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세월호 참사로 그 어느해보다 어려웠던 한해 전향적 법개정-IT기술의 접목 등 기회도 공존
유난히도 사건사고가 많았던 2014년이 어느덧 12월의 끝자락을 달리고 있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를 시작으로 세월호 침몰사고, 고양 종합터미널 화재사고, 판교 공연장 환풍구 붕괴사고 등 안타깝고 가슴 아픈 사건, 사고가 잇따르면서 정치·경제·사회에 강한 파급력을 발휘했다. 이로 인해 침체된 분위기는 산업 전반에 영향을 크게 미쳤고 현재까지도 이렇다 할 반등 없이 저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사회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는 광고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어려운 터널을 통과한 옥외광고업계는 올 한해 청마의 기운을 받아 힘차게 도약하길 기대했으나, 이같은 사회경제적 분위기로 인해 오히려 더욱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 장기간의 경기불황에 더해진 세월호 참사 여파 등으로 광고집행 물량과 광고물 제작수요가 크게 줄어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했고, 업계 내부적으로는 제살깎기식 출혈경쟁으로 피멍이 들었다. 규모와 자본력이 있는 업체에 일이 몰리고, 영세한 업체들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업체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어려움은 옥외매체 대행, 실사출력(디지털프린팅), LED·조명, 소자재·제작 분야 등 옥외광고 전 산업분야에 걸쳐 공통적으로 해당된다. 그러나 옥외광고업계는 위기의 한편으로 새로운 기회, 도전의 시기를 맞고 있다. 규제와 단속 일변도였던 옥외광고물법이 규제완화와 산업진흥이라는 측면에서 대대적으로 개편되는 전환점을 맞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광고물의 법적근거 마련,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거리 입간판의 허용, 교통매체의 후면광고 허용 등 전향적인 방향으로의 법 개정은 옥외광고시장을 둘러싼 환경에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으로 옥외광고와 최첨단 IT기술의 융합은 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흐름과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영화 속 상상이 현실이 되고 있으며, 다양한 디지털 매체들이 전통 옥외매체의 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옥외광고업계는 지금 위기와 기회, 그리고 새로운 도전에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업계는 미래를 대비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할 때다. 본지는 창간 12주년을 맞아 옥외광고업계의 현재를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지면을 마련했다. 위기는 기회다. 식상한 말이지만, 지금의 옥외광고업계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말이다.
[옥외매체·대행 분야] 산업환경 변화에 발맞춘 업계 공동의 노력과 혁신 절실
올해 옥외매체 대행시장의 가장 큰 이슈가 된 매체는 서울시내버스로, 기존 사업자가 큰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사업권을 반납한 후 사상 초유의 광고공백 사태가 이어졌다. 새 사업자 선정과정에서는 불공정 입찰 의혹과 CJ그룹의 규제회피용 입찰 참여 여부 문제가 불거지며 연말 옥외광고 업계의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버스쉘터광고 시장은 서울시내 가로변 쉘터 및 공항버스쉘터 광고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양적 팽창과 더불어 질적으로도 성장하고 있다. 이른바 ‘스페셜 빌트(Special Built)’로 명명된 이색적인 형태와 크리에이티브의 광고들이 속속 버스쉘터에 등장하고 있어 시선을 모은다.
올해는 최신 뉴미디어로 무장한 제2롯데월드가 문을 열고, 국내 에어리어 마케팅 1번지의 명성을 지켜온 코엑스몰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재개관하는 등 엔터테인먼트몰의 지형도가 새롭게 쓰여졌다. 이밖에도 DDP, 센트럴시티, 타임스퀘어, IFC몰 등 다양한 몰(Mall)이 새로운 광고 마케팅 공간으로서 각개약진하고 있다.
옥외광고 매체대행 업계의 2014년은 혹독하기 그지 없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하다는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경기불황의 여파를 받아 2013년부터 시작된 옥외광고시장의 둔화세는 2014년으로 그대로 이어졌고 4월에 터진 세월호 참사는 올 한해 옥외광고시장에 깊은 불황의 그늘을 드리웠다. 그동안 부침 없이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왔던 인기매체들조차 영업부진으로 고전했는데 옥외광고시장의 대표 인기매체였던 서울버스외부광고 사업권의 반납사태는 이같은 어려움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기존 사업자가 적자를 버티지 못하고 사업권을 반납한 후 새 사업자를 선정하기까지 사업은 5개월여의 공백이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을 맞으며 업계의 손실을 키웠다. 11월 JS커뮤니케이션즈가 새롭게 사업권을 낙찰받았으나, 사업자 선정 과정의 공정성 여부 문제가 CJ그룹의 규제회피용 입찰 참여 여부 문제와 맞물려 연말 옥외광고 업계 최대의 이슈가 되고 있다.
지하철광고 시장은 신규노선의 확대 및 디지털 사이니지를 중심으로 한 신규매체 추가 설치 등으로 시장의 볼륨이 확대된 측면은 있으나, 전체적인 판매실적은 매우 부진하다. 전통적으로 옥외매체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지하철광고 시장의 침체에는 경기불황의 여파도 여파지만, 미디어렙 판매방식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점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기 지하철(지하철 5~8호선)에 이어 서울메트로 역시 올해부터 1~3호선 전동차·역구내 매체에 대해 복수의 광고판매대리점에 의한 판매대행 수수료제를 도입했는데, 이 제도가 오히려 시장 활성화의 발목을 잡는 상황을 맞았다. 다수의 판매대리점들이 같은 매체를 가지고 제살깎는 경쟁을 하는 상황에 맞딱뜨렸으며, 현실에 맞지 않는 턱없이 낮은 수수료를 적용해 영업을 하면 할수록 사업자가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되면서 오히려 영업동기와 의욕을 꺾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1기 지하철의 경우 6개 판매대리점이 월 판매목표액 35억 4,000만원을 달성한다 해도 이전의 직영판매제에 비해 수십억원이 결손이 발생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매체주(발주처), 사업자 모두에게 불리하고 시장 활성화를 저해하는 미디어렙 방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올해 버스쉘터광고 시장은 가로변쉘터, 공항리무진버스쉘터 등 신규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볼륨이 크게 확대된 한해였다. KT-광인 컨소시엄이 주관하는 가로변쉘터사업은 오랜 준비기간 끝에 올 여름 비로소 2,000여대의 설치공사가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영업의 닻을 올려 꾸준히 광고주를 늘려가고 있다. 기존 가로변쉘터에 비해 광고면이 5배 늘어났으며 서울 전역을 커버하는 24시간 상시노출 매체라는 경쟁력을 갖는다. 공항리무진버스쉘터는 창강온앤오프가 주관하는 사업으로, 명품 및 고급브랜드를 포함한 다수의 광고주 영입에 성공하면서 신규매체임에도 성공적인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옥외광고 분야에서 올해 약진한 분야라면 단연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꼽을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대표하는 극장광고 시장은 2013년 사상 최고치인 1,600억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한데 이어, 올해도 성장세를 이은 것으로 예상된다. 잇따른 엔터테인먼트몰의 등장은 광고시장에 새로운 지형도를 쓰고 있다. 제2롯데월드가 진통 끝에 10월 중순 문을 열었고, 국내 ‘에어리어 마케팅 1번지’ 코엑스몰도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거쳐 12월 새롭게 문을 열었다. 롯데월드몰은 미디어 샹들리에, UHD 스탠딩 패널 등 세계 최초의 수식어를 단 뉴미디어 포트폴리오를 선보여 이목을 끌었으며, 코엑스몰은 ‘채널 코엑스’를 필두로 광고미디어사업 연구용역을 추진하는 등 마케팅 핫플레이스로서의 명성을 지키고자 부심하는 모습이다. 이밖에도 상반기 문을 연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센트럴시티를 비롯해 타임스퀘어, IFC몰 등 다양한 몰(Mall)이 새로운 광고 마케팅 공간으로서 각개약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옥외광고시장이 크게 어려워진 원인의 하나로 후진적인 입찰구조를 지목한다. 국내 옥외광고 시장의 입찰 시스템은 단기 사업기간, 최고가 입찰에 의한 사업자 선정 방식으로 그에 따른 후유증과 부작용의 순환고리를 반복해 왔다. ‘고가낙찰→매체사용료 상승→광고비 상승→광고주 이탈→매체 경쟁력 저하→사업권 반납 및 유찰’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면서 업계의 자생력은 크게 악화됐다. 옥외광고 대행업계는 발주처(매체주)들이 시장의 현실을 직시하고 사업자들과 상생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줘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업계 스스로도 옥외광고의 잠재력을 현실화하려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합리적인 매체 사용료 책정, 매체사의 경영 안정화 기반 조성을 위한 사업기간의 장기화, 유연하고 발빠른 인·허가 조치 등 매체주들의 지원과 관심이 뒷따라야 시장회생의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사업자들 또한 매체확보에 급급해 일단 쓰고 보자는 식의 고가투찰을 지양하고, 발주처의 전횡과 외부 거대자본의 무분별한 공세로부터 시장을 지키기 위한 공동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국옥외광고미디어협회는 옥외광고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최근 불거진 서울시내버스 입찰의 공정성 논란 및 CJ그룹의 규제회피용 입찰 참여 논란과 관련, 업권보호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다매체 시대 속 미디어간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인 만큼, 옥외광고의 성장 잠재력을 현실화하려는 업계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 글로벌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2014년 세계 매체 보고서’에 따르면, 옥외광고 부문은 2013년 5% 이상의 성장을 보인 4개 광고매체 중의 하나이자, 향후 5년간 크게 성장할 분야로 꼽혔다. 옥외광고는 그 잠재성과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는 분야지만, 국내에서는 이같은 경쟁력이 잘 발현되지 못하고 있다. 옥외광고의 성장 잠재력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 바로 업계의 몫이다. 옥외광고 집행의 접근성 향상, 모바일 및 소셜 미디어 등 타 매체와의 상호연계성 고려, 광고기획 및 효과측정에 대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시스템 구축, 디지털 사이니지 기술 및 광고과금 등의 표준화 모색 등 다각적인 노력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옥외광고의 가능성에 날개가 달릴 수 있을 것이다.
규제완화, 산업진흥으로의 법개정 추진은 옥외광고 산업에 일대변화를 예고하고 있으며, 업계에 새로운 기회와 도전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금까지의 옥외광고물법은 단속과 관리, 규제의 측면에서만 다뤄져 국내의 옥외광고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많은 제약과 한계에 갇혀 있었다. 시장 성장의 걸림돌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이 바로 이 ‘법 규제’이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규제완화’와 ‘산업진흥’이라는 법 목적이 추가되면서 대대적인 환경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것. 디지털 광고물의 법적근거 마련,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등을 골자로 한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내년 초 법개정을 앞두고 있으며, 지난 12월 초에는 거리 입간판을 허용하고 자동차의 뒷면에도 광고물을 표시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의 전향적인 스탠스 변화와 대대적인 법 개정에 발맞춰 시장을 활성화하고 발전시키려는 업계의 노력과 혁신이 무엇보다 요구된다.
롯데월드몰의 상징매체인 ‘미디어 샹들리에’.
‘팔리는 디지털 매체들이 등장하고 있다!’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을 했으나, 그에 반해 질적성장이나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돼 왔다. 첨단IT기술의 발전은 옥외광고산업에도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고,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사이니지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광고시장에서는 효과성에 대한 검증 부족 등의 이유로 판매 활성화가 더디게 진행돼 온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소위 ‘잘 팔리는 디지털 매체’들이 하나둘씩 등장하며 옥외광고시장에 하나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하기 시작해 주목된다. 강남역 게이트비전, 강남역 플랫폼 환승통로 기둥광고, 지하철 플랫폼 디지털비전, 삼성역 디지털 미디어터널 등이 최근 등장해 광고주의 각광을 받고 있는 대표매체에 해당된다. 이들 신규 디지털 매체들에서 읽혀지는 하나의 흐름은 ‘목’과 ‘규모감’이라는 옥외광고 성공의 공식이 바로 디지털 매체에도 적용된다는 점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된 기존 와이드컬러, 라이트박스를 대체하는 매체로서 기능하고 있는데, 한 개의 단일 광고주를 유치할 때보다 여러 개의 구좌를 운영하는데 따라 수익구조의 개선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최근 롯데월드몰의 상징매체로 선보인 ‘미디어 샹들리에’도 팔리는 매체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매체는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플로팅(Floating) 타입의 자유로운 움직임이 가능한 커브드(Curved) 양면 LED전광판으로, 규모감과 화제성과 아울러 광고주 접근이 쉽도록 TV광고 소재를 그대로 틀 수 있는 16:9 비율로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