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현수막 규제 강화 등 맞물리며…게릴라 현수막 업체 일부 폐업 일부 소재·잉크 유통업체 ‘돈맥경화’ 시달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된 현수막 등의 제작 물량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 4·13 총선거가 실사출력업계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불법현수막 규제 강화로 인해 일부 게릴라 현수막 업체들이 폐업하면서, 소재와 잉크 등을 납품하던 일부 유통업체들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빚 좋은 개살구 실사출력업계에 따르면 올해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지난 19대 국회의원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선거구 안의 읍·면·동마다 1매의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에 따라 올해 선거 역시 현수막 물량은 기대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특히 정부 및 지자체들이 선거를 독려하는 ‘캠패인성 현수막’도 과거와 달리 크게 감소된 것으로 알려져 선거철은 이제 ‘큰 장날’이 아닌 셈이 됐다고 실사출력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67조(현수막) 제1항에 따르면 후보자는 선거운동을 위하여 당해 선거구안의 읍·면·동마다 1매의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다. 제3항엔 제1항의 현수막의 규격 및 게시방법 등에 필요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으로 정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실사출력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수막으로 정당과 후보자를 알리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지금은 인터넷과 모바일 등을 활용한 후보자들의 광고가 경쟁적으로 펼쳐지고 있어 현수막을 통한 홍보는 앞으로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실제 정당인들도 현수막 관련 홍보는 지양하고 있음을 공공연히 알리고 있다. 지난해 10월23일 서울시 관악구청 대강당에서 개최된 ‘현수막 정비·관리방안 정책토론회’에 참여한 정우윤 (舊)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 홍보국장과 민영진 새누리당 관악구의회 부위원장 등은 한 목소리로 정당인으로서 불법현수막 게시는 시민들에게 모범이 될 수 없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정 홍보국장은 “정당의 거리 현수막의 효과와 필요성은 높으나, 관리상 문제가 심각하고 시각적으로도 도시 미관을 해치기 때문에 감소시켜 나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라며 “현재 시·도당 및 지역위원회는 거리 현수막 담당자를 선정해 현수막업체 리스트를 관리함과 동시에 거리 현수막 게첨 및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민 부위원장도 “정당 및 공공기관은 행정 현수막 게시대, 행사용 깃발 현수막, 시민게시판 등의 적법한 홍보수단을 이용해 홍보업무를 추진해야 할 것이며, 디지털시대에 맞는 홍보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한 실사출력업계 관계자는 “선거를 독려하는 거리의 캠페인 광고도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거리를 걷다보면, 현재 총선 기간이 정말 맞는지 의아할 정도로 거리 풍경이 조용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회의원 선거가 실사출력업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게릴라 현수막 업체 잇따른 폐업 소식 올해 들어 인천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게릴라 현수막을 전문으로 생산해오던 업체 3~4 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지자체의 강력한 불법현수막 단속 강화로 인해 분양 현수막 등 대량으로 게첨되던 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 폐업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재와 잉크 등을 납품하는 유통업체들도 일부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실사출력업계에 어떤 영향이 미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시에 위치한 A업체는 실사출력장비 약 20대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최근 자금난에 시달리다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관계자에 따르면 A업체는 2억 여 원의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았고 소재 및 잉크 등 부자재를 공급해 오던 업체들은 그 값을 제대로 지급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에 있는 B업체 역시 소재와 잉크 값 등을 치르지 못해 사용하던 실사출력장비를 소재 업체에게 넘기고 문을 닫은 것으로 소문이 났다. 한 실사출력업체 관계자는 “현수막을 전문적으로 대량으로 찍어내는 업체들은 앞으로 폐업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부가가치가 높은 실사출력물 생산쪽으로 기술을 축적시키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최근 일부 현수막 제작업체들의 폐업 영향 때문인지 소재유통업체들은 현금이 말라서,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에 걸린 것 같다”라고 추측했다. 실사장비와 잉크, 소재 등을 납품하고 있는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올해 1~3월 달은 최악의 미수금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라며 “매달 조금씩이라도 결제해 주던 업체들도 최근 들어 단돈 10원도 입금 시켜주지 않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다”라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