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국내 주요 옥외광고 매체를 쓸어담고 있는 와중에 10년 전 CGV 극장 광고와 관련된 일화가 도마에 올랐다.
CGV극장 광고 대행하던 중소업체, CJ 계열사 등장에 결국 폐업 옥외광고 매체사들, “재벌의 싹쓸이판, 정부가 좌시하면 안돼” 목청
CJ그룹의 계열 광고회사 2곳이 최근 서울역과 서울시내버스 외부와 후면, 강남역지하도상가 등 주요 옥외광고 매체를 싹쓸이하면서 10년 전 CGV극장 광고를 대행했던 한 중소업체의 스토리가 새삼 옥외광고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온·오프라인 미디어비평 전문지인 ‘미디어오늘’은 ‘10년 전 CGV극장 광고 오너 일가가 먹더니, 이번엔 VOD 광고영업 불공정경쟁 논란’ 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최근 보도하면서 CJ의 상도덕에 어긋나는 행위와 대기업이 어떻게 중소기업의 일감을 빼앗아가는지를 한 중소업체의 성쇠과정을 사례로 들어 생생하게 다뤘다. 기사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남동생인 이재환씨가 소유하고 있는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CJ CGV 극장 광고영업을 대행하고 매년 18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는 원래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었는데 재산커뮤니케이션즈가 설립된 뒤 CGV 극장 광고가 재산커뮤니케이션즈에 흡수됐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극장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CGV는 초기에 상영관이 몇 군데 되지 않는 작은 극장 사업자였고 당시 CGV의 극장 광고영업 대행은 중소기업인 S사가 맡고 있었다. 하지만 CGV가 빠르게 성장하자 CJ 오너 일가는 재산커뮤니케이션즈를 설립하고 초기 사업 파트너였던 S사와의 CGV 극장 광고영업 대행계약을 끝냈다. 그리고 CJ는 CGV 극장 광고영업 대행을 재산커뮤니케이션즈에 몰아주고 S사는 얼마 후 폐업했다. 이같은 내용의 보도를 접한 업계 관계자들은 CJ그룹의 옥외광고사업 진출은 이미 그 당시부터 매우 구체적이면서도 계획적으로 진행돼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업계가 재벌의 시장 장악을 눈치채지 못하고 너무 안이하게 대응해온 만큼 이제부터라도 생존권 지키기 차원에서 제대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재산커뮤니케이션즈와 CJ파워캐스트가 설립된 것이 딱 그 시점”이라며 “중소기업들이 나눠서 하던 일을 대기업이 독점화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 매체간 경쟁이 없어지면 당연히 광고비가 올라가고 광고주들은 광고비를 충당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올리는 거품이 생긴다”며 옥외광고 시장 독점에 따른 폐단을 우려했다. 한편 미디어오늘은 같은 제하의 기사에서 CJ의 VOD 광고영업도 문제를 삼았다. 기사는 CGV의 지주사인 CJ E&M이 자사 콘텐츠 VOD(TV, 영화 등 디지털 비디오 서비스) 판권을 자회사인 미디어렙사(광고영업판매대행회사)를 통해서만 판매하도록 하는 부당지원 행위로 VOD 광고 시장을 성장시켜온 중소 미디어렙사들의 밥그릇을 빼앗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CJ E&M이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의 IPTV사업에 자사 콘텐츠의 VOD판권을 판매하면서 해당 VOD의 광고 판매를 자회사인 ‘메조미디어’만 통하도록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자사의 콘텐츠를 이용해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는 것으로 다른 경쟁 중소 미디어렙사들과의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미디어오늘은 지적했다. 메조미디어의 지난 해 광고취급액수는 1,750억원으로, 전년 대비 69%(1,033억원) 증가했다. 이같은 기사를 접한 한 관계자는 “중소업체들이 뙤약볕에서 땅을 갈고, 물을 대서 일구어 놓은 농토에 재벌이 등장, 내가 땅을 샀으니 모두 나가라고 하는 상황과 다를 바 없다”며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권력으로 성과를 가로채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불공정 경쟁”이라고 지적했다. CJ그룹의 이같은 광고시장을 대상으로 한 공세적 행보에 대해 옥외광고 업계에서는 최근 옥외광고매체 싹쓸이와 연관지으면서 업계가 아닌 정부 차원에서의 브레이크가 가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CJ는 올해 입찰에 부쳐진 주요 옥외광고 매체들을 싹쓸이하다시피 해서 옥외광고 업계의 원성이 자자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고가 입찰 방식을 정부가 수술대에 올려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라며 “재벌기업은 자신이 보유한 자금력을 쏟아 부어서 광고매체를 확보하는데 혈안이 돼있다. 중소기업이 모두 사라지면, 살아남은 재벌기업들이 시장을 쥐고 흔들 것인데, 그 피해는 우리 국민들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서 “최고가 낙찰이 아닌, 적정가 낙찰을 고려해 봐야 한다”며 “대통령은 중소기업을 살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대통령의 목소리는 전혀 현장에 전달되고 있지 않다”고 볼멘소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