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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9 14:32

CGV 스크린 광고, 부당이익? 정당이득? 논란 재점화

  • 이석민 | 328호 | 2015-11-09 | 조회수 3,212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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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관객 동의 없는 광고 수익은 부당이득
극장측, 10분 에티켓 타임 동안 광고뿐 아니라 다양한 정보 제공


극장의 스크린 광고가 지난 2003년, 2013년에 이어서 올해 다시 법적인 잣대 위에 올라서게 됐다.
참여연대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청년유니온 등은 최근 영화관 사업자 1위인 CGV를 대표로 선정해, 영화관이 관객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광고를 상영해 얻은 연 810억원의 막대한 광고 수입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청구 및 위자료 청구 공익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번 소송을 통해 영화관이 표시한 영화 시작 시간을 10여 분간 지연시키면서까지 광고를 상영하는 행태를 중단하도록 요구했다.
부당이득은 원고 1인당(26인) 100만원을 청구했고, 위자료는 원고 1인당 1만원을 청구했다.
원고들은 소장에서 “만약 피고(CGV)가 영화 상영시간에 관람객들인 원고들을 이용해 광고를 할 수 없었더라면 피고들은 광고주들과 광고 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막대한 광고료 수입을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쟁점 1. 돈을 내고 광고를 본다
극장 스크린 광고와 관련한 법적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3년 대학생 양 모씨가 서울 강남의 모 극장을 상대로 낸 39만원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이 있었다. 또 2013년 한 사법연수원생이 “우리가 돈을 주고 영화표를 산건 광고가 아니라 영화를 보기 위한 계약인데 반 강제로 광고를 보게 하는 것은 계약 위반이며, 원하지 않은 광고를 본 10분 동안의 정신적·시간적 피해 배상금 30만원을 내놓으라”고 소송을 진행한 바 있다.
이 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19대 국회에선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까지 발의됐다. 이 법안의 내용은 영화 상영시간을 명확히 규정하고 영화상영시간에는 광고 상영을 제한한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멈춰져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소송을 진행한 측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광고를 보게 되고 영화관은 이를 통해 부당하게 광고 수익을 거두고 있다”라며 “CJ그룹 계열사인 JS커뮤니케이션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CGV가 인기 영화 한 편당 천만 관객을 동원할 수 있었던 성장 배경에는 광고 수입이 막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현재 CGV의 광고 수입 규모는 전체 매출 대비 10%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최다 관객 수를 기록한 2014년 한 해 동안 CGV의 광고 매출액은 약 810억원이다. 광고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크린 광고는 기존의 물적, 인적 자원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매출 원가나 영업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시민단체측은 “만약 CGV가 영화 상영시간에 관객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상영할 수 없었다면 이처럼 큰 액수의 광고 수입을 얻지 못해 현재와 같은 규모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는 CGV와 함께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군림하고 있는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쟁점 2. 부당이득 아니다
지난 2003년 대학생 양 모씨가 진행했던 소송은 패소로 막을 내렸다. 당시 서울중앙지법은 “영화 시작 전 광고는 관람객 이동 시간에 상영된 것으로 광고를 보고 싶지 않으면 자리를 피하는 등 선택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시청을 강요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극장 측에 따르면 스크린 광고는 영화관에 늦게 도착한 관람객들을 배려하기 위해 마련된 10분 정도의 에티켓 타임에 상영하는 것이고, 또 10분의 시간동안 비상시 대피요령, 휴대폰 끄기 요청, 쓰레기 수거요령 등 다양한 정보 등도 제공하고 있다고 정리하고 있다. 또 미국과 일본, 영국 등 해외에서도 10~15분 정도 에티켓 타임을 부여하고 있고 이 시간동안 대부분 광고를 진행 한 후 영화가 시작된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극장 업계의 현실상 스크린 광고가 규제되면 영화 티켓 가격이 인상돼 소비자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쟁점  3. 영화 시작 시간 고의 누락
시민단체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있어 중요한 사항(영화 시작 시간)에 대해 은폐 또는 누락한 행위에 해당해 이를 금지하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내지 소비자들을 기망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CGV측은 영화가 아닌, 광고를 관람하도록 해 영화 소비자인 원고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손해를 야기했으므로 이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위자료도 청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극장 측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왜냐면 본영화의 시작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불편을 줄이기 위해 티켓, 홈페이지, 모바일 등을 통해서 티켓에 표기된 시간 기준 10분 후 영화가 시작된다는 내용을 공지하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이러한 영화 시작 시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문화관광부는 이 같은 극장 스크린 광고와 관련한 논란이 여러 차례 되풀이되자 영화 상영 전 과다 상업 광고 자제 및 상영 시작 시간 준수협조를 극장에 모두 요청했고, 광고 시간 표시와 관련, 상영관들은 입장권 하단이나 극장 내 특정 공간에 광고 시간을 알리는 안내문을 게시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석민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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