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지적이 집중됐던 은행 대출 중도상환수수료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당국은 내년부터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7일 이내 대출 철회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도입하고, 은행들은 중도상환수수료 인하를 준비 중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대출받은 지 7일 이내에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지 않고 대출을 철회할 수 있도록 하는 ‘대출 청약 철회권 도입 방안’을 내년부터 시작한다고 지난 9월 16일 밝혔다. 대출 청약 철회권은 금융소비자가 대출 계약에 대한 숙려 기간에 불이익 없이 대출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하는 권리다. 대상은 개인 대출자로 한정했다. 리스와 보험계약대출을 제외한 은행과 금융투자회사, 저축은행, 카드사, 신협, 주택금융공사 등으로부터 받은 대출(담보 2억원 이하, 신용 4000만원 이하)이면 가능하다. 우체국·새마을금고와 농·수협 단위조합은 관계부처 협의 후 시행할 계획이다. 개인사업자나 기업대출은 제도 정착 추이를 지켜본 후 적용을 결정할 예정이다. 소비자는 계약서 또는 대출금 수령일로부터 7일 내 서면이나 전화, 인터넷 등을 통해 대출 철회 의사를 통보하면 된다. 금융회사 본·지점에 서면을 보내는 순간 대출 철회 효과가 발생한다.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출 기록도 삭제된다. 중도수수료는 내지 않아도 되지만 원금과 해당 기간의 약정이자와 대출 과정에서 회사가 지불한 근저당권 설정 등의 부대비용은 내야 한다. 마이너스 대출 철회 시에는 금융사에 낸 한도약정 수수료는 돌려받게 된다. 은행들은 중도상환수수료 인하를 준비하고 있다. 그간 계속되는 기준금리 인하에도 중도상환수수료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올해 1월 수수료를 낮춘 기업은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대출금의 1.5% 정도를 수수료로 물리고 있다. 때문에 은행들이 중도상환수수료를 이용해 손실을 메꾸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8개 시중은행이 올 상반기 거둬들인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은 2471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수익(3852억원)의 64%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중 61%는 가계 중도상환수수료다. 빚의 부담에서 벗어나려 저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 배를 채운 셈이다. 우리은행은 바로 행동에 나섰다. 대출 종류와 관계없이 무조건 1.5%씩 부과했던 것을 10월부턴 최대 0.8%포인트(p) 내리고 대출 종류에 따라 차등을 두기로 했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도 내달 중 개편안을 마련해 수수료 인하에 나선다. 농협은행과 국민은행 역시 대출 별 수수료를 달리하는 등 인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