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광고 허용범위 두고 ‘정부 VS 업계’ 날선 대립 정부 “전면 허용으로 가닥”… 업계 “전면 허용은 영세업체 몰락”
정부의 옥외광고물등관리진흥법 시행령 개정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광고물의 허용범위를 두고 정부와 업계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또 법 개정 작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학계 인사들 사이에도 시각차가 현격해 시행령 개정과정에 험난함이 예상된다. 시행령 개정을 앞두고 지난 3월 16일 한국지방재정공제회관에서 행자부 주최로 개최된 ‘옥외광고산업 발전을 위한 산·학·관 간담회’에서 행자부는 ‘시행령 추진경과 보고’를 통해 디지털광고를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음을 밝혔다. 우선 ▲벽면 이용 광고물 ▲옥상 광고물 ▲지주 이용 광고물 ▲창문 이용 광고물 ▲교통시설 이용 광고물 ▲교통수단 이용 광고물 ▲공공시설 이용 광고물 등에 대한 디지털광고 표시기준을 마련했다. 따라서 정부 방안대로 시행령이 마련되면 디지털 광고매체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버스 등 차량을 광고매체로 이용하는 교통수단 이용 광고물의 경우 교통안전 및 혼잡 등의 문제가 야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금조성용 광고사업에 편입시켜 정부 관리하에 진행한다는 게 행자부의 입장이다. 또 창문과 건물 벽면을 이용하는 디지털 광고물의 경우 자사광고와 타사광고를 모두 허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자사광고만을 우선 허용하고 일정기간 효과 판단 후 타사광고까지 허용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광고 허용지역에 있어서는 주거지역과 시설보호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에서는 모두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LED전자게시대의 경우 예외규정을 둬 주거지역에도 운영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안이다. 행자부 주민생활환경과 이준식 팀장은 “디지털 광고 허용 등 산업진흥에 목적을 두고 있는 만큼 가급적 규제를 푸는 방향으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다만 일부 부작용 등이 우려될 수 있는 부분과 관련해 부처간 협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정부의 디지털 광고 전면허용 기조에 대해 옥외광고 대행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디지털 광고를 모든 상업지역에서 가능하게 한다면 무분별한 광고매체의 난립이 불가피하고, 엄청난 숫자의 광고사업자를 양산해 결국은 시장의 질서가 일시에 붕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옥외광고미디어협회 한봉호 부회장은 “국내에 약 3만여개의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있는데, 디지털광고의 전면 허용은 이런 기업들을 모두 광고사업자로 둔갑시킬 것”이라고 지적하며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광고매체를 운영하면 하청 및 납품업체들에게 광고를 요구하는 갑질 행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정부 방침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현재 영세 옥외광고기업들이 CJ그룹과 KT, 동아일보 등의 대기업들에 광고매체를 다 빼앗기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형태로 시행령이 마련되면 영세사업자들은 모두 고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4년 전 옥외광고 관련법령 개정때 산업의 진흥에 초점을 맞춰 작업에 참여했던 한국광고홍보학회 이종민 회장 또한 “초기 법령개정 추진때는 무분별한 디지털 매체의 난립 등 디지털광고의 허용에 따른 여러 문제점들이 예상됐기 때문에 광고자유표시구역 안에서만 디지털 광고를 허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며 “하지만 지금의 시행령은 모든 지역에서 디지털 광고물을 전면 허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부작용의 위험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스마트사이니지포럼의 오세훈 부의장은 “많은 디지털사이니지 광고매체가 나타났지만 대부분 사업적으로 실패했다”며 “무조건 사업적인 형태로 진행되는 것보다는 미디어아트적 개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행자부 주민생활환경과 허만영 과장은 “4년 전과 지금의 환경은 많은 변화가 있기 때문에 시대에 맞는 시행령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지금 제대로 법적 장치를 만들어 놓지 않으면 다시 법을 바꾸기 어려운 만큼, 최대한 시대·환경적 흐름을 반영해 시행령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허 과장은 이어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고, 방향만 제시한 만큼 최악의 상황만을 가정해 판단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행자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4월중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