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38대에 이르는 서울 시내버스 외부광고 사업권이 CJ그룹의 계열사인 JS커뮤니케이션즈(재산커뮤니케이션즈, 이하 JS컴)에 돌아갔다. 서울시내버스 외부광고 사업권 입찰은 3차례에 걸쳐 유찰되는 사태를 맞으며 표류해 온 가운데 최근 4차 입찰에서 비로소 새주인을 찾게 됐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11월 5일 조합 홈페이지를 통해 최고가 입찰방식으로 4차 입찰공고를 내고 사업자 선정작업에 착수했다. 물량은 이전 입찰 때보다 2대가 감소한 65개사 버스 7,438대이며, 사업기간은 계약체결일로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다. 조합 측은 3차 입찰 때 응찰했던 4개사로부터 입찰조건 조정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해 예가를 하향조정하고, 예비 영업기간 등을 고려해 매체사용료 납부 면제기간도 늘렸다. 앞서 1~3차례 입찰에서 1주일 이내였던 계약체결 기한을 1개월 이내로 연장한 것도 특정업체와 연관된 소문을 낳으며 이목을 끌었던 입찰조건 변경내용이었다. 11월 14일 오후 4시까지 응찰을 마감하고 같은달 17일 오전 개찰을 한 결과, 사업권은 총액 926억 9,770만원을 써낸 JS컴이 차지했다. 버스 한 대당 월 사용료는 36만 2,000원선으로, 이는 2012년말 치러졌던 버스광고 입찰 때 나온 51만 2,000원보다 15만원(30%)이나 내려간 금액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4차 입찰에는 낙찰사인 JS컴을 비롯해 스타애드컴, 인풍 등 3개사가 응찰했다. JS컴은 앞서 1~3차 입찰에 적극적으로 응찰해 강한 매체확보 의지를 내비쳐 왔는데 재벌그룹 계열사의 버스광고 사업권 확보가 막상 현실화되자, 업계는 당혹스럽고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이미 언론사와 대기업의 잇따른 옥외광고시장 진출로 많은 사업기회와 시장을 잃어 어려움을 겪어온 기존의 중소 옥외광고 매체사들은 거대한 자본력과 조직력, 마케팅력을 갖고 있는 재벌그룹 CJ가 공영매체 사업에까지 진출했다는 점을 크나큰 생존권의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을 중요한 정책기조로 삼고, 대기업의 골목상권 잠식에 대한 비판과 대책 마련이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 시내버스 광고사업권이 재벌그룹에 넘어갔다는 점에서 심한 박탈감과 무력감에 빠져드는 분위기다. 한 업계의 관계자는 “CJ그룹은 연 매출이 30조에 육박하는 거대 재벌그룹이고 산하의 JS컴은 CGV 광고사업을 통해 연 9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알짜회사인데, 이런 거대재벌이 1,2위 업체의 매출액이 500억원에도 못 미치는 영세한 옥외광고 시장에 진출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자조했다. 실제로 JS컴의 버스광고시장 진출 움직임에 생존권의 위협을 느낀 매체사들은 옥외광고매체·대행 사업자들의 법정단체인 한국옥외광고미디어협회를 통해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고, 협회는 이에 업계의 중지를 모아 4차 입찰을 앞두고 CJ그룹 회장 앞으로 계열회사인 JS컴의 서울버스광고 사업권 입찰참여를 보류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협회는 공문을 통해 “CJ그룹은 한해 매출액이 30조원에 육박하는 국내의 대표적 재벌그룹의 하나로, 막강한 조직력과 자본력, 영업력을 동원해 옥외광고업종에서 경쟁을 펼칠 경우 영세하기 이를데 없는 옥외광고 업종의 사업체는 단 하나도 버텨낼 수 없을 것”이라면서 “옥외광고 업종은 재벌그룹들의 사업공간이 되기에는 규모가 영세할뿐더러 사업환경이 너무나도 열악하다. 국내 1위 옥외광고업체조차 연간 매출액이 500억에 미달하며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기업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며, 그 마저도 매체사용료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나머지 금액도 대행사 대행수수료, 광고물 제작관리비, 인건비 등을 제하면 실제 부가가치가 거의 없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이어 “CJ그룹은 자체 보유매체인 CGV극장 광고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당 협회 일반회원사들의 영업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영업이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공영매체의 최고가 입찰에 뛰어들어 업종 고유 사업자들의 몫을 빼앗아가고 사업자들이 생존권을 위협당하는 극한적인 상황에 처한다면 사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협회 측은 어려운 광고시장의 환경 속에서 열심히 영업활동을 해 생활을 영위해 가고 있는 이들과 가족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대기업과 영세기업이 공존하는 건강한 사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차원에서 CJ그룹 산하 JS컴이 서울시내버스 광고사업권 입찰에 참여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같은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버스조합이 4차 입찰에서 계약체결 기한을 기존 1주일에서 1개월로 연장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한 관계자는 “사업공백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어 하루라도 빨리 사업 재개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낙찰후 계약체결 기한을 일주일에서 갑자기 한달로 연장한 것은 상식선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면서 “낙찰을 염두에 두고 JS컴을 배려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정은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