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의 업종 특성에 따라 간판의 연출은 달라진다. 대표적인 일례로 음식점 간판의 경우 주조색으로 빨간색이나 노란색 등 구미를 자극하는 색상을 많이 사용한다. 은행을 비롯한 대기업들은 자사의 CI나 BI를 각인시키려고 노력한다. 쥬얼리 샵이나 호텔 등은 고급화된 이미지를 지니고 있어 간판에도 이를 반영하려고 한다. 요즘 디자인이나 다양한 DIY 만들기 등의 수요를 겨냥해 공방이라는 공간도 곳곳에 생겨나고 있는 추세인데, 이런 공방들 역시 고풍스럽거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추구하는 대표적 업종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가운데 공방이 추구하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부합하는 적절한 간판을 내건 매장이 있어 눈길이 간다.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벨라세라 세라믹 디자인 스튜디오’가 그곳. 벨라세라는 올해 오픈한 디자인 공방이다. 오픈과 함께 내건 새 간판을 보면 우선 ‘반짝거린다’는 말부터 나온다. 간판에는 한글 대신 영문 ‘BELLACERA’를 입체적인 채널사인으로 달았는데, 개별 문자가 금빛을 품고 반짝거리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일반적인 채널사인이지만 광택감이 뛰어난 티타늄 소재를 접목했기 때문이다. 티타늄은 금속의 일종으로 색상은 금색이며 반짝거리는 광택감이 탁월한 소재. 때문에 주로 여심을 자극하며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표현을 추구하는 보세 의류숍이나 미용실, 주얼리숍 등 업종에서 선호되는 소재다. 티타늄이 지니는 광택감은 주간의 자연광을 만났을 때 자연스럽게 표출되며, 적절한 조명의 사용을 통해 야간에도 은은한 광택감을 표현할 수 있다. 특히 야간 조명 연출에 있어서는 사인의 후면에서 빛이 반사되도록 하는 후광 연출과 짝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전광 연출을 할 경우 소재 자체가 지니는 광택감을 표현하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에 굳이 티타늄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벨라세라의 간판 역시 후광 채널방식으로 조명이 후면에서 반사되도록 의도, 연출됐다. 특히 야간 조명의 확산을 유도하기 위해 채널의 후면에는 광확산 PC를 결합했다. 이와함께 채널의 배경이 되고 있는 전면간판은 갤브 스틸 간판으로 연출됐다. 우아함을 상징하는 보라색을 팬톤 지정색으로 도색한 이 갤브 스틸 간판은 티타늄 채널과 만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일목하고 있다. 문자사인의 통일된 연출을 위해 후광채널 아래에 적용된 조각 사인에도 티타늄 소재가 적용된 점도 눈길이 간다. 이 문자사인은 밀러아크릴을 조각한 것으로, 전면에 티타늄 소재를 조각, 부착해 연출했다. 고급스러운 티타늄 소재의 채택과 적절한 배색, 조명의 연출이 어우러진 벨라세라의 간판은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좋으니 품격있는 간판을 제작해달라는 점주의 마음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모던한 연출로 재탄생한 갤브 스틸 채널
후광 조명 연출로 밤엔 ‘은은하게’
전국에서 벌어진 간판개선사업의 영향으로 플렉스 보다는 채널사인이 간판의 주요 소재로 등장한지도 벌써 수년이 흘렀다. 채널사인에 적용되는 가장 대중적인 소재는 갤브 스틸나 알루미늄이다. 이중 알루미늄 채널의 경우 관련 업계의 금형 설계를 통해 2000년대 초반부터 그 사용이 늘어난 추세인데 반면 갤브 스틸 채널사인은 알루미늄 채널이 성행하기 오래전부터 만들어져 사용돼왔다. 그만큼 대중적인 간판 소재라고 볼 수 있다. 대중적인 만큼 자칫 고급사인과 거리가 멀어 보이기도 하지만, 갤브 스틸 간판도 적절한 연출을 통해 충분히 고급스럽고 모던한 연출이 가능하다. 성남에 있는 카페 포르마레아의 간판이 그 적절한 예다. 올해 오픈된 디자인 스튜디오 겸 카페 포르마레아. 이 곳도 업종이 업종인 만큼 고급스러우면서도 모던한 간판의 연출이 요구된 곳이다. 포르마레아 간판은 채널사인으로 연출된 일반적인 간판의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검정색으로 도색된 갤브 스틸 채널사인 만으로도 충분히 그 느낌이 잘 연출된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후광 채널 방식으로 야간의 은은한 조명 연출 효과를 유도했다는 점도 이 간판이 지니는 또다른 매력이다. 따뜻한 빛의 표현을 위해 ‘웜 LED조명’을 채택해 채널사인 후광에 장착했으며, LED 빛의 고른 반사는 광확산 PC가 돕고 있다. 벽돌로 연출된 매장의 이미지를 보존하기 위해 별도의 전면간판을 사용하는 대신 직사각 형태의 테두리만 갤브 스틸로 연출해 상호를 표현, 채널사인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게 하면서 동시에 매장의 이미지를 한층 ‘업’ 시켜주고 있다. 매장의 측벽에는 점포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적용한 보조사인을 최소한으로 연출했다. 전면간판이 없어 상호가 표현된 채널사인의 설치를 하는데 있어 전선을 숨길 곳이 없다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벽돌 매지 사이에 전선을 적절히 배치한 제작업체의 재치로 우려했던 요소가 해갈됐다. 티타늄처럼 소재 자체가 지니는 고급스러움은 없지만 일반 갤브 스틸 채널사인도 연출 방법에 따라 모던하게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간판의 사례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