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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6 13:23

제일기획 해외매각 추진… 광고계 촉각!

  • 편집국 | 335호 | 2016-03-16 | 조회수 2,761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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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광고기업 퍼블리시스가 인수 추진

국내 최대 광고회사인 제일기획 지분의 해외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광고업계는 향후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선두주자인 제일기획의 거취는 그 상징성은 물론 침체된 광고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블룸버그통신 등의 외신은 프랑스 광고회사 퍼블리시스가 제일기획 지분 30%를 공개매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퍼블리시스는 WPP, 옴니콤에 이은 전세계 3위 광고 회사로, 자회사인 스타콤이 삼성전자의 해외 TV광고 중 일부를 맡고 있다. 지난 2014년 매출액은 72조5,500억 유로다. 제일기획의 12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퍼블리시스는 2014년 미국 광고회사 옴니콤과의 합병이 무산된 이후 프록터앤드갬블(P&G)·로레알 등 북미 지역 주요 광고주를 잃는 등 경영상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제일기획이 강점을 보유한 중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일기획은 42개국에 6,000여 명의 직원을 둔 세계 15위 규모의 글로벌 광고회사다. 지난해 영업 총이익 9,487억원 중 해외 비중은 72%다. 해외 사업에서 중국 비중은 33%다.
퍼블리시스로서는 미국, 유럽에 비해 약했던 아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삼성의 광고 대행물량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제일기획을 눈여겨볼 만하다. 제일기획 역시 글로벌 순위 3위인 퍼블리시스를 활용, 해외 비계열 광고주를 확보해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수도 있다.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제일기획 매각의 성사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제일기획 광고 물량의 70~80%에 이르는 삼성전자 광고를 향후 몇년간 보장할지를 놓고 현재 삼성과 퍼블리시스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기도 한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매각이 성사되려면 인수자의 의지가 분명하고, 인수 조건에 관해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삼성이 매각에 적극적이라 해도, 광고시장 상황을 볼 때 해외 업체가 수천억원의 거액을 들여 인수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를 바라보는 광고업계는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990년대 우리나라에 외국계 광고회사가 들어올 때에는 광고대행 능력 향상이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지금 국내 회사들은 글로벌 수준에 이르렀다”며 “제일기획을 비롯해 국내 광고업계가 크게 얻을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국내 광고기업의 해외 매각 사례

국내 광고회사의 해외 매각사례는 이전에도 몇 차례 있었다. 그룹사들은 외환위기를 겪으며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광고계열 자회사를 매각했다.
SK는 1998년 자회사인 태광멀티애드를 TBWA에, 현대는 1999년 금강기획을 영국계 코디언트그룹(CCG)에 넘겼다. LG는 2002년 구조조정 차원에서 계열사 LG애드(현 HS애드)를 영국의 다국적 광고그룹인 WPP에 매각했다가 2008년 다시 인수한 바 있다.

 
포커스   제일기획의 매각이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매각의 배경과 현실성에 대한 의문들도 제기되고 있다. 아래에서는 두 가지 이슈에 대해 정리해 본다.

경영난 퍼블리시스, 제일기획 인수 현실성 있나?

퍼블리시스가 제일기획의 인수합병이 가능할 지의 여부도 주목된다.
프랑스 자산관리회사 나틱시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퍼블리시스는 미국 옴니콤, 일본 덴쓰 등 글로벌 광고회사들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퍼블리시스는 실적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주가가 전년보다 12.6% 하락했다. 경쟁사들의 하락폭보다 26% 더 낮게 거래되는 것이다. 달러 대비 유로화 환율 하락으로 글로벌 광고 회사들의 자금 동원력이 커진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퍼블리시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은 20%에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환율, 주가하락 등으로 인한 적대적 M&A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악재는 또 있다. 지난해 월마트, 몬델리즈, P&G, 코카콜라 등 대형 고객사들이 퍼블리시스를 떠났다.
옴니콤은 2013년 퍼블리시스를 대상으로 합병을 시도한 바 있다. 덴쓰도 M&A를 통해 몸집을 불려온 만큼 이번 기회에 퍼블리시스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처럼 퍼블리시스가 경영난에 빠지면서 제일기획과의 지분매입 협상도 진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삼성그룹은 계열사들이 보유한 제일기획 지분을 퍼블리시스에 매각하는 내용의 협상을 진행한 바 있지만 양측의 조건이 맞지 않아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제일기획이 퍼블리시스와의 매각협상과 관련해 “주요주주가 글로벌 에이전시들과 다각적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제일기획이 퍼블리시스에 매각될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사업재편을 위해 계열사들을 정리하고 사옥까지 내 놓고 있지만 밑지는 장사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적자를 내는 상황도 아닌데 굳이 제일기획을 불리한 조건 속에서 팔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기획 매각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해소 차원?

대체적으로 광고업계는 소위 인하우스 에이전시라고 불리는 대기업 계열 광고대행사가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삼성그룹 제일기획을 필두로 현대차그룹 이노션, LG그룹 HS애드, 롯데그룹 대홍기획, SK그룹 SK플래닛이 부동의 ‘톱5’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총수 일가를 고발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일감 몰아주기를 강력히 규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지난해 시행된 이후 대기업 계열 광고사들은 일감 몰아주기 이슈 해소 차원에서의 지분 매각 등의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이번 제일기획의 매각도 이처럼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규제 해소에 대한 일부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일기획의 매출은 삼성 그룹 차원의 매출이 70%에 달한다.
이와 관련, 지난해 한화그룹은 광고계열사인 한컴을 204억원에 두산그룹 광고계열사인 오리콤으로 넘겼다. 그룹 차원의 비주력 사업 정리 방침과 일감 몰아주기 규제 해소 차원이었다.
두산그룹은 오리콤을 업계 5위권 언저리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겪었다. 2014년 기준 오리콤과 한컴의 광고취급액 순위는 각각 8위와 9위였다.
포스코 역시 일감 몰아주기 해소 차원에서 지난 2010년 설립한 포레카를 컴투게더에 매각했다. 포레카는 매출 대부분을 계열사로부터 내 왔으며 수 년간 일감 몰아주기 이슈 해소를 위해 매각이 추진돼 왔다.
롯데그룹 계열의 대홍기획도 실사까지 참여했지만 중소 독립 광고대행사 컴투게더에 고배를 마셨다.

신한중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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