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배기 옥외광고 사업은 모두 정부 독점사업화 민간 사업자들과 경쟁관계… 산업계 진흥시킬 하등의 이유 없어
“국가가 드러내놓고 광고장사하러 나섰구만.” 4월 21일 입법예고된 행자부 시행령안을 보고 난 후 한 업계 관계자가 던진 첫 마디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은 단적으로 말해 디스플레이 만드는 업체들하고 행자부와 센터를 진흥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해도 너무한다. 차라리 법 이름을 행자부사업진흥법으로 고쳐서나 하든지. ×××들”이라고 욕설을 섞어가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기금조성용 옥외광고 사업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행자부가 옥외광고사업 확대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시행령안을 찬찬히 뜯어보면 명칭에만 산업 진흥이 들어있을 뿐 내용에는 산업 진흥책은 거의 없고 행자부 산하 옥외광고센터의 사업을 진흥시키는 것들로 가득차 있다. 우선 사실상의 정부 독점사업인 기금조성용 광고사업의 사업성을 키우기 위한 내용들이 즐비하다. 행자부는 우선 그동안 한시적으로 정해오던 사업기한을 무기한으로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또 과거 교통사고 위험을 이유로 야립광고물에 내부 직접조명을 금지시켰던 정책을 바꿔 바로 그 야립광고물에 디지털광고를 허용, 수익성을 키우는 한편 차량탑재 디지털광고를 기금조성 사업에 새로 추가했다. 야립광고물의 이격거리를 500m에서 200m로 완화, 광고수요가 많은 곳에는 광고물을 촘촘히 세워 수량을 대폭 늘릴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산지에 세우는 야립의 설치 조건도 완화시켜 추가 설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그리고 기금조성용 광고사업의 수익금 산정시 광고물 설치비, 유지관리비, 영업비 등을 제외시키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렇게 되면 수익금 분배시 제외된 금액의 국제대회지원금 비율 만큼 행자부 몫이 커진다. 이같은 파격적인 사업여건 개선 조치는 지난 연말 3차 사업 입찰 때 기금 낙찰액이 200억원이나 줄어들고 대신 민간 재산인 야립광고물을 행자부 산하 지방재정공제회에 강제 귀속시킨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행자부는 새로 도입되는 광고물자유표시구역 사업의 경우도 허가권한을 행자부장관이 갖도록 하면서, 사업은 옥외광고센터가 할 수 있도록 근거를 신설했다. 이로써 광고물자유표시구역 옥외광고 사업도 정부 독점사업화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그런가 하면 이번에 행자부는 시행령에 명시되지 않은 광고물 종류도 행자부장관 고시로 추가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옥외광고센터는 필요시 행자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일정 기간동안 신소재나 신매체 기술이 도입된 광고물의 시범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행자부가 마음만 먹으면 산하기관인 옥외광고센터를 통해 신소재나 신매체 기술을 명분으로 어떤 종류의 옥외광고 사업도 할 수 있는 무소불위 역량을 거머쥐게 되는 셈이다. 기금조성을 명분으로 한 옥외광고 사업, 자유표시구역을 통한 한국판 타임스스퀘어 조성을 명분으로 한 옥외광고 사업에 이어 신소재‧신매체 기술을 명분으로 한 옥외광고 시범사업까지 그야말로 알짜배기 옥외광고 사업은 모두 행자부 독점사업으로 만들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이미 제로섬 게임의 옥외광고 시장에서 정부 사업은 민간 사업과 경쟁 관계에 있고 한 쪽이 들어가면 다른 쪽은 튀어나올 수밖에 없는 풍선효과의 관계다. 행자부가 민간 옥외광고 산업계를 진흥시킬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특히 놀라운 것은 이렇게 옥외광고 사업의 지형도를 뒤흔들 수 있는 조항들을 줄줄이 꾸러미 엮어담듯이 준비해 왔음에도 행자부는 그동안 어떤 자리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공개한 적이 없다다. 그런 행자부는 지금도 입만 열면 산업계를 진흥시키기 위해 법을 바꿨고 시행령을 바꾸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한다.이석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