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옥외광고 업계의 최대 관심사였던 3차 기금조성용 옥외광고사업 사업자 선정 절차가 개시됐다. 그런데 입찰 공고가 나오자마자 옥외광고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발주처인 행자부 산하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옥외광고센터(이사장 곽임근, 센터장 김현)가 3차 사업기간 종료시 광고시설물과 토지사용권을 공제회로 강제 귀속되도록 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사유재산을 강제로 빼앗아 민간기업의 자유경쟁 투자사업을 국가독점 전매사업으로 변질시키는 옥외광고산업 말살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또한 입찰 공고 시점까지 입찰참여 자격을 확정하지 않은 채 추상적인 자격제한 기준을 제시하자 특정 업체를 겨냥해 특혜 및 불이익 조건을 새로 만든 것이라며 불공정입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공제회는 10월 27일 3차 사업 입찰을 온비드 전자입찰로 공고했다. 사업 기간은 2016년 1월 1일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3년, 물량은 8개 권역의 지주이용광고물(야립) 203기다. 11월 4일 오후4시 사업설명회를 갖고 다음날부터 11일 오후 4시까지 투찰한 다음 12일 오전 10시에 개찰한다. 2차와 비교해 3차 입찰은 사업기간, 물량, 권역, 예가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등 일단 기본 틀은 비슷하다. 그런데 그동안 사업자의 비용과 노력으로 설치되고, 소유권이 인정돼 양도·양수가 가능했던 광고시설물 전체를 사업 종료와 동시에 공제회로 귀속시키는 내용이 계약서에 포함돼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계약서는 사업 종료시 사업자가 1개월 이내에 자기 부담으로 광고물을 철거하고 토지도 원상복구하도록 하고 있다. 사업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공제회가 철거할 수 있도록 제소전 화해조서를 작성하고 기당 4천만원의 철거이행보증금도 걸도록 했다. 그런데 법이 개정돼 사업이 지속될 경우에는 사업자 소유의 광고시설물이 모두 공제회로 귀속되도록 했다. 1, 2차 사업 7년을 거치면서 그동안 사업자들이 설치한 광고물 151기가 2018년 12월 31일을 기해 모두 공제회 재산으로 전환되는 것. 야립 1기를 설치하는데 들어가는 제반 비용은 대략 3억~4억원으로 약 500억원대의 재산가치가 일거에 민간기업에서 공제회로 넘어가는 것이다. 공제회는 귀속을 뒷받침하기 위해 그동안 사업자와 토지주간에 작성하던 토지사용승낙서를 사업자, 토지주, 공제회 3자간 합의서로 작성하고 사업기간중에는 사업자가 권리와 의무를 갖되 종료시에는 공제회가 갖는 것으로 했다. 지금까지는 사업자가 설치한 광고물은 사업자의 재산으로 인정하고 사업기간이 종료되고 다른 사업자에게 사업권이 넘어가면 사업자간에 양도·양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광고물의 강제 귀속에 대해 업계에서는 기존 사업자와 신규진입 희망 사업자 구분없이 모두 반발하고 있다. 기존 사업자는 이미 확보한 재산가치를 일거에 상실하기 때문에, 신규진입 희망자는 신규설치를 하든 양수를 받든 3년 안에 시설 투자금과 납입기금, 관리운영비, 기회비용을 모두 회수해야 하는 부담으로 응찰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입찰 과정과 관련해서는 불공정 및 부당입찰 의혹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공제회는 전에 없던 입찰참가자격 제한사유 3가지를 신설했는데 그 내용이 다분히 추상적이고 속내가 엿보이는 것이어서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 또는 불이익을 전제한 것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특히 2차 사업때 입찰참가 자격조차 없었음에도 나중에 사업자로 선정된 J일보가 특혜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부정입찰 시비로 비화될 조짐이다. 옥외광고 매체사업자 단체인 옥외광고미디어협회(회장 정광호)는 입찰공고 직후 공제회와 옥외광고센터, 행자부에 공문을 보내 입찰을 즉각 중지하고 문제점을 해결한 후 진행해줄 것을 요구하고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기금 광고사업의 폐지와 옥외광고센터의 폐지를 위해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하겠다며 총력 투쟁 방침을 천명했다. 기금조성용 광고사업은 모법인 옥외광고물등관리법의 일반 규정들에 정면 위배됨에도 기금 조성과 옥외광고문화 개선, 관련산업 진흥을 명분으로 삼아 단서와 예외, 특례 등 갖은 편법을 동원해 진행하고 있는 취약점이 매우 큰 사업이다. 기간도 국회 법개정을 통해 3년을 연장받아 진행하고 있는 사실상의 시한부 사업이다. 앞으로 추가 연장을 위한 법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2018년 12월 31일자로 자동 소멸한다. 과거 특별법 체계때 야립광고는 ‘옥외광고의 꽃’,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사업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2007년 일반법 체계로 바뀌고 나서 ‘옥외광고 사업자의 무덤’으로 전락했다. 지난 7년간 사업에 뛰어든 수많은 사업자가 투자금 회수는커녕 사업체가 흔들거릴 정도의 타격을 입었다. 반면, 발주처는 매년 수백억원씩 막대한 기금을 거둬 황금거위 관리하는 재미를 만끽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발주처가 사업자들의 재산인 광고물까지 자신의 재산으로 귀속시키려는 입찰 카드를 들고 나왔고, 이에 맞서 업계는 발주처의 폐지와 사업의 폐지를 부르짓고 있다. 기금 조성과 산업 발전을 명분으로 한 야립광고 사업의 장래가 시계 제로의 컴컴한 터널로 빠져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