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광고 영업을 한다는게 정말 어려워요. 기본급이 거의 없으니 어떻게든 광고 인센티브로 먹고 살아야 하는데, 요즘은 한달에 광고 하나 따내는 것도 쉽지 않으니까, 식비·교통비라도 아껴야지 하는 생각이 커요. 점심은 외부에서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할 때가 많아요. 일반 밥집 절반 가격밖에 안하거든요.” 한파가 드리워진 겨울, 지하철 광고 영업사원 M씨(30대, 남)의 하루는 쉽지 않다. 얼어붙은 시장 경기로 인해 아무리 발품을 팔아도 실적을 만들기 쉽지 않은 까닭이다. 매출에 따른 인세티브 급여이기 때문에 이달을 공친 그는 월급날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마음은 착잡할 뿐이다.
▲경기한파에 영업사원 시름 깊어져 옥외광고시장의 한파와 함께 업계 영업사원들의 시름도 날로 깊어지고 있다. 특히 아직까지 업계에서 기반을 다지지 못한 젊은 영업사원들은 당최 실적이 나지 않는 통에 교통비·식비 보전에 급급해야 할 만큼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2000년대 까지만 해도, 옥외광고영업사원은 자기 역량에 따라 젊은 나이에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직종 중 하나로 꼽혔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매출에 따른 인센티브 급여를 지급하기 때문에 자신의 노력만큼의 수익이 보장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의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대부분의 광고매체가 최고가 입찰로 인해 가격경쟁이 거듭되며 매체 납입료가 상승하자, 직원들의 영업수수료 비율도 예전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가뜩이나 영업도 어려워진 지금, 인센티브 폭까지 줄어드는 통에 영업사원들의 한숨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옥외광고매체사의 영업직원 K씨(30대, 남)는 “광고매체사의 사정 자체가 나빠졌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수수료 비중이 동결돼도 사실상 떨어졌다고 봐야하는데 오히려 쪼그라들고 있어 문제다”며 “열심히 뛰어서 매출을 올려도 손에 쥐어지는 급여는 예전보다 줄었다”고 토로했다.
▲영업직간 부익부·빈익빈… 상대적 박탈감도 같은 회사 영업조직 안에 나타나는 부익부빈익빈의 격차도 크다. 기업 홍보팀과 여러 광고대행사를 꽉 잡고 있는 영업중진들은 일반 직장인들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고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업계에서 일한 경력이 긴 만큼, 다른 광고매체사 직원들과의 네트워크도 끈끈하기 때문에 소개를 통해 들어오는 광고도 적지 않다. 따라서 이런 중진 영업사원들과 젊은 영업사원들의 급여 격차는 10배 이상인 경우도 다반사다. 이런 고수익 영업사원들을 보면서 신입 등 젊은 영업사원들은 자신의 미래를 겹처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상대적 박탈감을 견디지 못하고 중도 포기해 버리는 일도 잦다 얼마 전 한 종합옥외광고대행사에서 퇴사했다는 L씨(20대 남)는 “규모 있는 광고를 집행하는 회사·대행사들은 선배들이 다 출입하고 있기 때문에, 젊은 영업사원들이 뚫기가 쉽지 않다”며 “신입사원의 입장에서는 남이 다 베가고 남은 논에서 이삭을 줍고 있는 것 같은 기분었다고”고 아쉬워했다. 한편, 선배들의 거래처를 피해가야 하는 젊은 영업사원들은 발에 땀나도록 뛰면서 새로운 기업을 발굴하는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새 기업 광고주를 찾는 게 워낙 어려운 일이다 보니 젊은 영업사원들이 학원이나 부동산, 음식점 같은 로컬 광고주를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 영업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훗날의 결실보다는 당장의 생활이 급하기 때문이다. 광고매체사 직원 M씨(30대, 남)는 “대행사나 큰 기업을 계속 두드려야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건 알지만, 당장의 생활을 위해선 로컬영업에 전념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해서 100~150만원이라도 벌여야 먹고 살 것 아니냐”고 어려움을 얘기했다.
신한중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젊은 옥외광고영업인들의 위한 선배들의 TIP! 최근 젊은 옥외광고 영업사원들이 영업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젊은 영업사원들에 대한 조언을 선배 영업맨들에게 구해봤다.
옥외광고매체사 C사 부장 K씨 “풍년은 끝났다. 한발이라도 더 뛰는 이만 살아남을 것” 경기가 좋았던 시절에는 기업들이 브랜드 자체를 노출시키는 데 만족감을 느껴서, 대부분의 광고가 연간계약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온라인·모바일 등 광고플랫폼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옥외광고도 전략적으로 단기 집행을 하는 게 대부분이다. 이젠 몇 개의 굵직한 광고주에 기대서 영업사원이 호의호식하던 시대는 끝났다. 올드맨이던 영맨이던 한발이라도 더 뛰고, 광고주에게 먼저 광고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식견도 갖춰야 한다.
버스광고매체사 대표 W씨 “시장의 흐름을 민감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 옥외광고는 정책적 사안에도 민감하고, 방송광고에 비해 광고주들의 변화도 빠르다. 따라서 시장의 흐름을 민감하게 파악해야 한다. 한 때 옥외광고 집행 비중이 매우 높았던 것은 주류 광고였는데, 당시 이 주류회사 광고주들에게만 기대왔던 영업사원들은 지금 아주 어렵다. 그에 반해 지금 광고를 이끌고 있는 모바일·게임 광고주를 조기에 발굴했던 영업사원들은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결국 시장의 변화를 긴밀하게 파악하는 영업사원이 성공할 수 있다.
K 조명회사 홍보팀장 L씨 광고를 집행하는 입장에서 이미 거래하고 있는 매체사 담당자이 십수명에 이르는데, 새로 거래를 트려오는 영업사원들은 셀 수도 없다. 사실 수십번을 찾아와야 겨우 얼굴을 익히게 되는데, 이것도 그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회사를 기억하게 되는 정도다. 찾아주시는 영업사원들께는 감사하고 또 죄송하지만, 굳이 조언을 드리자면 ‘잔매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계속 보게 되는 사람에게 아무래도 호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A 옥외광고대행사 대표 S씨 다른 매체사의 영업사원들과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영업사원들은 업계의 정보를 교류하고 서로 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경우가 상당하다. 평소에 거래에 관계에 있는 광고주가 새로운 매체를 찾을 때 적당한 매체를 물색해주기도 하고, 미디어 바잉을 하는데 있어 서로간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광고주 및 대행사와의 관계는 물론, 여러 매체사의 영업사원들을 두루 알아두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