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에게 3D 업종으로 비춰지고 있어 난감 일부 소비자들의 갑질 행위에 영업인들 상처받아
실사·간판제작 장비 유통업계(이하 장비 유통업계)에 특명이 내려졌다. 바로 ‘영업인 구하기’다. 하지만 영업을 하겠다고 나서는 지원자가 없어 업계는 난감해 하고 있다. 최근 젊은층들의 직업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경기 불황 속에서도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장비 유통업계가 앞 다퉈 영업인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영업직 사원을 채용하기가 녹록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설사 구인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직원이 몇 달 버티지 못하고 이직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장비 유통업계도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젊은층의 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라며 “급여와 복지, 근무조건 등이 보다 선진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젊은층이 장비 유통업계의 영업직을 꺼리는 이유로는 5가지 정도를 들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급여 수준. 노동 강도 등에 비해 급여가 낮다는 점이다. 실사장비 또는 레이저, CNC, 채널밴더 등 장비는 무게가 매우 무겁기 때문에 배달 노동 강도가 크다. 1,600폭 실사출력장비의 경우 무게가 대략 300kg에 육박한다. 실사출력시 사용되는 미디어도 대부분 한 롤에 약 40kg에 달하기 때문에 이들을 배달해야 하는 영업직원 입장에선 몸이 고단할 수밖에 없다. 만약 장비를 구매한 업체의 공장이 1층이고, 공간이 넓을 경우엔 장비 설치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공장이 2~3층이거나, 공간이 좁을 경우엔, 온갖 어려움이 닥친다. 문짝을 뜯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는 벽을 허물고 난뒤 장비를 설치하고 다시 벽을 세우는 일도 있다. 또 전시회 등에 참여하게 되면 부스 설치 날과 부스 제거하는 날엔 중노동의 밤샘 작업이 이어진다. 두 번째 이유는 들쭉날쭉한 근무 시간이다. 구매자들이 장비를 공장에 들여놓을 땐 자신들이 일하지 않는 시간을 택한다. 이 때문에 대부분 야간이나, 주말 또는 국가 공휴일을 선택하는 것. 장비를 판매해야하는 영업직 사원은 소비자의 요구에 따를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사생활 부문에서 스케줄 잡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세 번째 이유는 험해지는 손이다. 무거운 장비를 옮기고, 잉크 등 소재를 다루기 때문에 손이 성할 날이 없다. 한 장비업계 관계자는 “미혼 사원들이 잘 지워지지 않는 잉크와 상처 등으로 인해 손이 부끄러워 소개팅에 못나가는 경우도 있다”라며 “최근엔 3D 직종으로 알려지고 있어 장비업계에서 젊은 영업사원을 모집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네 번째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다. 장비업체들 중에선 길게는 20여년 이상 활발히 활동하는 업체들도 있지만, 대다수의 업체들이 신생 업체거나 10년 이내 업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장비업체들이 개업과 폐업을 빈번히 하다 보니 직원들의 심리적 불안감이 클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장비를 구매하는 업체 측의 갑질 행위다. 장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영업사원에게 전화로 심한 폭언을 하는 경우가 빈번한데다, 심지어 위해를 가하려는 행동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비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최대한 빨리 A/S를 진행한다. 하지만 교통이 막히거나, 인력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A/S가 지연될 때가 있는데, 소비자들은 이에 대한 화풀이를 영업사원에게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고 전했다. 그는 “마음이 여린 영업사원들은 모욕감에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비업계가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선 제값을 받고 장비와 소재 판매 등이 이뤄져야 하는데, 지나치게 가격 경쟁을 하다보니, 회사의 이윤이 적고 직원들 복지도 신경을 쓸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사인업계 전체가 한 단계 더 성장해야 모든 구성원들이 안정된 삶을 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