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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5 09:55

전국 최대 LED전자게시대 사업, 허무하게 원위치

  • 신한중 | 323호 | 2015-09-15 | 조회수 3,419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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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KT 전자게시대 사업 중단 합의… 특정구역도 해제

국내 최대 규모의 LED전자게시대 사업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인천시의 전자게시대 사업이 2년간의 표류 끝에 결국 사업자 KT가 손을 놓으며 없던 일이 돼버렸다.
KT 및 인천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5월 KT가 인천시에 사업 포기 의사를 전달했으며, 시와 합의하에 사업을 중단키로 했다. 이에 따라 시가 LED전자게시대 합법화를 위해 지정했던 부평구 3곳 등 22곳의 ‘옥외광고물 등의 특정구역’도 모두 해제될 예정이다. 지난 2013년 6월 시가 특정구역을 지정한 지 2년여만이다.

■2년전 특정구역 22곳 지정하며 발판 마련
지난 2013년 인천시는 원도심 지역에 전광판 설치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특정구역 22곳을 지정하며,  LED전자게시대(지주이용광고물) 사업의 발판을 마련했다. LED전자게시대 설치를 통해 시정 홍보를 강화하고, 원도심의 활성화까지 도모하겠다는 의지에서였다.
같은 해 9월에는 ‘인천시 LED홍보전광판 설치 및 위탁운영 사업자 선정’ 입찰을 통해 KT(구 KT미디어허브)를 사업자로 선정, 설치·운영 계약을 체결했다.
민간투자방식(BTO·Build-Transfer-Operate)의 이 사업은 KT가 설치비용(26억여 원 상당) 전액을 부담하고 62개월간 운영한 뒤 해당 군·구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총 광고시간의 75%는 상업광고, 25%는 무료 공익광고를 하는 조건이다. 인천 시내 22개소에 전자게시대를 설치하는 이 사업은 당시 지자체들에게 유행처럼 퍼져나갔던 LED전자게시대 사업중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KT는 전국 최대의 디지털사이니지 사업자로서, 차세대 광고매체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이는 LED전자게시대 사업에 강한 열정을 내비쳤다.

■제도적 난항 겪으며 단 1기도 설치 못해
하지만 단꿈은 길게 가지 못했다. 전자게시대 설치를 위해 마련된 특정구역 대부분에서 사실상 설치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옥외광고물등관리법 시행령 14조에는 교통신호등 30m 이내에는 운전자 시야를 방해할 수 있는 광고물을 설치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는데, 특정구역 고시에는 ‘14조 기준을 준용한다’라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보다 주목률이 높은 장소를 찾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장소 대부분이 교통시설 밀집지역이다 보니 특정구역을 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설치할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일례로 특정구역인 중구 답동사거리와 신흥사거리 일대는 전광판을 설치하려는 기점과 기존 설치된 교통신호등의 거리가 직선거리로 30m가 되지 않는다.
환경녹지과, 교통과, 군·구청 등 관계부처와의 갈등도 불거졌다. 전자게시대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관계부처의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환경보존, 교통안전, 시민불편 등의 이유로 인해  부처들의 설치 동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긴 기다림의 시간이 계속됐다. 

■합의하 사업중단이라는 싱거운 결론으로 끝나
결국 단 한 기의 LED전자게시대도 설치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반복했던 KT는 지난 5월 인천시에 사업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시 또한 KT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특정구역 지정 해제를 위한 군·구 의견수렴에 나선 상태다.
인천시 도시경관팀 관계자는 “사업자는 좋은 위치를 잡고 싶어하는데 제도적 문제를 겪으면서 시간이 가다보니 사업자에게 부담이 된 것같아 원만한 합의하에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며 “현재 계류중인 옥외광고물등관리법 개정법안에는 디지털 광고물에 대한 확실한 근거가 마련돼 있는 만큼, 법안이 통과되면 이런 혼선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KT미디어허브가 올 초 KT로 합병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해당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지 못한 것도 사업을 포기하게 된 이유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양사의 인수합병은 사실상 KT의 몸집 줄이기의 일환으로 진행된 만큼,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신규사업에 투자를 지속하기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KT는 올 초 KT미디어허브를 비롯해 사이더스FNH, KT클라우드웨어 등 비(非)통신사업군을 흡수, 정리하면서 자회사 수를 56개에서 46개로 줄인 바 있다.
KT 관계자는 “법적 문제로 설치가 난항을 겪은데다, 기업 내부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해당 사업을 이끌어나가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신한중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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