고시장에 대한 이해가 있었던 운영부에서 이 업무를 담당했을 때는 나았는데, 지난 7월부로 광고사업 업무가 사업기획실로 이관되면서 도무지 소통이 안된다”면서 “일거에 광고를 탈거하면 시장이 망가지고 그렇게 되면 다음 사업자 선정에서도 손실이 발생하고 결국 서울시 재정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원칙대로, 계약대로 한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시장을 지키고 키워야할 의무가 자신들에게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같다”고 토로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 한 관계자는 “옥외광고의 꽃인 버스광고가 침몰하고 있는데 그것을 서울시와 조합은 쳐다만 보고 있다”면서 “서울시내 전체 버스의 광고면이 백판이 되는 그런 사태만은 어떤 경우에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서울시와 버스조합은 사업자간 계약해지를 둘러싼 핑퐁이 한달여 계속되는 동안 재빠르게 후속조치를 마련했어야 하는데, 여지껏 뒷짐만 지고 있다”면서 “버스광고 공백으로 인한 손실이 결국 서울시 재정부담으로 돌아가고 최종적으로 시민의 몫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데 이런 문제의식을 서울시나 조합 모두 하고 있지 않는 것같다. 이는 광고수입이 줄면 그 만큼 시에서 예산으로 메워주는 준공영제 탓으로서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기존 사업권자의 납입금을 기준으로 할 경우 광고사업 2개월 중단시 80억원에 이르는 서울시 재정수입이 사라질 것으로 추정되며 선정절차에 소요되는 기간까지 감안할 경우 그 금액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계약해지 이후 광고중단이 없도록 사업자와 협상을 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협상이 안되고 있는 것이지 완전 결렬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새 사업자 선정에 대해서는 “이번같은 일괄입찰과 그 전의 개별입찰, 권역별입찰, 지하철식입찰 등 입찰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고 전문가와 티에프 구성해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진일보한 계약을 하기 위해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버스조합 관계자는 “전홍이 제시한 대안이 우리가 요청한 현실적 대안으로 부합되지 않아 수용을 못했고 계약서에 1주일 이내 탈거하도록 돼있어 그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면서 새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을 못내렸다. 기존에 문제됐던 것을 최대한 보완해서 새 사업자가 불이익을 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갑작스러운 광고중단 사태로 광고주들도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가을 시즌은 전통적인 광고업계의 성수기로, 이번 가을 시즌에 맞춰 신제품을 런칭하고 그에 맞춰 버스광고 집행을 기획했던 광고주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져 대안매체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 따른 업계의 시름 또한 깊다. 버스에 배정된 예산이 여타 옥외매체에 집행되기보다는, 여타 이종매체로 전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버스광고가 완전히 침몰하기 전에 배를 끌어올릴 묘안을 하루라도 빨리 찾아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