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광고물 사라지면 시장 선진화는 더 빨라질 듯 UV프린터·디지털커팅기 등 첨단 장비 수요 증가 전망
실사출력업계의 새해 분위기는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정부가 옥외광고산업을 진흥시키되 불법 광고물은 철저하게 근절시키겠다는 의지를 지난해 연말 옥외광고시장에 던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수막과 에어라이트 제작에 사용되는 전사출력 비중이 높은 실사출력업체들로서는 매출에 불똥이 튀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달리 실사출력업계가 이번 기회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강하게 제시되고 있다.
▲불법광고물 규제 강화에 따른 실사출력업계 영향은? 지난해 연말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옥외광고업계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환영한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기존의 규제 일변도 법체계를 벗어나, 옥외광고 산업 진흥을 위한 내용 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법의 명칭이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서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로 바뀌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진흥’이라는 단어가 지닌 무게감이 이 같은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실사출력업계에선 두려움이 엿보이기도 한다. 특히 현수막 및 에어라이트 출력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의 긴장된 분위기는 꽤 강하다. 우선 불법 광고물 단속에 대한 시·도지사의 권한이 올해부터 확대된다. 법 10조(위반에 대한 조치)에서는 시·도 지사가 시·군·구와 함께 합동으로 단속하거나 교차해 단속할 수 있도록 한 항목을 신설해 단속의 실효성을 높인다. 신설된 내용에 따르면 시·도지사는 이 합동점검의 결과를 각 지자체장(시·군·구)에게 통보해야 하고, 통보를 받은 지자체는 해당 불법 광고물에 대한 조치를 취한 후, 이행 결과를 시·도지사에게 보고해야 한다. 통보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자체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시·도지사는 이에 해당하는 조치를 직접 취할 수 있다. 즉 시·도지사가 불법 광고물을 직접 행정 조치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 것이다. 이제까지는 옥외광고물의 단속권이 시장·군수·구청장에게만 있기 때문에 시·도 차원에서 강력하게 단속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일선 지자체가 불법 광고물 단속을 회피하는 경우 시·도지사가 직접 행정조치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합법적인 광고로 사용되는 현수막과 에어라이트의 물량은 얼마 되지 않는다”라며 “각종 분양광고 및 로컬광고는 대부분 길거리 불법 유동 광고물에 집중되기 때문에 불법 광고물로 사용되는 비중이 훨씬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불법 광고물 규제가 강화될 경우 실사출력업체들의 매출에 상당한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불법 광고물이 근절될 경우 실사출력장비와 잉크·소재 등을 제작·유통하는 업체들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루빨리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UV·에코솔벤트·라텍스 프린팅 작업 증가할 듯 올해는 실사출력업계가 한 단계 더 도약 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해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현수막 출력물에 대부분 의존하던 실사출력업체들이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상품 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여 년간 이어진 현수막 시대가 저물 때가 됐다”라며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합법적으로 광고를 할 수 있는 매체들이 많이 개발될 것으로 보이며, 실사출력업체들도 이에 발맞춰 다양한 아이디어와 소재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최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2개 업체는 지난해 연말 동시에 수억 원을 투자해 회사의 체질 개선을 시작했다. A업체는 지난 12월 말 ‘준드 디지털커팅기’와 ‘efi 뷰텍 H1625 UV프린터’를 도입했다. B업체도 ‘준드 디지털커팅기’를 A업체와 같은 달 구매했고, 이보다 앞서 2개월 전에는 ‘hp라텍스 360’을 들여 놓았다. A업체는 3억 여원, B업체도 1억 5천여 만원을 투자했다. 두 업체 관계자는 모두 “현수막에 의존하지 않고, 부가가치가 높은 시장으로 방향을 전환하기로 했다”라는 공통된 의견을 전했다. 이들과 같은 고양시에 있는 C업체도 지난해 ‘콩스버그 디지털커팅기’와 ‘미마끼 JFX200-2513 UV프린터’, ‘hp 라텍스360 프린터’를 잇따라 구매했다. 이 업체는 현재 현수막 제작은 일체 하지 않고 있다. C업체 대표는 “현수막 제작에 대한 유혹에 빠진 적이 많다”라며 “그러나 현수막을 생산할 때 투자되는 시간과 노동력에 대한 대가가 너무나 낮기 때문에 우리는 과감하게 현수막 시장을 버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부가가치가 높은 실내·외 광고물 제작에 집중하면서 투자대비 생산성이 매우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D업체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hp 라텍스 3.2m 대형 프린터를 구매하기 위해 대리점을 통해 견적을 내고 있는 것. 딜리의 대형 UV프린터도 이미 도입해 놓았다. 이 업체 대표는 “현수막 제작이 주력이지만,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UV프린터와 라텍스 프린터를 활용해 현수막 외에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라며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A·B·C·D 업체 대표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결국 앞으로는 현수막 제작보다는 부가가치가 높고 품질이 더 높은 실사출력물 시장으로 가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옥외광고업계 관계자는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단기적으로는 실사출력업계가 매출이 떨어지는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지만, 현수막 제작 등 낮은 단가의 출력시장에서 가격 경쟁만 하기 보다는 이번 기회에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가격 경쟁이 아닌 품질 경쟁 시대가 시작됐다고 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실사출력업체들은 고품질의 출력물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