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광고물등관리법 일부 개정안이 지난 12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은 공포일로부터 6개월 후인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개정된 법은 기존의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디지털 사이니지 합법화 등 산업 진흥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개별 조항의 내용들에 담긴 의미를 넘어 옥외광고 산업의 생태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된 법의 내용과 이에 따른 산업계의 향후 변화상을 분석해 본다.
1 산업 위상의 변화
■단속법→관리법→진흥법… 정부의 시각 변화 ‘주목’ 이번 개정에 따라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은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로 명칭이 바뀐다. 단순히 법의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니라 옥외광고물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이 달라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다. 정부가 옥외광고 산업을 단순 관리 대상에서 이젠 발전시켜 가야할 진흥의 대상으로서 보기 시작했다는 점을 의미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지난 1962년 태동한 광고물법의 첫 명칭은 ‘광고물 등 단속법’이었다. 법의 행정 주체도 지금의 행정자치부가 아닌, 경찰청이었다. 옥외광고를 단속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겼던 것. 이후 1990년 법의 행정 주체가 내무부(현 행정자치부)로 바뀌면서 법의 개정과 함께 명칭도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마침내 2015년 올해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라는 새 이름을 가지게 됐다. 옥외광고정책연구소 김정수 소장은 “단속의 대상에서 관리의 대상으로, 그리고 이번에 진흥의 대상으로 옥외광고 산업이 승격된 것은 약 50년의 시간을 거쳐 이뤄진 의미있는 변화”라며 “이런 산업의 위상 승격이 가져올 변화를 업계가 정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 시장 환경의 변화
■디지털 사이니지 합법화… 옥외광고 생태변화 예고 개정 법률에서는 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디지털 사이니지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법 2조 1항 옥외광고물의 정의에 ‘디지털 광고물’을 명시한 것. 디지털 광고물은 ‘디스플레이를 이용하여 정보·광고를 제공하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디지털 사이니지가 제도권 광고물로 인정받게 된 것은 산업적 측면에서 이번 개정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지금까지는 마땅한 법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아날로그 광고물의 규제 체계를 따를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옥외의 디지털 사이니지 대부분이 불법 광고물로 치부되던 형편이었다. 이런 제도적 문제로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관련 업계는 개정을 계기로 대대적인 산업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디지털 사이니지의 표시방법 등 세부사항은 향후 진행될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정부 한 관계자는 “시행령에서 현재의 17종 광고물 분류체계에 디지털광고물 1종을 추가할지, 아니면 기존 광고물의 표시방법에 디지털 방식을 더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디지털 사이니지를 진흥·감독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신설… ‘한국판 타임스 스퀘어’ 기대 한국판 타임스 스퀘어법으로 기대를 모았던 ‘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제도도 신설됐다. 이에 따라 미국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와 같은 옥외광고 명물거리가 국내에서도 생겨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자유표시구역은 특정 지역에 한하여 옥외광고물에 대한 규격·설치 장소 등의 규제를 풀어주는 제도다. 기존 유사 제도인 ‘광고물 자율관리구역’이 간판 등 자사 광고물에 한해 일정 부분의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제도였다면, 자유표시구역은 타사 광고 즉, 상업용 광고매체 설치에 대한 규제 완화를 목적으로 한다. 개정 법에 따르면 자유표시구역은 행정자치부 장관이 각 시·도지사가 제출한 기본계획을 검토해 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시·도지사가 광고물의 모양·크기·색깔·표시 또는 설치의 방법 및 기간에 대해 별도의 기준을 정할 수 있다. 의지에 따라서는 미국의 타임스 스퀘어 광장이나 영국의 피카딜리 서커스와 같은 광고물 자유지대의 조성도 가능하다. 또한 국제행사나 연말연시 등 특정시기에 개최되는 행사를 위해 특정한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경우에도, 한시적으로 자유표시지역을 조성해 운영할 수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금의 일정부분은 시·도 옥외광고 발전기금에 납부하도록 해 옥외광고산업 진흥 및 정비·개선을 위해 활용하도록 했다. 한편, 자유표시구역 신설에 따라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의 치열한 물밑 경쟁도 예고되고 있다. 옥외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규제 일변도의 국내 환경에서 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이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큰 이권이 걸린 제도인 만큼 정부가 보다 신중하게 세부사항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