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역별·업소별 특성 고려한 디자인 개발에 심혈… 공공디자인도 접목 ‘2013년 옥외광고물 평가’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 수상 ‘결실’
한국전력공사 남부지사 앞에 설치된 간판 폐자재로 만든 의자.
‘철물건재’란 간판을 떼고, 건물에 형형색색의 철구조물을 형상화해 눈길을 끈다.
서울 동작구에 가면 깔끔하면서도 특색있는 간판디자인을 많이 접할 수 있다. 2009년부터 간판개선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동작구(구청장 이창우)는 획일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각 건물과 업소의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간판디자인을 개발하고 접목하려는 부단한 노력을 통해 동작구의 거리풍경을 하나둘씩 바꿔가고 있다. 과거의 일반적인 ‘간판개선사업’하면 천편일률적인 디자인과 획일적인 사이즈, 거의 비슷한 소재 사용 등으로 골목상권의 활성화, 도시미관개선 등 지역사회에서 원하는 목표를 크게 달성하지 못한 측면이 컸었다. 동작구는 일반적인 간판개선사업의 부작용 내지 폐해를 일찌감치 간파하고 차별화된 간판개선사업을 추진하는데 주력해 왔다. 그 결과 성공적인 간판개선사업을 통해 도시미관 개선과 골목상권 활성화를 이끌어 낼 수 있었고, 나아가 간판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주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이같은 노력은 안전행정부가 올초 실시한 ‘2013년 옥외광고물 평가’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 수상이라는 크나큰 결실로 이어졌다. 동작구의 간판개선사업은 여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다. 최근 들어 수많은 타 지자체 관계자들이 간판개선사업지 견학을 위해 동작구를 찾아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동작구청 도시계획과 도시디자인팀의 유오식 팀장은 “간판개선사업은 단순히 간판을 바꿔다는 것이 아니라 도시미관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고 판단해 디자인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업소의 특성에 맞는 특색있고 예쁜 간판 디자인을 만들어내기 위해 점포주, 주민들과 수없이 의견을 조율했고 아울러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로부터 디자인 자문도 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특히 2012년 노량진 학원가의 간판개선사업과 지난해 사당로구간과 동작대로의 간판개선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마쳐져 각 지자체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간판제작업체들의 방문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명품거리로 변신한 노량진 학원가 구는 2012년 노량진 학원가를 지역테마를 살린 신개념 ‘학원·문화거리’로 탈바꿈시켰다. 총 사업비 18억 5,900만원을 들여 노량진 14가길, 16길 도심을 새롭게 디자인해 활력있는 젊음과 지역민의 생활이 살아 숨쉬는 거리를 조성했다. 특히 학원가와 고시원 등이 밀집돼 있는 곳에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 위해 창문에 밝은 색상과 활기찬 문구가 적힌 시트지를 붙여 그 일대의 주민과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학원가 바로 옆에 위치한 경찰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창문에 띠를 붙여 선물 모양을 형상화했다. 아울러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건물은 유리창을 갈고, 그 곳에 위쪽으로 상승하는 이미지를 담은 화살표를 부착하기도 했다. 유 팀장은 “간판개선사업을 통해 다소 어두웠던 분위기의 노량진 학원가가 활력이 넘치는 거리로 새롭게 탈바꿈했다”면서 “창문을 이용한 광고물을 통해 학생들에게는 희망을, 도시에는 활력이 넘쳐흐르게 됐다”고 말했다.
▲개성 넘치는 사당동 간판이 아름다운거리 지난해에 실시한 ‘사당동 간판이 아름다운거리’는 개성 넘치는 디자인이 간판에 적용돼 사당로 및 동작대로 일대가 완전히 새롭게 변화했다. 사업비 약 8억원을 들여 성공적으로 사업을 완료한 이 구간에서는 독특한 간판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사당동에 위치한 한국전력공사 앞쪽에는 간판 폐자재인 알루미늄 바(bar)를 이용해 의자 등 편의시설을 설치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유오식 팀장은 “간판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폐자재를 그냥 폐기하지 않고 주민들을 위한 조형물 등으로 재활용해 벤치 3개, 외벽 조형물 1개 등을 설치했다”면서 “간판개선사업을 통해 공공시설물도 아름답게 하면서 시민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범죄예방디자인 적용 ‘눈길’… 불법광고물 제거 노력도 동작구는 올해 불법 현수막 2만여개, 입간판 2,000여개 등 불법유동 광고물 제거에 적극적인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간판개선사업에 범죄예방디자인(CPTED) 적용을 검토해 깨끗하고 안전한 도시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유 팀장은 “간판개선사업을 통해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 범죄예방디자인 적용을 검토하게 됐다”면서 “CCTV를 돌출간판에 부착하거나 옥상간판 등에 설치하는 등 여러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작구는 올해까지 노량진 일대 명품거리 조성을 마무리하고, 이를 연계해 중앙대학교 주변에 대한 간판개선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인터뷰 “간판개선사업의 성공열쇠는 이해당사자간의 충분한 협의”
동작구청 도시계획과 도시디자인팀 유오식 팀장.
“안행부, 지자체, 지역주민, 전문가들이 함께할 때 간판개선사업은 비로소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간판개선사업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관련 부처나 혹은 점주 및 지역주민 등 이해관계자들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만 의견이 치우쳐지면 제대로 된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각자 맡은 역할과 권한이 있고, 잘 어우러져 융합할 수 있어야 성공적으로 사업을 완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전행정부는 제도적인 부분을 개선해 수월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고, 광역지자체는 중간다리 역할을 해 기초지자체가 역할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간판개선사업을 주관하는 지자체는 일선에서 직접 지역주민 및 점주들과 토론하고 협의해 개선사업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저도 가끔씩 안행부, 서울시 및 구 관계자, 전문가들이 모이는 비공식 모임에 참여하는데,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각자의 위치에서 불편한 사항이라든지 개선해야 할 점 등을 서로 편하게 얘기하고 해결책을 함께 고민한다. 이같은 노력이 더해지면 앞으로 더 나은 간판개선사업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