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업체의 광고 전광판 합법적 이전·설치 막무가내로 불허 법원, “명백한 권리 침해… 19억5천만원 배상할 것” 판결
서울 강남구가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한 광고업체의 합법적 옥상 전광판 이전을 불허(不許)하다 2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물어주게 됐다. 구의 방침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감사원과 법원의 결정까지 무시한 강남구의 막무가내식 행정으로 인해 이 업체는 2년1개월간 매월 7600만원을 허공에 날려야 했다. 지난 1월 18일 서울중앙지법은 전광판 광고사업자 애드빅컴이 “근거 없는 방침을 앞 새워 합법적 영업을 방해했다”며 강남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강남구가 애드빅컴에 19억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애드빅컴측은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국민의 합법적인 경제활동 권리를 무시한 구의 불합리한 행정에 정당한 판결이 내려졌다고 자축하고 있다.
▲2009년 전광판의 이전·설치 두고 분쟁 시작 LED전광판 이전을 둘러싼 애드빅컴과 강남구의 대립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애드빅컴은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 건물 옥상을 임대해 고가의 LED 광고 전광판을 설치, 운영해 왔다. 하지만 설치 후 불과 2년 만에 건물이 재건축된다는 통보를 받고, 인근의 다른 건물로 전광판을 옮기기 위해, 2011년 2월 강남구청에 이전 설치를 신청했다. 하지만 강남구청측은 이전을 신규 설치에 해당한다며 이를 불허했다. LED전광판의 신규 설치가 강남구 조례에 근거한 고시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2012년 4월까지 옥상간판 허가를 받은 이 전광판은 신규 설치가 아닌데도 구가 이전을 신규 설치로 해석하고 금지한 것. 회사는 이해할 수 없는 구의 처사에 반발해 “해당 고시는 2008년 신규 설치 금지 조항이 빠진 새 고시로 대체됐다”며 감사원에 진정을 넣었다. 감사원 역시 “2007년 고시는 폐지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구에 처리를 요구했지만, 강남구는 옥상간판 신규 설치 금지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를 반려했다.
▲강남구, 법원 판결도 무시한 채 설치불가 입장 고수 이후 2012년 회사는 재차 신규 허가를 신청했다. 이때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현 옥외광고물 등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을 위한 법률) 시행령 개정에 따라 구의 ‘옥상광고물 신규설치 금지조항’이 실효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강남구는 서울시의 ‘옥외광고물의 특정구역 지정 및 표시제한 고시’가 준비 중이라는 이유를 들며 설치불가라는 입장를 고수했다. 신규 설치 신청서를 재차 불허되자 외사는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2013년 6월 승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단지 신규 설치라는 이유로 허가신청을 불허할 수 있는 법률상 근거 또는 대통령령, 서울시 조례상의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에도 불구하고, 2013년 8월 강남구는 “도시미관 훼손과 도시환경 저해가 불가피하다”며 설치를 끝내 불허했다. 그 사이 서울시는 ‘옥외광고물의 특정구역 지정 및 표시제한 고시’를 발표했고, 이 고시에는 ‘특정구역의 옥외 광고물 간 거리는 200m 이상 떨어져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결국 A사가 추진하던 전광판 이전 설치는 완전히 불가능하게 됐다. 이 고시의 내용은 고시 이전에 허가된 광고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만약 구가 원칙대로 허가를 해줬다면, 회사는 문제없이 광고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손해배상 재판서 애드빅컴 승리… 강남구는 항소 계획 결국 회사에게 남은 방법은 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것뿐이었다. 긴 소송 끝에 재판부는 애드빅컴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강남구청장이 이 사건을 불허가처분한 것은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과실로 법령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강남구는 원고에게 입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강남구가 적시에 전광판 설치 허가를 했다면 업체는 허가기간 3년 만료 시까지 매달 8,500만원의 수입을 거뒀을 것"이라며 이 금액에서 각종 비용과 전광판 신규제작 비용 등을 제외한 19억여원을 A사에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이와 관련 강남구측은 즉각 항소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판결문을 받은 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판결내용을 정확히 확인한 후 바로 항소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남구는 이외에도 법을 초월한 재량권 남용과 일관성 없는 이현령 비현령식의 자의적 옥외광고 행정으로 오래 전부터 논란과 분쟁을 낳아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