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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3 15:22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정식 서명 완료

  • 이석민 | 318호 | 2015-06-23 | 조회수 3,257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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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제작·실사장비·소재·LED 등 분야 중국산 잠식 커질 듯
부가가치 높은 품목, 중국 수출도 염두에 둬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정식서명 절차가 완료됐다. 2012년 5월 협상개시 이후 3년 만이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 부장은 지난 1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한·중 FTA 서명식 및 기자회견’을 갖고 한·중 FTA 협정문에 정식 서명했다. 이로써 한·중 FTA는 국회 비준동의 등 발효 절차만 남겨 놓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사인업계에 어떤 영향이 미칠 지 관계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한·중 FTA가 발효되면 10년 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96% 추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의 ‘한·중 FTA 영향평가’에 따르면 한·중 FTA가 발효되면 이후 10년간 실질 GDP는 0.96% 추가 성장하고, 소비자 후생은 146억달러 증가, 일자리는 5만3,805개가 창출되는 효과가 생긴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사인업계는 첨단기술 분야와는 거리가 있고 영세 사업이기 때문에,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중국산에 잠식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관세(약 8~13%)가 철폐될 경우 중국산 제품의 경우 가격 경쟁력이 지금보다 더 강해지기 때문에 간판제작 및 실사 장비, 소재, LED 등 분야에서 중국산이 위력을 떨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CNC 및 레이저 커팅기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중국산이 국산에 비해 30% 가량 저렴한데, 관세까지 철폐될 경우 40% 정도 가격차이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앞으로는 저가의 중국산과 고가의 북미 또는 유럽산의 경쟁 구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최상급도 아니고, 최하급도 아닌 국산품의 포지션이 애매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더 힘들어 질 것이란 전망이다.
실사장비 유통업 관계자들도 앞으로 중국산 실사장비가 국내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일본산과 미국산 실사장비가 9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향후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하는 눈치다.
이 분야의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실사장비의 품질이 3~4년 전과 비교해 볼 때 매우 성장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특히 현수막 등 고품질 출력을 요구하지 않는 분야에선 중국산 장비가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기술력이 올라섰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서 “현재 실사출력 분야는 장기적 내구성을 지닌 고품질의 출력물과, 단기적인 보급형 출력물 시장으로 나뉘는데, 후자의 경우엔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프린터를 사용해도 큰 무리가 없다”라고 평가했다.
실사소재 쪽 시장도 이러한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 몇 년 전만해도 시트, 플렉스 등 실사소재의 중국산 품질이 국산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낫지만 지금은 중국산이 많이 치고 올라왔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일부 관계자들은 저가 시장에선 중국산과 국산의 품질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 말할 정도다. 따라서 저가의 실사소재 분야에서 중국산 유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백릿 등 투명 필름 소재 부문은 당분간 중국산이 점유율을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사소재업계의 한 관계자는 “백릿 등 투명필름은 아직도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인데, 중국 업체들은 이들 소재 개발에 도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제대로 된 기술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백릿과 투명필름 등의 소재를 필요로 하는 실사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업체들이 개발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는 점이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인용에 필요한 LED 모듈도 중국산 점유율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도 대형 LED 유통업체들은 중국산 LED 모듈 제품을 대부분 유통하고 있으며, 사인용 LED 모듈시장에서 60% 이상은 중국산 제품들로 채워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국산 LED 모듈업체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LED 업계의 한 종사자는 “중국산 가격을 따라갈 수 없다. 지금도 중국산이 국산보다 저렴한데, 관세까지 철폐되면 국산 제품이 중국산과의 시장에서 싸울 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서 “우리나라의 요식업종의 1년 생존확률이 50%도 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따라서 음식점 등은 개업과 폐업을 수시로 하기 때문에 이들 간판에 필요한 LED 모듈의 품질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낮기 때문에 중국산 LED 모듈의 잠식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한편 한중 FTA는 협정 발효일에 1년차 관세가 바로 인하되고, 그 다음해 1월 1일부터 매년 단계적으로 관세가 낮아지는 방식이다. 올해 안에 FTA가 발효돼 1년차 관세가 인하되면 2016년 1월 1일에는 2년차 관세가 낮아지게 된다.
또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기업 700개사를 대상으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영향에 대해 설문한 결과 응답 기업의 75.0%가 “중국 시장 공략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업종별로 보면 화장품·패션(60.0%), 의료·바이오(57.7%), 식음료(53.6%), 금속·철강(50.0%) 순으로 한·중 FTA의 혜택을 볼 것이란 답변이 많았다.
한 사인업계 관계자는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는 말이 있듯이 저가 시장은 우리가 내주더라도, 중국의 부가가치가 높은 하이앤드급 시장엔 우리 제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며 “막연한 공포심과 불안감에 떨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중국시장에서 우리의 우수한 제품을 알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석민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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