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익볼 것이라는 응답도 54% 사인업계, 중국산에 잠식될 가능성이 클 듯…대비 필요해
한·중 FTA 체결에 대해 ‘잘된일’이라는 의견이 ‘잘못된 일’이라는 의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월 4일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2월 1일부터 12월 3일까지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한·중 FTA 체결에 대한 찬반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57%는 ‘잘된 일’, 29%는 ‘잘못된 일’로 대답했다. 14%는 의견을 유보했다. 한국과 중국 간 자유무역협정인 한·중 FTA 비준동의안은 지난 11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는 지난 2007년 4월 한미 FTA 협상 타결 직후 조사 결과와 비슷하다. 당시 한미 FTA 협상 타결에 대해 우리 국민은 ‘잘된 일’ 59%, ‘잘못된 일’ 31%로 평가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성, 연령, 지역 등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별로 한중 FTA 체결이 잘된 일이라는 평가가 높았다. 특히 60세 이상(72%), 새누리당 지지층(73%)에서 가장 긍정적이었다. 한중 FTA를 잘된 일로 보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572명, 자유응답) ‘교류/교역/무역 확대’(19%), ‘세계적 추세/어차피 해야 할 일’(13%), ‘수출 증가’(10%), ‘중국 시장 진출/시장 확대’(9%), ‘경제 활성화’(8%) 등 중국과의 교역 확대와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감이 주를 이뤘다. 반면 한·중 FTA를 잘못된 일로 보는 사람들은(144명, 자유응답) ‘농산물 개방/농민/농촌 피해’(35%)를 가장 크게 우려했다. 또 ‘우리나라에 불리한 조건’(17%), ‘불안함/손해볼 것 같음’(7%), ‘중국을 못 믿겠음/비호감’(7%) 등 중국에 대한 불신을 내비쳤다. 한중 FTA로 인한 우리나라의 손익 정도에 대한 전망을 물은 결과 ‘큰 이익이 될 것’ 15%, ‘어느 정도 이익 될 것’ 40% 등 우리 국민 절반(54%)이 이익을 낙관했다. ‘어느 정도 손해 될 것’은 13%, ‘큰 손해’는 4%였으며 28%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2007년 한·미 FTA 협상 타결 직후에는 우리 국민 59%가 ‘이익’, 35%가 ‘손해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당시와 비교하면 이익 낙관론은 비슷한 반면 비관론은 적고 의견 유보층 비중이 큰 편이다. 성, 연령, 지역 등 모든 응답자 특성별로 ‘이익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고 특히 여성(46%)보다 남성(63%)에서, 50대(67%), 새누리당 지지층(64%) 등에서 두드러졌다. 선행 질문에서 한·중 FTA를 잘된 일로 보는 사람들(572명)은 77%가 ‘이익 될 것’이라고 답한 반면, 잘못된 일로 보는 사람들(144명)은 60%가 손해를 우려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월 1일부터 3일까지 3일 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임의걸기)표본에서 무작위로 뽑아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7%였다. 정부는 한·중 FTA가 발효되면 10년 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96% 추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의 ‘한·중 FTA 영향평가’에 따르면 한·중 FTA가 발효되면 이후 10년간 실질 GDP는 0.96% 추가 성장하고, 소비자 후생은 146억달러 증가, 일자리는 5만3,805개가 창출되는 효과가 생긴다고 전망하고 있다.
▲사인업계, 중국산 제품 가격 더욱 낮아져 철저한 대비 필요해 그러나 사인업계는 첨단기술 분야와는 거리가 있고 영세 사업이기 때문에,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중국산에 잠식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관세(약 8~13%)가 철폐될 경우 중국산 제품의 경우 가격 경쟁력이 지금보다 더 강해지기 때문에 간판제작 및 실사 장비, 소재, LED 등 분야에서 중국산이 위력을 떨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CNC 및 레이저 커팅기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중국산이 국산에 비해 30% 가량 저렴한데, 관세까지 철폐될 경우 40% 정도 가격차이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앞으로는 저가의 중국산과 고가의 북미 또는 유럽산의 경쟁 구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최상급도 아니고, 최하급도 아닌 국산품의 포지션이 애매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더 힘들어 질 것이란 전망이다. 실사장비 유통업 관계자들도 앞으로 중국산 실사장비가 국내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일본산 실사장비가 9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향후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하는 눈치다. 이 분야의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실사장비의 품질이 3~4년 전과 비교해 볼 때 매우 성장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특히 현수막 등 고품질 출력을 요구하지 않는 분야에선 중국산 장비가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기술력이 올라섰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서 “현재 실사출력 분야는 장기적 내구성을 지닌 고품질의 출력물과, 단기적인 보급형 출력물 시장으로 나뉘는데, 후자의 경우엔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프린터를 사용해도 큰 무리가 없다”라고 평가했다. 실사소재 쪽 시장도 이러한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 몇 년 전만해도 시트, 플렉스 등 실사소재의 중국산 품질이 국산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낫지만 지금은 중국산이 많이 치고 올라왔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일부 관계자들은 저가 시장에선 중국산과 국산의 품질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 말할 정도다. 따라서 저가의 실사소재 분야에서 중국산 유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백릿 등 투명 필름 소재 부문은 당분간 중국산이 점유율을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사소재업계의 한 관계자는 “백릿 등 투명필름은 아직도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인데, 중국 업체들은 이들 소재 개발에 도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제대로 된 기술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백릿과 투명필름 등의 소재를 필요로 하는 실사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업체들이 개발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는 점이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인용에 필요한 LED 모듈도 중국산 점유율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도 대형 LED 유통업체들은 중국산 LED 모듈 제품을 대부분 유통하고 있으며, 사인용 LED 모듈시장에서 60% 이상은 중국산 제품들로 채워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국산 LED 모듈업체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LED 업계의 한 종사자는 “중국산 가격을 따라갈 수 없다. 지금도 중국산이 국산보다 저렴한데, 관세까지 철폐되면 국산 제품이 중국산과의 시장에서 싸울 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서 “우리나라의 요식업종의 1년 생존확률이 50%도 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따라서 음식점 등은 개업과 폐업을 수시로 하기 때문에 이들 간판에 필요한 LED 모듈의 품질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낮기 때문에 중국산 LED 모듈의 잠식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