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 이정은 | 307호 | 2015-01-02 | 조회수 3,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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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도덕적 해이… 준공영제 재검토해야” - 조합은 취재질의에 “…”
예비차 제외 방식 변경계약 했다면 확정 수입금 227억원 더 늘어 위약금 면제 방식 경우는 최대 280억에서 최소 166억원까지 늘어
서울 버스조합이 기존 사업자로부터 사업권을 회수, 새 입찰에 부침으로써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이 이같은 선택을 한 것은 손실금 전액이 서울시 재정에서 충당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서울 시내버스 입찰 사태의 새로운 의혹 요인으로 등장했다. 본지의 취재 결과 옥외광고 업계의 이같은 주장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기존 사업자 전홍은 지난 6월 12일 조합에 계약조건 변경을 요청하고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변경 요청이 수용되면 일체의 이의제기나 소송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덧붙였고 조건 변경의 절박성을 입증하기 위해 지난 18개월 동안의 영업실적 자료도 첨부했다. 계약서 제9조 제1항은 “갑 또는 을이 계약기간중 계약조건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30일 전에 서면에 의한 의사표시가 있어야 하며 별도의 문서에 의한 쌍방 합의에 의하여 계약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하지만 조합은 수용이 불가하다고 통보했고 전홍은 20일로 예정된 3개월분 매체사용료 선불금을 내지 않았다. 계약서에는 단 하루라도 연체를 하면 조합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돼있다. 그런데 조합은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23일 16% 연체이자를 포함한 사용료 납부를 촉구하면서 계약 해지를 예고했다. 전홍은 7월 3일 두 가지 대안을 제시하면서 계약조건 변경을 요청했다. 첫 번째 대안은 사실상 광고 게첨이 불가능한 예비차와 심야버스를 사용료 납부 대상에서 제외시켜 달라는 것. 이 경우 전홍은 계약대수 7,485대 중 575대를 제외한 6,910대에 대해 2015년 12월 31일까지 매월 대당 51만 2,140원을 납부해야 한다. 조합의 수입금은 637억원(6,910대×512,140원×18개월). 두 번째 대안은 매체사가 2014년 12월 31일 이후 2개월 이전에 계약의 해지를 사전 통보하면 위약금 없이 계약을 정상 종료시켜 달라는 것. 이 경우 전홍이 2015년 1월 1일에 계약의 해지를 통보한다 하더라도 올 7월부터 내년 2월 말까지는 원 계약조건을 지켜서 계약대수 7,485대에 대해 대당 51만 2,140원을 납부해야 한다. 최소 306억 6,700만원(7,485대×512,140원×8개월)이다. 여기에 사전통보 기간 동안 입찰을 준비해 새 사업자를 선정하면 원계약 종료 예정일까지 공백기간 없이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 JS컴 낙찰가를 적용할 경우 269억 3,280만원(7,440대×362,000원×10개월)이 돼 조합은 합계금액 576억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그런데 조합은 전홍의 대안을 거부하고 사업권을 회수, 새 입찰에 부쳐 JS컴을 새 사업자로 선정했다. 그리하여 얻게 된 수입금은 전홍의 계약이행보증금 귀속분 126억 9,600만원과 JS컴의 매체사용료 283억원(7,440대×362,000원×10.5개월)을 합해 모두 409억 9,300만원. 전홍의 첫 번째 대안보다 227억원이나 적고 두 번째 대안의 최소금액과 비교해도 169억원이나 차이가 난다. 문제는 이 차이가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는 것. 전홍은 대안 제시가 거부되고 계약이 해지되자 지난 10월 법원에 100억원의 손해배상 및 계약이행보증금 126억9,600만원에 대한 조합의 보험금지급 청구권이 없음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당초 입찰설명서에 없던 주류광고를 금지한 것과 광고면 확대를 지연한 것, 계약 후 다른 광고매체를 신설한 것 등 원고의 귀책사유에 의한 계약의 해지를 이유로 한 소송이다. 이 소송에서 전홍이 승소를 할 경우 법원의 판결금액 만큼 조합의 손실금이 커진다. 법원이 원고의 청구를 그대로 인정한다면 조합의 손실은 대안 제시에 따른 차액과 판결금액을 합쳐 최대 450억원대로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손실금이 모두 서울시 재정에서 메워진다는 점, 즉 서울시의 시내버스 준공영제도로 귀결된다. 조합이 광고사업을 잘해서 수입금이 커지면 서울시 지원금이 줄고, 사업을 잘 못해서 조합 수입금이 줄면 시 지원금이 커지는 이율배반적인 구조상의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조합의 입장에서는 손실이야 나든 말든 결국은 손해날 일이 없으니까 그렇게 한다 쳐도 감독권한을 갖고 있고 시민의 혈세를 쏟아부어야 하는 서울시 입장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어야 하는 책임이 크다”면서 “서울시는 이 참에 책임 문제를 확실하게 규명하고 준공영제도와 광고사업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을 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