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릴 수요가 갈 수록 줄고 있어 국내산 아크릴 유통물량이 감소하고 있다. 사진은 아크릴유통사가 보유하고 있는 신재아크릴과 재생아크릴 시트.
경기불황·세월호 여파 등으로 아크릴 수요 줄어
줄어든 파이 두고 여러 업체 과당경쟁… 중국산 제품까지 가세 아크릴 대체재도 늘어… 관련업계, 가을 성수기 맞아 일단 추이 관망
아크릴은 채널사인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친숙한 소재다. 일반 가정집 진열장을 장식하고 있는 상패, 대형 수족관, 휴대폰 케이스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실내사인, POP, 각종 매장 디스플레이 등 광고시장에서도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소재다. 아크릴은 접근성이 용이하고, 가공성이 우수해 어느 곳에나 적용이 가능한 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다. 때문에 아크릴의 수요는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는데, 최근 들어 아크릴의 수요가 줄고 있는 추세가 두드러진다. 이는 장기간 경기침체의 영향이 무엇보다 큰데, 기업들이 긴축재정을 펼치는데 따라 기업간판 교체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올 상반기에 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그 여파로 각종 행사와 축제 등이 줄줄이 취소되는 사태를 맞으면서 아크릴 수요가 올 상반기 크게 줄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국내 아크릴 제작업체와 유통업체들은 갈수록 아크릴 물량이 줄고 있어 깊은 시름에 빠졌다. 관련업체들은 당분간은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크릴 대형유통업체인 한들플라텍의 김동규 대표는 아크릴 수요 감소 현상은 아크릴 시장 파이가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전체적인 아크릴 시장 규모는 점점 줄고 있는 실정인데, 이미 많은 업체들이 아크릴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처럼 줄어든 파이를 많은 업체들이 나눠먹는데 따르는 과당경쟁 문제는 아크릴 제작, 유통 뿐 아니라 옥외광고시장 전반에 걸친 고질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올해는 정부가 새로운 국정 단계에 있었기 때문에 많은 광고업자들이 새로운 수요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세월호 참사 여파가 너무나도 컸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까지 악화된 게 아닌가싶다”며 “너무 가라앉은 상황이라 언제 다시 올라올 수 있을지 걱정인데, 이렇다 할 대책도 없어 심리적으로 더욱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 아크릴 제작업체의 관계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아크릴 수요량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또 경기가 이렇다 보니 신재아크릴 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재생아크릴을 더 많이 찾고 있는 실정”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그는 이어 “아크릴 원재료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유가 상승으로 인한 원자재가 인상이 판매가를 좌지우지 한다”며 “때문에 국내 제조사들은 대부분 가격을 인상하고 있어 수요가 더욱 줄어드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일부 아크릴 유통업체들은 중국 수직아크릴 캐스팅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한국시장으로 진출하면서 국내산 아크릴 유통 물량이 더욱 줄어든 것 아니냐는 추측도 하고 있다. 수입아크릴 유통업계의 관계자는 “중국의 수직아크릴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국내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규모도 크고, 한달에 500톤 이상 생산해 내는 곳이 20군데 이상이다”면서 “품질도 괜찮고, 무엇보다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유통해서 들어오더라도 완제품 가격이 싼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환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 수입유통사들은 이 틈을 틈타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 “또 중국 뿐 아니라 대만, 인도네시아 등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싼 국가에서 아크릴의 수입·유통이 활발히 진행되다 보니 국내산 제품의 시장입지가 더욱 좁아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한편으로는 아크릴 대신 다른 소재들로 가공물을 대체해가고 있는 업체들이 많이 늘어난 것도 시장수요의 감소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 유통사 관계자는 “아크릴이란 소재가 필수재라기 보다 대체 가능한 품목이기 때문에 가격 변동, 시장상황에 따라 소비자들이 탄력적으로 움직이게 된다”며 “앞으로 국내 아크릴 수요가 계속 줄 것으로 예상되는데 제조사, 유통사들은 지속적으로 더 큰 타격을 얻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시장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아크릴 수요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독일정밀화학그룹인 에보닉데구사코리아의 아크릴사업부서 신종원 부장은 “전세계적으로 아크릴 유통물량은 감소했는데,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도광판 수요의 감소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4~5년 전 만해도 LCD TV가 확산되면서 여기에 쓰였던 도광판이 옥외광고 시장으로 확장, 라이트패널이란 이름으로 광고시장에 새롭게 쓰이기 시작하면서 많은 업체들이 도광판 제작에 뛰어들었다”며 “그러나 곧 LED디스플레이 시장으로 변화하면서 도광판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게 됐고, 결국 도광판의 원재료인 아크릴 시트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실정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아크릴 수요는 갈수록 줄어가고 있는데, 제작사와 유통사는 뭔가 뾰족한 대책이 없어 더욱 난항을 겪고 있다. 관련업계는 올해 시장의 상황이 워낙 악화된 상황이어서 일단은 가을 성수기 시장이 어떻게 될지 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