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간판정비사업 입찰에서 당선작으로 선정된 간판디자인 작품. 4층과 5층에 설치된 간판, 1층과 2층에 설치된 외부투광 조명등, 1, 2, 3층에 설치된 판류형 간판 등이 모두 법령에 위반되거나 입찰 제안서 작성지침을 위반하는 등 문제점 투성이여서 파문이 일고 있다.
판류형 도배에 투광기까지… 법령 및 입찰 평가기준 위반 수두룩 예산 지원한 옥외광고센터의 “실격 사유” 지적 묵살하고 계약 강행
국민의 혈세로 추진되는 공공기관의 간판정비사업 입찰에서 부정행위가 끊이지 않아 물의가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울산 동구가 시행한 입찰에서 설치가 불가능한 불법 간판을 제안한 업체가 1등을 차지, 간판정비 사업권을 차지하는 해괴망칙한 일이 발생했다. 더구나 우선협상 대상업체 선정 직후 선정업체 작품의 실정법 및 입찰평가기준 위배 사실이 드러나 공식 자문기관인 옥외광고센터가 불법 사실을 지적했는가 하면 후순위 업체가 이의신청을 했지만 실무자선에서 모두 묵살 및 기각을 하고 계약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어 큰 파문이 예상된다. 울산 동구는 관내 대학길을 대상으로 간판정비사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지난 8월 6일 입찰을 공고했다. 관내 대학길 400m 구간의 47개 건물 122개 업소의 간판 380개 간판을 교체 설치하는 물량으로 사업예산은 한국옥외광고센터의 정비사업 지원금을 포함해 모두 5억9,700만원. 공고에서 밝힌 사업자 선정 방식은 지방자치단체 계약 관련법규에 근거한 협상에 의한 계약. 샘플로 선정된 2개 건물에 설치할 간판의 디자인제안서 공모를 통해 우선협상대상 업체를 선정한 후 협상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동구는 입찰공고때 제안요청서를 함께 공고하고 이에 대한 현장설명회를 거쳐 9를 4일 제안서를 접수했다. 제안서는 7개 업체가 접수했다. 동구는 9월 17일 평가단 평가를 실시하고 이튿날 가격점수 등을 합쳐 우선협상대상 1순위 업체로 대구의 Y사를, 2순위 업체로 울산광고물협동조합 컨소시엄을 선정 통보했다. 그런데 1순위 업체로 선정된 Y사의 제안 작품이 불법 투성이인 사실이 곧 드러났다. 동구 간판정비사업 업무를 담당한 도시디자인과 담당 주무관이 옥외광고센터 자문위원에게 Y사 작품 사진을 보내 자문을 요청한데 대해 자문위원이 관계법령 및 입찰 평가기준을 다수 위반한 불법 간판인 점을 지적하고 입찰공고시 명시한 실격사유에 해당되므로 실격처리해야 한다는 자문을 제시했다. Y사의 작품은 우선 3층 이하에만 간판을 설치하게 돼있음에도 4층과 5층에 간판을 설치하고 있고 1층은 물론이고 2층에까지 외부 투광기를 설치해 야간조명을 하는 등 옥외광고물 관계 법령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 또한 제안요청서에 입체형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음에도 1층과 2층 벽면을 규격제한을 어기면서까지 판류형 간판으로 도배를 하는 등 제안서 작성 지침 및 평가 기준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순위 업체인 울산광고물조합은 이같은 사실들을 근거로 동구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옥외광고센터 자문위원에게 자문을 요청하고 전달받은 동구 관계자는 계약이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계약의 신의성실 차원에서 실격처리가 불가하다”며 자문의견을 묵살했고 울산광고물조합의 이의신청도 “제안서 평가기준에 따라 평가위원들이 공정하게 평가했다”며 기각했다. SP투데이가 확인한 결과 제안서 평가에서 Y사 작품은 총점 60점 중 48.20점으로 나머지 6개 업체의 평균 40.33점보다 10점 가까이 높았다. 평가에는 동구가 위촉한 평가위원 7명이 참가했으며 동구 관계자는 평가위원 명단을 알려달라는 본지의 취재 요청을 거부했다. 동구는 울산광고물조합의 이의신청을 기각한다는 답변서를 보내면서 수령후 15일 이내에 안전행정부 계약분쟁조정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다고 안내했지만 재심신청 기한이 도래하기 8일 전인 10월 15일 Y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울산광고물조합 관계자는 “그동안의 입찰진행 과정에 의문이 많았는데 결국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결과로 나타났다. 계약분쟁조정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려 했지만 이미 계약을 해버려 소용이 없게 됐다”면서 “간판정비사업의 근본 취지를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빼앗긴 권리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8면,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