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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7 18:04

옥외광고와 캘리그라피, 재회의 출발점 ‘주목’

  • 이승희 | 345호 | 2016-08-17 | 조회수 2,071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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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션25 차형수 대표, 미술대전 심사위원으로 발탁
서예부문 심사 맡아… 옥외광고인으로선 ‘최초’

최근 컴퓨터 폰트 대신 ‘손글씨’로 쓰여진 것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동안 규제의 등쌀에 밀려 자취를 감췄던 네온사인이 다시금 부활의 조짐을 보이듯, ‘캘리그라피의 유행기’가 도래하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캘리그라피로 제목을 써야 흥행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캘리그라피와 간판
캘리그라피는 사실 간판 분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선 간판을 표현하는 주된 수단은 문자다. 업소를 표현하는 BI나 오브제도 중요하지만, 간판에는 업소명이나 건물명 등을 나타내는 문자가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과거 컴퓨터 폰트가 없었던 시절에는 붓글씨로 직접 현판을 쓰고, 업소명을 표기했다.
다음으로 간판에는 그 업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에 대한 정체성이 담겨야 한다. 사납거나 거칠거나, 천진난만하거나 한 다양한 사람의 감정들이 캘리그라피를 통해 표현되기 때문에, 캘리그라피 역시 정체성을 가진 글씨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요즘에는 디자인으로 표현되는 업소의 정체성을, 과거의 간판에서는 캘리그라피로 대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컴퓨터의 발달과 빠른 보급, 제작방식의 시스템화와 함께 옥외광고와 캘리그라피는 어느 순간 서로 멀어졌다.


■옥외광고인과 서예의 만남
지난 6월 한국미술협회가 개최한 제 35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 부문의 심사위원으로 30년간 옥외광고업에 한 우물을 파온 에디션25 차형수 대표가 초대돼 심사위원을 맡았다. 조예깊은 서예가나 미술가들만의 영역으로 자리매김해왔던 대전에 옥외광고인이 심사위원으로 초청됐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 옥외광고인이 어떻게 쟁쟁한 전문가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서예 작품들을 심사할 수 있을까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하지만 이같은 센세이션한 사건의 배경에는 깊은 뜻이 담겨져 있었다. 오랫동안 끊어져있던 캘리그라피와 옥외광고의 재결합. 옥외광고와 캘리그라피가 다시 접점을 찾아가는 대장정의 출발점이었다.


이승희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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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는 서예에서 출발했다”
간판과 캘리그라피 밀접한 연관있어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의 심사위원으로 옥외광고인을 위촉된 이례적인 일이 있었다. 이런 파격적 행보의 이유는 무엇인가.
▲차형수 씨를 심사위원으로 위촉한 것은 옥외광고 분야에 캘리그라피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는 한편, 서예가들에게는 캘리그라피는 변화무쌍한 것이며 다른 분야에 소구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알려주자는 의미에서의 시도였다. 차형수 씨는 옥외광고업에 30년을 종사하면서 전각예술을 공부했고 과거 옥외광고협회 회원으로도 활동했기 때문에 이번 심사위원으로서 적격이었다.

-대중들은 캘리그라피와 서예를 다르게 인식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서예와 캘리그라피의 관계를 설명한다면.
▲캘리그라피는 영문이고 이를 우리말로 해석하면 ‘서예’다. 지금 흔히 알고 있는 캘리그라피와 서예가 다른 점도 없지는 않다. 예를 들어 보통의 서예 작품들은 문장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책표지나 간판 등에 들어가는 캘리그라피는 이와 달리 몇 개의 글자, 즉 단어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서예 쪽에서 보면 이는 파격적이면서 다른 형태의 시도다. 하지만 시대적 변화와 요구에 따라 캘리그라피라는 장르가 탄생했고, 서예가들 역시 이 같은 변화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좋은 캘리그라피란 무엇인가.
▲단기간에 딴 자격증을 가지고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흘려 쓴 듯한 캘리그라피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진정한 캘리그라피란 서예에서 추구하는 제 1의 생명선, ‘획다운 획’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예를 보면, 한글자 안에서 조화를 추구한다. 짧고 긴것, 얇고 굵은것, 흐리고 진한것의 대비가 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하나의 글자가 이뤄진다. 그 과정에서 담아내고자 하는 ‘손의 맛’, ‘글의 감정’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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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화에 접목될 수 있는 작품 중점 심사”

간판에 캘리그라피 도입하면 부가가치 창출 가능

-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광고인의 입장에서 간판을 비롯해 현대 문화에 접목될 수 있는 가치가 있는 작품에 무게중심을 두고 심사를 했다. 서예와 광고 속 문자는 정보를 전달하는 메시지고 도구라는 점에서 일치하는 측면이 있다. 표현만 다를 뿐, 성능이나 기능은 다 똑같다. 이같은 점을 감안해 현대와 산업적인 측면과의 조화의 관점에서 봤다.


-간판 등 옥외광고에 캘리그라피가 접목될 필요가 있다고 보는가.
▲캘리그라피엔 사람의 감정이나 정서가 고스란히 베어있다. 서예, 즉 캘리그라피는 ‘마음의 그림’이다. 마음이 담겨있고 손맛이 들어간 글씨가 간판에 도입된다면, 간판이 각 업종에 맞게 해석되고 표현될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단가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옥외광고 산업이 캘리그라피를 쉽사리 수용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간판시장은 경제 논리의 흐름대로 이어져 왔다. 캘리그라피를 간판에 도입한다면 간판의 부가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캘리그라피가 우리같은 올드한 세대 들에게 ‘옛 것’이지만 컴퓨터 세대, 젊은 세대들에게는 ‘새로운 것’으로 보이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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