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이석민 | 327호 | 2015-11-03 | 조회수 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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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환경 냉철히 직시하고 능력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선택해야”
입찰에서 발주처와 사업자는 제로섬 관계다. 투찰금액이 높아지면 발주처는 수입이 늘어나지만 사업자들은 수익성이 악화되고 위험부담이 높아진다. 너무도 단순한 이 원리 앞에서 사업자들은 큰 고민에 빠진다. 특히 기존 사업자는 투찰금액을 낮게 쓸 경우 사업권을 빼앗기게 되기 때문에 고민이 더 크다. 또다시 기금조성용 옥외광고 사업, 즉 3차 야립광고사업 입찰이 시작됐다. 업계에는 발주처의 횡포를 성토하는 목소리와 함께 고가투찰 경쟁에 의한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무모한 고가투찰은 단기적으로는 사업자의 실패로 끝나지만 장기적으로는 발주처와 사업의 실패로도 귀결된다. 사업자의 사업환경에 대한 냉철한 직시와 합리적인 판단이 중요한 시점이다. 도움이 될 수 있는 주요 체크포인트를 업계 의견을 바탕으로 정리해 본다.
1. 사업성 판단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체크를 잘 못하는 포인트다. 지금껏 사업이 실패했거나 어려워진 가장 큰 원인이 사업성을 오판한데 있었다. 발주처는 기본적으로 사업성을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게 사업물량이다. 모 권역의 경우 2차때 나온 7기가 이번에도 그대로 나왔는데 실제 2기만 설치돼 있다. 3년 후 광고물이 귀속되는 조건은 사업성에 대한 더욱 신중한 판단을 요한다. 센터가 예가 산정의 기초로 제시하는 수치를 그대로 믿는 것은 위험하다. 광고게첨률이나 추정 광고료, 제작 설치비, 관리유지비 등이 모두 현실과 괴리가 클 수 있다. 경험이 없다면 일단 자신의 능력과 기대치를 절반으로 줄이는 게 현명하다. 사업성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중 하나는 광고경기. 본지가 확인을 구한 사업자들은 공통적으로 작금의 광고시장 상황은 2차 때보다 현격히 나빠졌다고 입을 모은다.
2. 시설물 양도·양수 가능여부 판단 2차때 사업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시설물의 양도수 문제였다. 여러 사업자가 양도수가 가능할 것으로 믿고 신규 또는 타권역 사업권에 도전장을 냈다. 개찰 결과 3개 신규 사업자가 도전에 성공, 사업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3개사 모두 양도수에 실패했다. 타협에 의한 공동사업 변질, 임대차 변질, 광고물 강제철거 등 양도수 실패의 결과는 엉망이었다. 양도수 문제는 3차때도 중요한 체크포인트다. 이번에는 2차때 없던 두 가지 변수가 생겼다. 제소전화해조서와 광고물의 3년 후 귀속이다. 제소전화해조서는 사업 종료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사업자가 광고물을 철거하지 않을 경우 공제회가 곧바로 강제철거에 나설 수 있는 법적 장치다. 4권역을 제외한 7개 권역에 조서가 마련돼 있다. 이 조서를 유리한 변수로 해석하여 판단에 반영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오히려 조서와 광고물귀속 두 가지가 맞물려 신·구 사업자간 치킨게임(벼랑 끝으로 내달리며 누가 먼저 손을 드나 겨루는 게임)을 격화시키고 그래서 양도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크다.
3. 광고물 신규설치 가능 여부 판단 광고물의 3년 후 귀속으로 판단의 중요성이 훨씬 커졌다. 하지만 철거 후 설치든, 사업물량 내에서의 설치든 신규 설치시의 사업성은 더욱 나빠졌다. 업계는 어느 곳을 막론하고 지금 새로 광고물을 설치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제회가 이미 설치된 6기를 강제철거하고 이번에 2기만을 사업물량으로 내놓은 5권역의 경우는 최근 광고물의 설치환경이 수 년 전과 비교해 어떻게 변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업계는 설치비 회수문제 못지않게 인허가의 어려움과 민원 제기 부분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지적한다. 기존 시설물의 강제철거 후 신규설치를 가정한다면 보다 신중함이 요구된다. 철거 및 설치에 현실적인 장애 및 변수가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현재 설치돼 있는 광고물의 토지 사용권은 대부분 사업자들이 3차 사업기간까지 확보해 놓은 상태다.
4. 2019년 이후 사업의 지속 가능 여부 판단 3차 사업 이후에도 이 사업이 연장될지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가능성을 체크해볼 필요는 있다. 연장이 된다면 광고물이 귀속돼도 현행 사업자의 기득권을 기대할 수 있고 4차 입찰 때 기존 사업자에 대한 유리한 입찰조건을 기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양상에 비춰보면 기대보다는 리스크를 염두에 두는 것이 현명할 듯하다. 이 사업의 취약성이 점점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금 조성을 명분으로 내건 사업인데 기금 규모에 비춰 법의 원칙을 훼손하는 측면이 너무 크다. 이 점은 이미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이다. 산업 진흥을 내세웠지만 산업계의 불신과 불만, 저항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업계와 사업자단체는 이미 이번 입찰과 관련, 발주처에 사업의 폐지와 옥외광고센터의 폐지를 부르짖고 있다. 업계의 발주처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해 있다. 언론사와 대기업 등이 발주처로부터 모종의 약속이나 언질을 받고 물량을 싹쓸이 해가지 않을까 걱정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제회는 1차 사업과 2차 사업때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특정업체 특혜로 의심의 빌미를 줬다.
5. 광고시설물의 변동 가능성 여부 판단 사업자가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중의 하나가 설치된 광고물의 철거 또는 이전설치 문제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실제 철거되거나 이전설치된 사례가 여럿 있고 입찰이 공고된 현 시점에도 철거되거나 이전설치돼야 할 대상 광고물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철거나 이전에는 막대한 손실과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부담주체를 놓고 갈등이 벌어질 소지가 크다. 공제회는 이번에 “정부·지자체·공공기관의 법령에 따른 공공사업으로 사업자가 광고물을 철거·이전하더라도 공제회에 손해배상이나 손실보상을 주장하지 못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발주처의 사전 방어장치인 이 조항은 경우에 따라 사업자에게 막대한 손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