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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3 13:18

명품브랜드 패러디 간판 사용한 통닭집, 거액 배상할 판

  • 신한중 | 339호 | 2016-05-03 | 조회수 2,904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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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상호·이미지 무단 도용해 1,500만원 배상 판결
법원 “원래 상표의 식별력이나 명성 손상하는 행위 안돼”


명품 브랜드를 인용한 상호를 간판에 쓴 한 자영업자가 해당 명품업체로부터 고유한 브랜드명을 쓰지 말라는 가처분 소송을 당했음에도, 이행하지 않다가 일천만원대의 벌금을 물게 됐다.
김씨는 지난해 7월 통닭집을 열었다. 통닭을 파는 18평 규모의 작은 가게로 명품 브랜드 ‘LOUIS VUITTON’(루이비통)을 응용해 ‘LOUIS VUITON DAK (루이비통닭)’이라는 간판을 달았다. 홍보를 위해 남녀노소 누구나 알고 있는 명품 브랜드를 응용한 것으로 김씨의 아들이 생각한 아이디어였다.
이 아이디어는 기대 이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고, 통닭집은 기분 좋은 출발을 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얼마 후, 이 사실을 알게 된 루이비통측은 간판과 상호를 포함해 브랜드를 상징하는 모든 것들의 사용을 즉시 그만두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이미 적잖은 돈을 들여 간판 및 인테리어를 모두 마친 김씨로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였다.
결국 루이비통측은 작년 9월 법원에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했다며 자신들과 유사한 이름과 로고 사용에 대해 금지해 달라고 가처분 소송을 냈다.
이에 법원은 화해권고 결정을 내려 “김씨가 본안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명품 브랜드 이름이 연상되는 가게 이름을 사용해선 안 되고 이를 위반하면 하루에 50만원씩 루이비통 측에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김씨는 법원의 결정을 그대로 따를 수 없었다. 결국 알파벳 철자의 띄어쓰기를 바꾸고 앞에 ‘차’(Cha)를 붙여 ‘차 루이비 통닭’(Cha Louisvui Tondak)으로 간판을 바꾼 뒤 영업을 계속했다. 그러나 루이비통 쪽은 발끈했다. 김씨를 상대로 간접강제금 1450만원(29일×50만원)을 지급하라는 강제집행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고, 이에 김씨 또한 지난 2월 강제집행을 중단해달라는 소송을 냈으나 지난 12일  결국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은 “띄어쓰기를 바꿨지만 알파벳이 동일하고 이름 앞에 ‘cha’를 덧붙였지만 여전히 ‘루이비통닭’으로 읽힌다”며 김씨가 화해권고 결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김씨가 바꾼 이름도 루이비통 상표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상표가 갖는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 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어쩔 수없이 루이비통측에 분할상환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배상금을 내지 못한 김씨의 가게는 냉장고, 닭튀김 기계, 전자레인지 등에 대한 압류 통보가 나온 상태다.
패러디 간판이라는 소재로 벌어진 이번 일련의 사태를 두고, 간판업계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간판 디자인 업체 A사 관계자는 “어떤 브랜드가 대중에게 인식되기 까지 기업은 엄청난 투자와 노력을 하는 만큼, 디자인 및 브랜드 도용은 기업에게 매우 예민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간판업체 B사 관계자는 “간판에서도 ‘패러디’는 하나의 문화로 고착돼 온 바 있다”며 “브랜드 자체를 표절하는 게 아니라, 패러디한 것은 하나의 문화이자 재미로서 이해할 수 있다고 보는데, 과한 처사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한중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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