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강조한 간판개선사업 추진… 불법현수막 해결방안 마련에 초점 “법 개정 따라 불법 규제는 강화되고 디지털 광고물은 활성화될 것”
공무원들 사이에서 옥외광고 관련 부서는 어렵고, 힘들며, 민원이 가장 많이 제기되는 기피부서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광고물 담당부서 공무원들에 따르면 광고물 행정은 민원인을 상대해야 할 일이 많고 그 만큼 업무 부담이 가중된다. 광고물에 대한 인·허가, 불법에 대한 단속·처벌 및 예방 등 대부분의 업무가 기→승→전→민원 업무로 귀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다 보니 많은 공무원들이 6개월도 채 못버티고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악순환이 반복돼 광고물 행정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기에 서울시가 전문성을 담보하기 위해 과거 선발했던 옥외광고물 별정직 공무원들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자부심은 늘상 옥외광고 행정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서울 관악구청에서 25년 가까이 옥외광고 업무만을 담당해온 이후일 주무관을 만나봤다. 그는 늘상 일상업무 외에 불법광고물 근절을 위한 행사를 주최하거나 아이디어 공모전 등에 참석하는 등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이후일 주무관을 만나 새롭게 바뀌는 법의 의미와 불법광고물 대책, 앞으로의 간판개선사업에 대한 계획 등을 두루 들어봤다.
-올해 옥외광고물에 관한 기본 법이 관리법에서 관리 및 진흥법으로 개정됐다. 각 지자체의 행정이나 정책도 많이 변화할 것같다. ▲새해 벽두부터 옥외광고업계 및 관련 행정업무 기관의 가장 큰 이슈가 된 내용은 바로 법 개정이었다. 경제불황, 유가하락, 세월호사건, 메르스 사태, 요동치는 환율과 엔화 등으로 지난 몇 년간 긴 불황의 터널을 걸어왔던 옥외광고 업계에 한 줄기 단비와 같은 소식이었다. 이제 진흥과 발전이란 두 날개를 얻어 뻗어나갈 일만 남은 것같다. 5~6년 전에도 제가 광고물 자유표시구역에 대한 내용을 제기한 적이 있었다. 권역별 가이드라인의 적절한 수정과 보완을 통해 명동은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처럼 화려할 필요가 있고, 주거지는 수수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 등을 얘기했었는데 마침내 현실이 됐다. 앞으로 불법광고물에 대한 단속도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법적인 가이드라인이 정해진 만큼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정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 조율과 협의를 통해 시·도 조례를 손보고 있는 단계여서 변화에 대해 이렇다라고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확실한 건 우리 관악구의 옥외광고 행정업무는 불법광고물 단속을 강화하되 점포주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며, 획일적인 간판개선사업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불법광고물 단속과 상생이 잘 와닿지 않는다. ▲지금 난무하고 있는 불법현수막은 대기업이나 대행사 등을 통해 집행되고 있는 것들이다. 동네 가게나 소규모 점포들의 현수막은 거의 없거나, 달더라도 자신의 건물 앞쪽에 달아놓는 게 전부다. 물론, 이런 행위도 불법으로 반드시 근절돼야 하나, 오랜 기간 행정을 해오다보면 인간적으로 안쓰러운 부분들이 많다. 가뜩이나 불경기에 소규모 점포주들에게 불법광고물 철거 및 과태료를 부과할 때 마음이 많이 좋지 않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공사장 가림막을 활용해 광고물을 부착하는 방안을 제도적으로 마련해 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 유럽에 출장을 갔을때 보니 프랑스 파리는 이런 공사장 가림막을 활용한 사례가 굉장히 잘 돼있었다. 광고물들이 가림막 전면에 래핑됐는데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 것 같았다. 또 얼마 전 중국 상하이에서 봤는데 자신의 업소를 리모델링하면서 예쁜 액자형태에 언제 오픈하니 그 때 다시 찾아달라는 멘트를 써놓았더라. 이러한 사례처럼 우리 실정에 맞게 제도화하면 영세한 점포주도 합법적으로 광고를 게재할 수 있게 될 것같다. 최근 행자부가 주최하고 옥외광고센터가 주관한 ‘바람직한 옥외광고문화를 위한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에 이같은 내용을 응모해서 대상을 받았다. 실현 가능하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불법현수막 대처 방안이 있다면. ▲전자 현수막게시대를 활용하면 불법현수막이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동안 전자게시대의 시설비와 운영비가 비싸고,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활성화되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존 업자가 운영하는 방식이 아닌 시설관리공단이나 구청 등 공공기관에서 직접 운영하도록 해 비용 자체를 줄이면 되지 않을까. 듣기로는 타 구에서도 전자현수막게시대 도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한다. 1개 구에 10개씩만 있어도, 전자현수막게시대 특성상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관악구의 간판개선사업은 어떻게 되는지. ▲올해는 시비 없이 구비 예산으로만 간판개선사업을 집행할 예정이다. 개선구간 거리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무엇보다도 디자인에 신경쓰고 싶다. 그동안 정비 위주 즉 낡고 노후된 간판, 규격에 맞지 않는 간판을 떼어내고 규격화되면서도 깔끔한 간판으로 교체사업을 진행했다면 올해에는 욕심을 좀 내서 정비와 함께 디자인적인 측면을 강화하고 싶다. 그동안 너무 규격화, 획일화만을 강조하다보니 점포의 특성을 살리지 못했었다. 이번에는 디자인업체와 시공업체를 따로 선정해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점포주도 자율적으로 참여해 디자인업체에 의뢰하고, 자부담을 하더라도 디자인력을 강화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 의견을 수렴해 간판을 재정비할 예정이다.
-현행법에 꼭 바꿔야 하거나,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정부 및 정당의 홍보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불법 분양 현수막 못지않게 거리를 도배하고 있다. 지정게시물이 아닌 곳에 걸려 있지만, 정당들은 현수막을 이용한 홍보 행위를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 보장하는 정당법 제37조를 든다. 그러나 옥외광고물등관리법에 의하면 불법이기 때문에 제거해야 함이 맞는데, 잘 실천되고 있지 않다. 행자부에서 직접 발벗고 나서서 법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다면. ▲우리나라의 도시 디자인은 유럽이나 선진도시에 비해 상당히 많이 떨어진다. 물론 많은 변화와 노력을 통해 현재까지 오게 됐지만, 제가 봤을 때는 아직 한참 모자란다. 간판개선사업, 불법옥외광고물 정비 및 단속 등 옥외광고물 담당부서의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 담당자가 어떤 마인드를 갖고 있느냐에 도시의 모습이 좌지우지된다. 전국 옥외광고물 담당공무원들이 전문성과 자부심을 갖고 맡은바 최선을 다해야 아름다운 경관과 도시미관을 자랑하는 도시가 될 것이다. 따뜻한 행정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