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짜여진 무대, 가능성이 열렸다” 제도 개선으로 시장 환경 급변… 새로운 전략과 준비 시급
오래도록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온 옥외광고시장에 2016년은 정말 오랜만에 새로운 가능성의 시기로 다가왔다. 정부의 전향적인 스탠스 변화가 반영된 ‘옥외광고물 등 관리와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옥외광고진흥법)’이 시장 환경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도 변화와 더불어 업계 내부에서도 기존 경직된 체제를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올해가 옥외광고업계에 새로운 도전과 도약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여론이 팽배해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대한 불안감의 목소리가 새나오기도 한다. 기회와 위기, 동전의 양면같은 상황이지만 어느 쪽이 되든 새로운 전략과 준비가 필요한 시점임은 분명하다. 변화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이 포착되고 있는 지금, 시장의 기회 요인과 불안 요인을 함께 분석해 봤다.
시장 확대에 따른 기대 요인
■광고매체 및 신기술에 대한 법적 관용 대폭 확대
개정된 ‘옥외광고 진흥법’에서는 옥외광고 업계의 숙원과도 같았던 두 가지 제도가 마련됐다. 바로 ‘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의 신설과 ‘디지털 사이니지’의 합법화다. 변화된 제도가 지닌 의미는 명쾌하다. 새로운 광고매체 및 관련 신기술 적용에 대한 법적 관용도를 대폭 넓히겠다는 것. 따라서 법안이 본격 시행되는 올해가 옥외광고 시장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은 특정 지역에 한하여 옥외광고물에 대한 규격·설치 장소 등의 규제를 풀어주는 제도다.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시·도지사가 광고물의 모양·크기·색깔·표시 또는 설치의 방법 및 기간에 대해 별도의 기준을 정할 수 있다. 의지에 따라서는 미국의 타임스 스퀘어나 영국의 피카딜리 서커스와 같은 광고물 자유지대의 조성도 가능하다. 따라서 향후 해당 지역 선정이 이뤄지면, 지금껏 제도적으로 원천 불가능했었던 초대형 전광판, 건물 전면 래핑광고 등 다양한 광고매체 구축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또한 규제 관용도가 큰 만큼 기존 매체보다 훨씬 임팩트있는 광고매체가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디지털 사이니지 합법화 또한 같은 맥락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광고매체에 대한 업계의 도전의식이 강한 만큼 다양한 신매체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 또한 현재까지 사실상 불법이었던 매장의 윈도 디지털 사이니지와 거리의 미디어폴, LED전자현수막 등을 합법적 광고매체로 운영할 수 있게 되면, 해당 매체의 신규설치 또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불법광고물 규제 강화와 제도권 매체의 경쟁력 향상
불법광고물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 및 단속 의지도 업계에는 아주 긍정적인 신호가 되고 있다. 불법 광고물 규제 강화에 따라서 이제껏 현수막 등 저렴하면서도 효과가 높은 불법광고에 편중돼 있던 광고 수요가 제도권 매체쪽으로 돌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옥외광고 진흥법’에는 불법 광고물을 더 강력하게 관리할 수 있는 여러 행정 조항들이 신설됐다. 우선 불법 광고물 단속에 대한 시·도지사의 권한을 확대했다. 이제까지는 옥외광고물의 단속권한이 시장·군수·구청장에게만 있었기 때문에 시·도 차원에서 강력하게 단속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전반적인 단속의 강화를 넘어 기초자치단체 사이에 나타났던 단속 집행의 편차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벌금 제도도 더욱 강화된다. 현재 옥외광고물등관리법에 의하면 불법현수막은 불법유동광고물에 포함되기 때문에 설치시, 최대 500만원을 과태료로 물릴 수 있도록 돼 있다. 이 규정에 따라서 지차체들은 전체 불법 광고물에 대해 합산 500만원만을 부가해 왔다. 하지만 최근 행자부는 이 규정에 ‘장당’이라는 문구를 추가함으로써 합산 금액의 제한을 없앴다. 일례로 불법 분양현수막 100개를 설치할 경우 장당 10만원만 과태료를 매겨도 총 1,000만원의 금액을 물어야 한다. 또 법률에서는 배제됐지만, 여러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현수막 수거보상제’ 제도도 불법 현수막 등의 광고물 단속에 힘을 싣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개정된 법안은 적법한 광고매체에 대해서는 더 유연해졌지만, 불법 광고에 대해서는 더욱 엄해졌다”며 “모든 광고를 제도권 매체로 끌어들이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 변화에 따른 불안 요인
■ 매체 난립에 따른 경쟁 가열… ‘치킨게임’ 우려돼
다양한 신매체의 등장이 가능케 되고 그에 따라 예상되는 옥외광고시장의 성장은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벌써 매체 난립으로 인한 과열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광고 집행 규모가 매년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광고매체들의 우후죽순 등장은 시장 전체의 성장에 앞서 기존 시장을 쪼개고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아직 미국이나 유럽 같은 관광대국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을 조성하고 대형 매체들을 포진시킨다 해도, 타임스 스퀘어처럼 해외 기업들의 광고를 대거 유치하기가 쉽지 않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 옥외광고 매체사 관계자는 “다양한 매체의 등장은 시장 성장의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수요가 따라주지 못하는 상태에서의 매체 난립은 과련 기업들의 고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디지털 사이니지 또한 그동안 국내에서는 성공한 매체보다 실패한 사례가 많은 만큼 ‘합법화=시장성장’이라고 단언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 중소기업 위주 시장에 대기업 가세하는 단초 될 수도
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제도에 따른 한국판 타임스 스퀘어나, 새로운 디지털 사이니지 광고매체 개발은 모두 대규모 시설투자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이제까지 옥외광고 시장을 만들어 왔던 중소기업들이 리드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새로운 제도들이 중소기업 위주의 옥외광고시장에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들을 우루루 몰들게 하는 단초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옥외광고 분야에서 오랜 노하우를 쌓아온 전통의 광고기업들도 대기업들과의 입찰경쟁은 쉽지 않은 부분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지금까지 옥외광고 시장에 대기업들이 진출한 사례가 많이 있지만, 시장 상황만 혼탁해졌을뿐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사례는 거의 없다”며 “새로운 제도의 도입이 옥외광고 시장에 대한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진출을 다시 부채질하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