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사보기

뉴스기사

2015.11.03 14:16

“정당 현수막은 규제하지 않고 왜 시민 현수막만 규제하나?” 성토

  • 이석민 | 327호 | 2015-11-03 | 조회수 3,331 Copy Link 인기
  • 3,331
    0

64.JPG

65.JPG

66.JPG


현수막 정비·관리방안 정책 토론회
법 앞에 평등해야 하지만 시민들만 범죄자 만드는 현수막 규제 개혁돼야

지난 10월 23일 서울 관악구청 8층 대강당에서 ‘아름다운 도시환경 조성을 위한 현수막 정비·관리방안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방청객으로 참석한 관악구 구민과 옥외광고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은 거리 현수막 규제가 형평성을 잃고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정부 및 정당의 홍보물은 온 거리를 현수막으로 도배하고 있는데, 일반 시민들이 생계를 위해 내건 현수막은 불법으로 간주돼 범법자로 내몰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악구 시민이라고 밝힌 윤주민 씨는 “최근 역사책 국정화 문제로 정당들의 현수막이 너무 많다”라며 “이 현수막들은 불법인가? 아닌가?” 라고 지적했다.
또 윤동노 서울시옥외광고협회 관악구 지부장은 “생활형 광고물을 제작하는 자영업자들이 범법자가 되고 있다”라며 “생활형 광고물에 대해선 규제의 완화가 필요하며, 특히 현수막 지정게시대는 민간업체들이 직접 관리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라고 꼬집었다. 현행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은 지정된 게시대가 아닌 곳에 설치된 현수막은 모두 불법이다.
한상용 서울시옥외광고협회 부회장은 “고발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서로가 서로를 고발하는 사회를 만들기보다는 효과적인 현수막 개선 방안부터 내놓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최영필 서울시옥외광고협회 은평구 지부장은 “지정게시대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도 쉽지 않지만 수수료도 비싸다”라고 토로했다.
이번 토론회엔 임병욱 한국전광방송협회 회장, 최영균 서울시옥외광고협회장, 김정수 한국옥외광고정책연구소 소장, 민경조 행자부 사무관, 위성연 한국옥외광고센터 간판개선부 과장, 박진애 종로구청 광고물팀장, 고은정 명지대 겸임교수, 정우윤 새정치연합 서울시당 홍보국장, 민영진 관악구의회 행정재경위원회 부위원장, 박승한 관악사회복지 상임이사가 참여했다.

▲공공기관이 모범 보여야
고은정 교수는 토론을 통해 공공기관이 모범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질서를 지키자고 계도하는 현수막, 무단횡단을 하지 말자고 하는 현수막, 지자체가 홍보하는 축제 현수막 등이 문제가 된다고 지적하고, 공공기관부터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최근 분당구에서 3개월 간 불법 현수막을 단속한 결과 5,623개, 74곳 업체, 14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라며 “한 업체는 무려 1,600개의 현수막이 단속되고 과태료만 4억원이 부과되는 등 현수막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라고 평가했다.
토론자들은 이 같은 의견에 대부분 공감했다. 공공기관은 불법현수막을 단속해야 하는 입장이면서도 한쪽으로는 자체 정책의 홍보를 위해 현수막을 걸고 있으며, 모범을 보여야 하는 정당들은 한술 더 떠 ‘현수막 전쟁’이라 불릴 만큼 현수막을 통한 정책 홍보에 열을 올려 거리 경관을 해치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우윤 새민련 홍보국장은 “현수막은 홍보효과가 가장 높기 때문에 정당에서도 불법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게시하고 있다”라며 “당 차원의 개선방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정 국장은 이어서 최근 중앙당으로부터 시도당이나 지역위 별로 현수막에 담당자를 명기해 관리책임을 지우고, 현수막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 게시하는 것 뿐만 아니라 떼는 것까지 책임을 지도록 하라는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승한 관악사회복지 상임이사는 “정당이 불법임을 알면서도 홍보효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 걸겠다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불법행위를 조장하겠다는 것이나 다름 없다”며 “대체 수단을 개발하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현수막 규제, 대안부터 만들고 규제해야
최영균 서울시옥외광고협회장은 “관공서가 게시하는 현수막은 되고 일반 시민이 달면 안되는 것은 민주적 발상이 아니다”라며 “특히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현수막을 규제하는 것은 크게 잘못됐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현수막 지정게시대를 이용하고 싶어도 숫자가 너무 적어서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현재 과태료를 부과해도 불법 현수막이 줄지 않는 것은 점포 간판의 크기와 숫자의 제한이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자신들을 홍보를 위해 현수막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라고 말했다. 
김정수 한국옥외광고정책연구소 소장은 “유럽에서 시행하고 있는 차폐형, 원통형, 세로형 같은 다양하고 아이디어 넘치는 광고물 게시대를 개발 또는 설치해 출구전략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진애 종로구청 광고물팀장은 “날짜나 요일을 정해서 하루 정도는 맘껏 게시하게 하고 다른 날은 과태료를 제대로 부과하는건 어떨까?”라고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민경조 행정자치부 주민생활환경과 사무관은 “불법 현수막 문제를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에 포함시키는 등 정부도 관심이 많다”며 “공공기관이나 지자체, 정당이 내건 현수막은 다른 지자체와 교차단속, 민간과 합동점검 등을 통해 우선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사무관은 이어서 “지정게시대의 수수료 문제도 충분히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석민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유링크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