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작년 12월 24일 늦은 저녁. 연휴를 앞두고 모두가 들떠있는 이 날, 한 광고사의 계단 밑 문틈 사이로 늦은 저녁까지 간판 제작에 여념이 없는 작업자의 모습이 보였다.
“어렵고 고되지만, 일할 수 있어 즐겁다”
2016년 새해가 밝았다. 하지만 한해를 넘어가는 옥외광고업계의 겨울은 녹록치 않다. 한기 가득한 공장 속에서 간판을 구부리고 붙이는 손등은 찬바람에 곳곳이 터져 나가고, 손톱 밑의 검은 기름때는 사라질 줄 모른다. 하지만 손등을 때리는 찬바람 보다 더 서늘한 건 꽁꽁 얼어붙은 시장상황이다. 간판업 종사자들에게 겨울은 몸보다 마음이 더 추운 계절이다. 그저 오늘 하루 쉼 없이 일을 할 수만 있다면, 낡은 연탄난로에 의지한 공장 풍경에도 훈훈한 온기가 감돈다. 믹스 커피 한잔과 담배뿐인 잠깐의 휴식시간이 꿀처럼 달콤한 것도 바삐 일한 날에만 맛볼 수 있는 특권이란다. 그 무엇보다 힘든 것은 손등이 터질 일도, 손톱 밑이 검어질 일도 없이 머릿속 가득한 걱정과 함께 무료한 하루를 보내는 일이라는 게 지금 간판업자들의 마음이다. 차가운 날씨와 얼어붙은 경기 속에서도 오늘보다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간판업 종사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