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광고 예산은 매년 줄어… 거리엔 빈 광고판 수두룩 업계 “시장 캐파는 커지지 않고, 지금의 시장만 쪼개고 쪼깨질 것”
“수많은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결국 광고업체로 둔갑하겠죠” “한번 시작되면 막을 방법이 없다고 봐요. 결국 난립하는 디 지털 광고에 수많은 업체들이 고사하는 일이 벌어질 겁니다”
디지털 광고 전면 허용에 대 한 옥외광고업종 종사자들의 의 견은 일치한다. 결국 매체 난립 으로 인한 과열 경쟁으로 인해 업계 전체가 황폐화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디지털 광고물은 일반 간판 과는 달리 운영자의 의지에 따 라 자사간판은 물론, 상업용 광 고매체로도 활용할 수 있다. 따 라서 수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창 문 이용 디지털 광고물 등을 설 치하고, 이를 활용해 얼마든지 광고사업을 진행하는 게 가능 하다.
이미 일부 편의점 프랜차이 즈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창문 이용 디지털 광고물을 통해 수 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제도가 마련되면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앞 다투어 광고사업에 진 출하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옥외광고미디어협회의 임내 락 부회장은 “국내에는 치킨점, 편의점, 화장품점 등 엄청난 수 의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있는 데, 디지털 광고의 전면허용은 이런 기업들을 모두 광고사업자 로 둔갑시킬 것”이라고 지적하 며 “특히 이런 기업들이 광고매 체를 운영하면 하청 및 납품업 체들에게 광고를 요구하는 갑질 행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미디어협회의 또 다른 관계자 는 “지금껏 대기업들이 영세 옥 외광고시장에 들어와 일감을 빼 앗아 간 것이 약한 수준의 지진 이었다면, 디지털 광고를 모든 상업지역에서 전면 허용하는 것 은 쓰나미에 해당하는 여파를 미칠 것”이라고 개정안의 심각 성을 우려했다.
전광방송협회 임병욱 회장 또 한 “창문 이용광고물은 86년 아 시안게임 때부터 30여년간 절 대 해서는 안되는 광고물로 분 류돼 왔는데, 그런 곳에 디지털 광고를 허용한다는 법안이 만들 어진 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반발했다.
또 현재 옥외광고시장의 상황 자체가 디지털 광고의 허용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각 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광고집행 규모가 매년 줄어들면서 많은 옥외광고기업 들이 광고유치의 어려움으로 존 폐의 위기를 겪고 있는 시점인 까닭이다. 이런 가운데 디지털 광고의 전면 허용은 영세 옥외 광고기업들의 생존권을 위협하 게 될 것이 자명하다는 게 업계 의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의 옥외광고업계 상황은 악화 일변로를 걷고 있 다. 거리에 나가보면 광고를 걸 지 못하고 하얀백판으로 남아있 는 옥상광고판들이 부지기수이 며, 지하상가 광고매체의 경우 에는 입찰공고를 올려도 판매가 안되니 가져가려고 하는 업체들 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는 옥외광고의 꽃이라고 불렸던 지하철 광고마저도 심심치 않게 빈 백판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국에서 디지털 광고의 전면 허용이 이뤄지면 그나마 유지되고 있는 시장마저도 일시 에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버스TV의 마광석 대표는 “기 업들의 홍보예산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지금, 새로운 디지털 광고매체들이 나타난다고 해서 기업들이 더 많은 광고비를 쓰 지는 않는다”며 “디지털 광고매 체들의 우후죽순 등장은 시장 전체의 성장에 앞서 기존 시장 을 쪼개고 쪼개 업계가 공멸하 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 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디 지털 광고를 전면 개방하는 지 금의 내용 그대로 시행령이 만 들어지면 이제까지 맨땅에서 옥외광고시장을 일구어온 영 세사업자들은 모두 고사할 수 밖에 없다”고 비감한 심정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