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제작업종에까지 외국인 근로자가 빠르게 증가됨으로서 내국인 근로자들의 설자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간판제작업체에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중국 등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가 상당한 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6~7년 전만하더라도 간판제작업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는 많지 않았다. 업종의 특성상 손기술과 노하우가 일정부분 필요하고 업무지시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야 좋은 품질의 간판을 제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금기가 깨지고 외국인 근로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공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경기도 A시에 위치한 하청 위주의 B 간판제작업체엔 외국인 근로자가 4명이 있다. 총 생산직 직원 6명 중에서 외국인이 4명인 것. 4명의 근로자는 모두 태국인으로 고용복지센터로부터 소개 받아 채용된 근로자들이다. 인근의 또 다른 하청 전문 C 간판업체는 생산직 근로자가 4명인데 외국인이 3명이다. 두 업체의 공통점은 이제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일을 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B 업체 대표는 “하청 전문으로 간판을 대량 생산하기 시작한지가 4년 정도 됐는데,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지 않으면 회사가 버티기 어렵다”라고 토로했다. 가장 큰 이유는 제품 단가 하락과 납기 때문이라는 것. 그의 말에 따르면 현재 B사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월 급여 140만원을 주고 있다. 야근과 휴일 특근 시에는 법적으로 지정된 추가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내국인을 채용하게 되면 월 평균 1인당 200만원 이상의 급여를 지급해야 하고, 야근과 특근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가 없어 상품 납기를 놓치기 쉽다고 말한다. B 업체 대표는 “또 하나의 이유는 내국인을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가 없는 상황도 이유다”라며 “간판 하청일을 하기 위해선 공장 임대료가 낮은 구석진 시골 공장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내국인들은 도시 근교에 있는 공장을 선택하고 있어 직원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다”라고 하소연했다. C 업체 대표도 비슷한 의견을 내고 있다. 그는 “고용복지센터를 통해 소개 받은 외국인 근로자는 합법적으로 취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근무가 가능하고, 돈을 벌어서 자기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목표가 뚜렷하기 때문에 야근이든 휴일 특근이든 마다하지 않고 일해 회사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C 업체 대표는 이어서 “불법 체류자는 이직율이 높아서 처음부터 아예 채용하지 않고 있어 외국인 근로자의 이직률이 그리 높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서 “현재 간판 납품 가격이 10년 전에 비에 60% 이상 하락한 상황에서 내국인을 채용해 회사를 꾸려가기엔 불가능하다”라고 평가했다. 외국인 근로자 채용이 활발하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자동화 시스템이다. 채널밴딩기 및 CNC조각기, 레이저커팅기 등의 다양한 장비가 보편화되면서 근로자 개인의 기술력보다는 뛰어난 성능의 장비가 간판을 만들어내는 시대로 변화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회사의 자본력이 근로자의 손기술보다 더 중요하게 된 것. 사인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량 생산 시스템의 하청 전문 간판업체들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는 외국인을 채용하지 않고 내국인 근로자만 활용해 간판을 제작하는 업체들이 훨씬 많다”라며 “그러나 시대적 흐름이 간판제작업이 3D 업종으로 굳어지면서 젊은이들이 간판제작 기술을 배우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조만간 간판제작업종에서 외국인 근로자로 모두 채워지지 않을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