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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01 12:47

한국만화 100년社 간직한 만화문화의 보고

  • 신한중 | 342호 | 2016-07-01 | 조회수 2,816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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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사인문화공간 현장탐방 - 부천 만화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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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만화 담은 사인과 이색 조형물들 가득
고전 만화 속 주인공 돼 보는 인터렉티브 디지털미디어도


‘무인도에서 지옥훈련을 마친 공포의 외인구단과의 한판 승부!’
9회말 2아웃 1스트라이크 1볼. 타석에 들어선 까치 ‘오혜성’이 매서운 눈매로 마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이때 감독이 타임을 요청하고 구원투수를 올려 보낸다. 구원투수는 바로 ‘당신’이다. 귓가에는 관중들의 함성과 섞인 야구캐스터의 흥분한 목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이것은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만화박물관의’ 버추어 체험공간의 한 장면이다. 드디어 당신이 야구공을 손에 쥐었다. ‘오혜성’과 당신의 피할 수 없는 맞대결. 과연 당신의 공은 그의 배트를 비해 미트 속으로 파고 들 수 있을까?
‘한국만화박물관’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운영하는 만화문화공간으로 한국만화의 100년 역사가 고스란히 간직된 곳이다.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총 8,580㎡에 이르는 규모를 자랑한다. 이곳의 3층과 4층은 상설전시공간과 체험전시공간으로 이뤄져 다양한 볼거리 및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유명 만화 캐릭터가 반영된 각종 사인과 디지털미디어로 재탄생한 추억 속 만화 주인공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하다.
단순히 추억의 만화 주인공들을 보는 재미만이 아니다. 여기에서는 한국 만화의 역사와 전시에 맞추어 그 시절의 시대상과 분위기, 아픔까지도 느껴 볼 수 있다. 자, 지금부터 한국 만화 100년史를 품고 있는 한국만화박물관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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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만화 속으로 떠나는 체험여행
길가를 내려다보고 있는 거대한 로봇 ‘터닝메카드’를 지나 만화박물관의 입구에 당도하면 ‘동경4번지’의 주인공 혁형사가 기둥 뒤에 숨어 당신을 겨냥한다. 만화박물관에서는 건물의 입구부터, 내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공원 등 도처에서 수많은 만화 속 주인공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조형물들은 장식물이자, 만화박물관의 사인(Sign)으로 활용되며 방문객들을 안내한다.
메인 전시장인 3층으로 올라가 보자. 이곳에는 국내 유명 만화들의 부스가 꾸며져 있는데, 조형물은 물론 디지털미디어까지 활용해 추억의 만화들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게 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스는 지난 1980년대 청소년은 물론 성인들까지 만화의 세계로 빠뜨렸던 이현세 화백의 ‘공포의 외인구단’.
여기서는 만화의 주인공 오혜성이 배트를 부여잡고 당신의 공을 기다리고 있다. 당연히 실제 상황은 아니지만, 인터랙티브 디지털미디어를 활용해 만든 이 체험시설은 묘한 승부욕을 자극한다.
외인구단의 야구장 옆에는 2130년 태백산을 배경으로 ‘라이파이’와 우주에서 온 ‘녹의 여왕’의 대결이 숨가쁘게 펼쳐진다. ‘ㄹ’자를 새겨 넣은 두건을 쓴 라이파이는 로켓분사기를 등에 메고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악당을 물리친다. 레이저광선을 구름에 비추어 영상을 나타내는 홀로그램과 지구와 우주를 오가는 우주왕복선 제비호도 이채롭다.

■1970년대 만화방에서 옛 추억 떠올려 볼까?
또 한켠에는 ‘코미디 홍길 동’, ‘심술통’ 등등 1970년대 소 년시절을 보냈던 이들이라면 흠뻑 향수에 빠지게 될 법한 그 시절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돼 있다.
인터넷과 컴퓨터는 물론, TV 가 있는 집도 드물었던 시절에 만화방은 소년들에게 최고의 문화공간이 아니었을까? 만화 책 한 권을 빌려보는데 10원이 었다는 그 때, 용돈이 생기면 만화방으로 달려갔을 소년, 소 녀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속편은 나왔는지, 또 내가 찜 해둔 만화책을 누가 먼저 읽고 있지는 않은지 마음을 졸이며 만화방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 갔을 그들. 그 만화방에서 소년 소녀들은 만화주인공들과 함 께 꿈을 꾸고, 사랑을 하며 인 생을 배워 갔을 것이다.
‘만화방’을 나와 걷다보니 저 쪽으로 ‘고바우 영감’의 모습이 보인다. 무슨 일일까?
멀리서 걸어오는 사내들의 모습에 “앗 저기 온다”하며 주 변사람들이 바짝 긴장한다. 사 내들은 어깨에 지게를 진 채 “ 어흠”하며 거드름을 피운다.
지나가는 이들은 “귀하신 몸 행차하시나이까?”하고 머리 숙여 인사하는데, 이를 이상하 게 여긴 고바우 영감이 사내들 에게 묻는다.
“저 어른이 누구신가요?”
사내들 가운데 한 사람이 “ 쉿”하며 목소리를 낮추라고 한 다. 잠시 후 이 사내가 말한다.
“경무대에서 똥을 치는 분이 요.”
1958년 1월 23일자 동아일 보에 실린 김성환 화백의 시사 만화 ‘고바우 영감’의 한 장면 이 벽면에 그려져 있다. 이승만 정권시절 하늘 높은 줄 모르던 경무대의 위세를 꼬집은 이른 바 ‘경무대 똥통사건’. 이 사건 으로 인해 김화백은 경범죄로 즉결심판을 받게 된다.
서민의 애환을 따뜻하게 달 래며 권력의 부조리를 준엄 하게 풍자한 ‘고바우 영감’은 이제 추억 속으로 사라졌건 만, 30년이나 지난 지금도 시 대는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 다. 문득 고바우 영감이 그리 워진다.

신한중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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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의 머릿속에 뭐가 들었을까?’

4층으로 올라서면 원고를 그 리다 말고 쿨쿨 잠에 빠져있는 거대한 만화가가 보인다. 이 때 전화기 속에서 한 여성의 날선 전화음성이 들린다. 1980년대 대표적인 월간 만화 잡지였던 ‘보물섬’ 편집기자 의 목소리다. “선생님~ 보물 섬 권기자예요. 왜 전화 안 받 으세요.
내일이 마감이신건 아시죠. 지 난 번 처럼 늦으면 절대 안돼 요. 저 인쇄소에서 욕 바가지 로 먹었다구요. 편집장님도 화 가 머리 끝까지 나셨구요. 혹 시 지금 주무시는 거 아니죠. 만약 이번에도 늦으시면 저 처 녀귀신이 돼서 평생 괴롭힐거 예요!” 만화가가 잠든 사이 궁금했 던 그의 머릿속에 들어가 무한 상상력을 체험해보는 코너인 ‘ 만화가의 방’. 항상 마감시간 에 쫓기며 새로운 이야기와 인 물들을 만들어내는 만화가의 머릿속에는 정말 뭐가 들어있 을까. 만화가의 머릿속으로 직 접 들어가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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