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346호 | 2016-09-26 | 조회수 2,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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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연계성 - 광고수익 극대화 요소 등 고려해 결정 이해 관계자들, “표시 기준도 없이 새 판 짜라고?” 볼멘소리
국판 타임스스퀘어’가 조성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7월 7일 새 옥외광고물등관리법 공포돼 개정안의 시행이 확정돼 말그대로 옥외광고의 표시가 자유로운 ‘자유표시구역’ 지정의 법적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행정자치부가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행자부는 지난 8월 9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자유표시구역 추진계획안을 담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운영지침’ 설명회를 열고 실무 담당 공무원 및 옥외광고 사업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공식적인 추진 계획 및 절차를 공개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신일기 인천카톨릭대 교수가 자유표시구역 개념과 요건을, 민경조 행자부 주민생활환경과 팀장이 자유표시구역 추진 일정·절차·평가기준 등을 설명 및 소개했다. 먼저 행자부는 연내 자유표시구역 2개소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민경조 팀장은 “자유표시구역 지정을 늘려달라는 의견도 일부 있었지만 옥외광고 자유표시구역에 대한 정부의 지정은 세계적으로 보기드문 사례인 만큼 새로운 시도이고, 또 선정된 지역이 파급력을 가지려면 자유표시구역의 지정이 남발되어서도 안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2개소만 운영할 계획”이라며 “연내 2개소를 먼저 선정하고 해당 지역의 실질적인 조성, 운영, 평가 등이 이뤄진 2019년 즈음 확대 시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금번 설명회 주제의 핵심이 된 자유표시구역의 경우 ‘영구적 자유표시구역’으로, 기간의 제한 없이 옥외광고 설치 및 운영에 대한 규제가 풀린다. 하지만 이와달리 특정 기간동안 한시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한시적 자유표시구역’의 지정도 가능해졌다. 한시적 자유표시구역이란 국제행사가 열리는 경우 최대 60일, 연말·연시 등 정기적인 이벤트의 경우 40일 이내의 기간 동안 옥외광고물 표시를 자유롭게 허용해주는 것. 행자부는 한시적 자유표시구역에 관해 지자체의 수시 접수를 받아 개별 검토 후 지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유표시구역 지정기준도 마련됐다. 지정기준의 원칙은 ‘지역의 문화, 경제, 장소적 요소와 결합하여 새로운 경쟁력을 갖춘 명소’로, 정성적 요소와 정량적 요소로 구분해 평가한다. 구체적인 요소를 보면, 정성적 요소는 ▲지역 명소화 전략 ▲실현가능성 ▲운영·관리 방안 ▲옥외광고 가치 증대방안 ▲안전성(주거성 및 교통안전 영향)이다. 정량적 요소의 경우 ▲장소적 요소와 ▲문화·관광요소 ▲재원인력투입계획 등으로 구분된다.
이같은 선정 기준을 연구한 신일기 교수는 이날 설명회를 통해 자유표시구역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서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문화체험 활동을 즐기고 편하게 광고를 조망할 수 있는 광장이 필수”라고 강조하며, “특히 광장을 어떤 문화 행사로 채울 것인가가 관건이고 대안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오사카 도톤부리의 경우 명소화 가치가 있고 경험적인 요소는 있었지만 산업의 전후방적인 연계가 이어지지 않았다”며 “기업·문화행사를 통한 가치가 있어 광고 유치 경쟁까지 유발하고 있는 뉴욕타임스퀘어와 같이 산업과 전후방적인 연계로 이어지는 지역의 조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발표 후에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현장에 참석한 이해관계자들은 ‘현실성이 없다’며 비난 여론을 쏟아냈다. 핵심 쟁점은 자유표시구역 내에서의 구체적인 표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 그동안 규제일변도의 법령의 틀에서 시행해오던 것을 전면적으로 뒤엎어버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다. 포스코 ICT 관계자는 “정부에서 표시자유구역을 2군데 지정한다고 하는데, 다 풀어줘도 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광고사업자들이나 광고주들은 광고 효과와 수익성 측면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전부 완화해준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곳은 2군데 뿐이 안 될 것이다. 차라리 지역 전체를 다 풀어주고 그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완화하고 규제할 것인지에 대해 정해줘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규제의 시각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실무 공무원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것이다. 간판정비사업 봐라. 결과가 간판들이 전부 다 똑같이 되지 않았냐. 그런 관점에서 일하고 있던 실무 담당자들의 시각에서 작업이 원활히 수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법과 괴리가 너무 크기 때문에 구체적인 기준은 정부가 정하고 시작돼야 한다”고 의견을 말했다. 서초구 실무 공무원도 같은 맥락에서 문제점을 제기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지금 전광판 하나 허가해주는 것도 어려운데, 그럼 자유구역 내에서는 누구나 하고 싶다고 하면 아무 전광판이나 막 달아도 되는거냐? 실무담당자들은 민원 제기될 것도 감안하고 움직여야 하는데 완화해주기가 쉽지 않다. 선후가 바뀐 느낌이 드는데, 차라리 자유구역 내에서도 어떤 구체적인 표시 방법의 허용 기준을 정해놓고 해야지 공무원들이 어떻게 새 판을 다 짜란 말이냐. 주객이 전도된 꼴”이라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사업 시기도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계획대로라면 9월 안에 계획을 제출해야 하는데, 도에서 구체적인 표시기준이 마련도 안된 상태에서 계획을 짜기에 현실적으로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정해진 판에 들러리 서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대전의 한 공무원은 “지금 경제살리기 원도심이 지자체들 사이에서 이슈다. 이런 시점에 자유표시구역을 유치하면 마치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것처럼 부풀려져 보일 수 있다. 그러면 자치단체장들은 로비를 하든 뭘하든 유치 경쟁에 무리하게 뛰어들 게 뻔하다. 그런 상황에서 실무담당자들은 현실성 없는 것들을 억지로 만들어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나오는 계획들이 정부의 취지에 부합할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미 행자부 머리 속에 2군데 정해놓고 하는거 아니냐. 그런 정해진 잔치에 공무원들만 힘들게 하는 일인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같은 비난 여론이 들끓는 것은 정부가 몇십년 동안 고수한 규제일변도의 법을 이해 당사자들의 ‘이해’없이 바꾼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행자부가 이번에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