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코엑스몰 일대 등 유동 활발한 곳에 다양한 형태의 DS ‘속속’ ‘목’과 ‘규모’의 공식, 디지털 매체에도 그대로 적용
하드웨어의 진보-다양한 매체형태의 등장-광고주의 인식변화 맞물려 짧은 사업기간-너무 빠른 테크놀러지의 진보로 ROI는 여전히 ‘숙제’
라이트박스, 와이드컬러와 같은 전통적인 고정매체가 여전히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국내 옥외광고시장에 이제야 제대로된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어 주목된다. ‘디지털’이라는 말은 이제 우리 생활에 있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언어이자 일상이 돼버렸지만, 옥외광고시장에서만은 유독 ‘디지털’이라는 화두가 멀게만 느껴졌던 게 사실. 광고주의 시선을 확 끌만한 매체력을 가진 디지털 매체도 많지 않았을뿐더러 매체의 효과성에 대한 미검증, 광고주의 인식 부족 및 광고소재 제작비 부담 등 여러 요인으로 옥외광고시장에서 디지털 매체는 지금껏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팔리는’ 디지털 매체들이 속속 등장하며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전홍이 엔미디어와 함께 지하철 1·2호선 공간활용 프로모션 사업의 일환으로 전개하는 삼성역 ‘디지털 미디어터널’, 강남·홍대입구·신촌역의 계단 벽면에 설치된 ‘디지털 포스터’를 비롯해 인풍이 지하철 플랫폼스크린도어에 설치·운영하고 있는 84인치 UHD 매체 ‘PDV(Platform Digital Vision)’, 그리고 강남역 10·11번 출구에 운영되고 있는 ‘게이트비전’, 코엑스몰에 올 초 등장한 ‘채널 코엑스’, 가장 최근 강남역과 신분당선의 환승통로에 등장한 총 44m 길이 대형 미디어월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디지털 매체 전성시대가 물꼬를 트는 분위기다. 이들 디지털 매체들의 특징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목’과 ‘규모’다. ‘목’과 ‘규모’는 옥외광고 성공의 가장 기본적인 공식인데, 이같은 공식이 디지털 매체의 개발과 운용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들 매체는 압도적인 크기와 화질, 또는 동기화된 화면을 통한 임팩트 구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매체의 ‘규모감’을 실현한 것이 특징으로, 좋은 목에 위치한 동적 매체라는 메리트로 광고주와 소비자 모두의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 업계에 따르면, 옥외광고시장의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몇몇 디지털 매체들은 매우 높은 게첨률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역 ‘미디어터널’의 경우, 삼성역에서 코엑스몰로 이어지는 통로 양벽면에 천장부터 바닥까지 덮는 형태로 28m에 걸쳐 연결돼 임팩트있는 영상 표출이 가능하다. 좋은 목에 규모감있게 설치된 이 매체의 게첨률은 70%에 달한다. 인풍이 지난해 상반기부터 지하철 1~4호선 주요역사에 설치·운영해 오고 있는 플랫폼스크린도어 디지털 매체 ‘PDV’ 역시 매체 런칭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광고주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매체로 꼽힌다. 국내 최초로 84인치 UH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초고화질의 디지털 매체로서 상업지구 및 환승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설치돼 매체력을 한층 높였다. 이 디지털 매체 역시 70% 전후의 게첨률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젊은이들의 거리로 이어지는 강남·홍대입구·신촌역에 설치된 ‘디지털 포스터’는 틈새를 잘 공략한 디지털 매체로 평가된다. 기존의 아날로그 포스터를 80×110cm 크기의 디지털 포스터로 전환한 것으로, 스틸 컷 혹은 동영상 형태의 여러 광고가 동기화돼 롤링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무엇보다 계단 벽면을 따라 쭉 이어진 형태에 광고영상이 동기화돼 움직인다는 점에서 주목도와 노출도가 탁월한데, 스폿 대비 광고비가 비교적 가볍다는 메리트로 다양한 분야의 광고주를 두루 아우르며 선전하고 있다. ‘목’과 ‘규모’로 무장한 이들 디지털 매체들의 등장은 광고주들의 팔짱을 점점 풀게 했고, 유사매체의 등장은 디지털 매체에 대한 광고주의 접근성을 높이는 시너지를 가져왔다. 이른바, ‘원 소스, 멀티 유즈’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 또한 예전에는 광고소재 제작의 번거로움과 비용 부담을 이유로 디지털 매체를 꺼렸던 광고주들이 오히려 이들 매체를 위한 별도의 영상소재를 제작하는 사례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강남역~신분당선에 대형 미디어월을 선보이며 디지털 매체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무브컴의 이승준 대표는 “UHD도 나오고 컬러감도 좋아지는 등 예전보다 하드웨어적인 경쟁력이 한층 좋아졌고 디지털 매체의 형태도 멀티비전, 미디어월, 포스터 등 다양한 형태로 선보이면서 클라이언트들의 시각도 변하기 시작했다”면서 “이와 같은 임팩트있는 디지털 매체를 일종의 브랜드 콘텐츠로 생각하고, 매체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크리에이티브에 대해 고민을 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엔미디어의 김승완 전무이사는 “디지털 매체의 집행에 있어 광고소재에 대해 고민을 하는 광고주들이 많은데, 기존에 갖고 있는 영상소재를 그대로 활용할 수도 있고 유사한 매체들이 생긴 만큼 하나의 소스를 여러 가지로 바리에이션해 활용할 수 있다는 ‘광고의 확장성’을 좋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디지털 매체 시장 활성화의 발목을 잡는 한계요인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옥외광고시장은 짧게는 2~3년, 길어봐야 5년 전후의 사업기간을 주기로 매체사가 변경되는 상황이어서, 투자비 회수의 부담이 크다. 디지털 매체는 초기 투자비가 만만치 않은데, 투자비 회수를 하기 전에 사업기간이 종료될 경우 고가투찰을 불사해 사업권을 재수주해야 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에 치러진 지하철 1·2호선 공간활용프로모션 광고사업 입찰의 경우 디지털 매체 투자에 따른 사업권 확보의 당위성이 절실한 기존 사업자가 고가에 사업권을 따가는 결과를 낳았다. 빠른 기술의 진보는 사업의 수익성을 저해하는 역작용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테크놀러지의 진화는 좋은데 그러면 가격이 비싸진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ROI가 나오지 않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사업화시키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면서 “또한 하드웨어의 성능이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고 있는 상황은 기설치 매체의 경쟁력을 빠르게 퇴색시키는 반작용을 가져올 수 있기에 투자에 보다 신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보다 새롭고, 보다 차별화된 디지털 매체를 만들어내려는 업계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특히 한 개의 단일 광고주를 유치할 때보다 여러 개의 구좌를 운영하는데 따라 수익구조의 개선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잘만 만든다면 디지털 매체는 아주 매력적인 사업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고정형 매체와 동적인 디지털 매체의 조화로운 공존을 통해 옥외광고시장이 한층 발전하고 외연을 확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