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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5 14:10

대형 옥외광고물의 수난… 시위자들의 무단점거 빈발

  • 이석민 | 322호 | 2015-08-25 | 조회수 3,627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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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무교로 금세기빌딩 옥상의 전광판. 농성자 2명이 50여 일간 전광판을 점거한 상황이어서 전광판을 통해 진행되던 약 15개의 광고 방송이 모두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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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판·야립 등 고공농성자들 무단점거에 사업체들 눈덩이 피해
당국은 팔짱 끼고 피해보상 문제도 간단치 않아 근본대책 마련 시급


올들어 노동자들이 시위와 농성을 위해 가두나 광장이 아닌 전광판과 야립 등 대형 옥외광고탑을 점거하는 일이 갈수록 잦아지고 있고 기간도 장기화되고 있다. 그에 따라 이들 광고물을 이용하여 사업을 영위하는 옥외광고 사업체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명백한 불법이지만 무단점거를 해제시켜야 할 당국은 조치에 미온적이고 시위 농성자들이 노동자들이어서 향후 피해 보상 문제도 간단치 않아 해당 업체들은 발만 동동 구르는 모습이다.
점거되는 옥외광고물은 고공에 설치돼 있는데다 전기 시설이 갖춰진 관계로 안전상의 위험도 매우 높기 때문에 옥외광고 업계는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최근들어 불법점거 빈발
국가인권위원회가 입주해 있는 서울 중구 무교로 금세기빌딩 옥상의 전광판은 최근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부 사내하청분회 소속 직원 2명이 50여일간 점거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광판을 통해 표출되던 약 15개의 광고방송이 모두 중단됐다. 지금까지 피해액만 2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점거자가 속한 노사나 정부 당국, 건물주 모두 이를 바라만 볼뿐이고 피해는 고스란히 전광판 광고를 운영하고 있는 매체사가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또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맞은편 올림픽대로 옆에 있는 야립 광고탑도 농성자들에게 점거당한 상태다. 이 광고탑에는 CJ대한통운택배분회와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울산지부 관계자 2명이 올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서울교의 야립 광고물도 농성자들이 7월 13일에 올라가 무단으로 점거, 농성시위를 벌이다가 3일만에 철수했다.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앞 전광판도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 2인에게 100일 이상 점거된 상태다. 이들은 이곳에서 처우 개선과 택시 사납금 제도 개선 등을 외치고 있다. 이들은 지난 4월 16일부터 고공농성을 시작해 현재까지 내려오지 않고 있다. 부산시가 중재에 나서 설득하고 있지만 아직도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전광판 및 야립광고물이 시위를 위한 무단점거 무대로 변질되고 있고 발생빈도도 부쩍 잦아지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금세기빌딩 전광판 운영사업체인 M사 관계자는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타인의 재산권을 침해해선 안된다”면서 “광고주들이 광고를 중단하면서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고, 직원들 급여 지급도 지연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시위자들이 속한 노조단체 관계자는 “금세기빌딩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입주해 있는 빌딩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옥상 전광판을 의도적으로 점거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도 손해배상을 당한 상황이라 안타까울 뿐이다”라고 말해 점거가 쉽사리 끝날 것같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M사는 남대문경찰서에 고발을 했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업무방해등금지가처분신청도 낸 상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M사의 신청을 받아들여 전광판 점거를 풀라고 하고, 점거농성을 계속할 경우 하루에 100만원씩을 M사에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하지만 이같은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농성자 2인은 여전히 점거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중이다.

▲향후 책임소지 둘러싸고 분쟁 소지 다분
불법 점거시위에 따른 피해가 커지면서 피해에 대한 책임 문제, 즉 법적 분쟁의 소지도 커지고 있다.
옥외광고센터는 야립광고를 이용한 기금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주체다. 때문에 사업자의 귀책사유가 아닌 다른 불가항력적 사유로 야립에 광고를 게재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 문제의 한 당사자가 될 수 있다.
올림픽대로에 설치된 야립광고물의 점거농성 사태에 대해 일정부분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사업자와 합심하여 농성자들을 설득해 내려오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업자들은 센터가 이러한 노력은 하지 않고 농성자들의 안전을 위해 야간에 광고물의 조명을 끄라는 지시만 내렸다며 불만이 높다.
이에 대해 옥외광고센터 관계자는 “야립광고물에 올라간 농성자가 만약 야간에 전기 감전 등으로 사고가 나면 더 큰일이 생긴다”며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밤엔 불을 꺼달라고 권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등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서는 “사업자가 농성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될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옥외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전광판과 야립광고물 등이 눈에 잘 띄는 좋은 위치에 있다보니, 시위자들이 점거농성 무대로 선호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상황은 계속해서 반복되거나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석민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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