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광고 등 현수막 물량 증가·라텍스와 중국산 프린터 약진 출력물 가격 하락과 UV 프린터의 고민
2015년 실사출력업계는 상반기에 있었던 메르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선전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올해 6월 터진 메르스 비상 사태로 전국의 축제가 대거 취소 또는 연기되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감소하면서 주요 관광지 및 대형 쇼핑센터 등의 매출 하락으로 실사출력물 수요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평가가 나왔다는 점은 매우 다행스럽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올해 하반기부터 신규 분양 현수막 광고 시장이 크게 확장된 게 가장 큰 요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국hp의 라텍스 프린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고 중국산 프린터가 상당한 인기를 모은 한 해였다. 그러나 출력물 단가 하락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한때 황금알을 낳을 수 있게끔 해줄 것이란 기대를 모았던 대형 UV 프린터의 약세가 눈에 띄었던 한해이기도 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출력시장에 인공호흡기가 된 현수막 광고 올해 실사출력시장은 신규 분양을 알리는 현수막 광고가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50만 가구가 넘는 신규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2000년 관련 조사가 진행된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33만854가구) 물량과 비교해 2배 가까운 양으로 2000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대 물량이라는 것. 이 같은 여세로 실사출력업체들은 현수막을 찍어대느라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로 바빴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의 한 실사출력업체는 하루 5,000장(5m×90㎝ 기준) 생산은 기본이고 1일 10,000장 출력을 목표로 했다는 전언도 나오고 있다. 현수막 광고가 이처럼 활기를 띠면서 실사출력업계에 상당한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침체됐던 현수막 원단과 잉크의 유통이 크게 증가했고, 프린터의 신규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진단되고 있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현수막 광고 물량이 급증하면서 이에 연관된 파생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라며 “향후 현수막 시장이 급감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지난해 세월호 사태와 올해 메르스 사태 등으로 아사 직전까지 갔던 실사출력시장이 분양 현수막 광고로 응급처치를 받아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라텍스·중국산 프린터의 약진 라텍스 프린터의 성장은 올해도 계속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 시장에 판매된 라텍스 프린터는 총 700여대 쯤으로 추측되고 있다. 특히 2014년 출시된 ‘라텍스300 시리즈’의 판매 추이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라텍스 프린터의 대중화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라텍스 프린터가 국내에 처음 선보인 것은 2009년. 당시 ‘HP디자인젯 L65500/25500 등이 출시됐는데 이 모델들이 1세대라고 한다면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300시리즈는 3세대라고 할 수 있다. 라텍스 프린터 사용자들의 평가 중 눈에 띠는 점은 내구성이다. 최상의 출력 퀄리티를 나타내면서도 옥내·외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의 요인이라는 것. 여기다 친환경 잉크를 사용함에 따라 냄새가 없고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없다는 점이 또 하나의 장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한국hp 관계자는 “hp 본사에서도 우리나라의 라텍스 프린터의 인기에 대해 매우 고무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12월 3일 개최된 아시아·태평양지역 hp 채널 킥오프 행사에서도 우리나라의 hp채널이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중국산 프린터의 약진도 볼만한 한 해였다. 특히 3.2m 솔벤트 프린터와 1.6m 수성 프린터의 판매가 눈에 띠게 증가했다. 중국산 프린터는 6~7년 전부터 국내에 들어와 판매가 되었지만 대부분의 모델들이 실패의 쓴 잔을 마셨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티피엠이 판매하고 있는 ‘옵티멈 3200’ 솔벤트 프린터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2월까지 약 80여대 가량이 판매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가격대비 품질이 안정적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대형 장비에 대한 니즈를 가졌던 출력업체들이 잇따라 들여 놓았다. 신화디피솔의 정태식 부장은 “옵티멈 3200의 돌풍은 프린터와 잉크, 소재의 가격이 기존의 솔벤트에 비해 모두 40% 이상 저렴하다는 점이 가장 크다”라며 “특히 사용해본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 판매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라고 평가했다. 중국산 수성 프린터의 판매도 가속도가 붙었다. TM프린터 총판인 한국미디어측에 따르면 지난 10월 코사인 전시회에 TM프린터를 출품한 이후 이 제품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었고 이에 따라 ‘100대 한정 판매 행사’가 최근 모두 완판됐다. 한국미디어 관계자는 “TM프린터는 우리나라의 현수막 제작 시스템에 가장 적합한 효율성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장비의 가격도 매우 저렴하지만, 소모품인 잉크의 가격도 매우 낮아 현수막을 대량으로 출력하는 업체들에게 아주 적합한 장비다”라고 설명했다.
▲출력물 가격 하락과 UV프린터의 고민 최근 1~2년 동안 영양실조에 걸렸던 실사출력업계는 신규 분양 현수막 덕분으로 기사 회생했지만, 출력물 가격 하락이라는 부작용을 피하진 못하고 있다. 5m×90cm 기준으로 장당 5,000원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가격으로는 순이익이 1,000원도 안된다”라며 “이는 외부적 요인이 아니라 실사출력업계 내부적으로 가격을 무너뜨린 것이기 때문에 매우 심각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가격 하락은 시대적 변화에 따른 필연적 결과라는 견해도 많다. 휴대폰의 경우 20년 전만 해도 1대당 100만원이 넘었지만, 지금은 공짜폰이 나오는 것과 같다는 이치다. 기술이 발전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되면 소비자 가격은 내려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실사출력업계가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때 도깨비 방망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UV 프린터 시장이 올해는 힘겨운 기색이 역력했다. 일부 실사출력업체에선 수 억 원대의 UV 프린터가 먼지가 쌓인 채 졸고 있는가하면, 또 다른 업체는 헐값에 중고 시장에 내다 판 경우도 많았던 한해였다. UV 프린터에 대한 정확한 공부가 없이 무작정 구매했던 업체들의 실수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UV 프린터는 장비 및 소재, 잉크 가격 등이 매우 특수하기 때문에 어떤 광고물에 어떻게 특화시킬 지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도입해야 한다”라며 “관우의 청룡언월도를 나무 베는데 이용하면 안되듯 UV 프린터는 고급 시장으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고급 거래처가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