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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6 15:19

실사업계 미수금 문제 심각, ‘ 더 두고 볼 수 없다’ 업계 공감대

  • 이석민 기자 | 346호 | 2016-09-26 | 조회수 2,670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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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채권 남발 업체는 업계에서 퇴출 시켜야, 자성의 목소리
현수막 규제 강화에 구조조정 본격 신호탄

실사출력업계에 불황이 지속되면서, 업계에 심각한 경제적 한파가 이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일부 소재 납품 업체는 장비와 소재 값 등을 받지 못해 심각한 타격을 입는 등 실사출력업계의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서울 영등포의 한 실사출력업체가 가계 수표 1억 6천만원을 원단 및 장비를 공급해 오던 A사에게 발행했다. 그러나 이 수표는 부도 처리되면서 A사는 고스란히 그 피해를 떠안았다.
A사 대표이사는 “오랫동안 출력장비와 원단 사용료 지급을 미뤄오던 업체였는데, 최근 큰 금액의 가계수표를 발행해서 주길래 받았던 것이 화근이 됐다”라며 “수표에 적힌 금액이 은행에 전혀 입금돼 있지 않아서, 최종 부도 처리됐다”라고 밝혔다. A사는 10여 년간 이 업체와 신용을 쌓으며 거래를 해 왔지만 마지막 순간에 배신을 당한 셈이 됐다.
최근 미수금과 관련해서 이러한 상황들이 비일비재하게 업계에 등장하고 있다. 실사장비와 잉크를 공급하는 B사는 최근 부천시에 위치한 한 실사출력업체 대표이사로부터 심한 모욕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억대가 넘어가는 장비 및 잉크 값을 오랜 기간 정리하지 못해 영업사원이 입금 독촉을 하러 갔다가 오히려 치욕스러운 말을 들어야 했던 것.
B사의 대표이사는 “욕을 먹은 영업사원은 장비와 소재를 주문해주는 업체를 위해 최선의 서비스를 진행해온 직원으로 단지 돈을 받으러 왔다는 이유만으로 욕을 먹었다”라며 “이 영업사원은 심지어 이 업체 사장보다 나이도 더 많고 실사업계에서 오랜 기간 일해 온 베테랑임에도 불구하고, 억울함을 당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이어서 “아직도 이 업체로부터 정리되지 못한 금액이 1억원에 달한다”라고 꼬집었다.
경기도 일산의 실사출력업체인 C사는 법에 하소연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C사는 하청일을 해주고도 그 값을 받지 못해 현재 송사 중이다. 업체로부터 받아야 할 금액은 1억 5천여만원이 되지만 상대측은 줄 생각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업체에 대해 법적으로 가압류를 걸었다고 한다.
C사 대표이사는 “돈을 받지 못한 것도 화가 나는데, 상대측이 미안한 생각을 갖지 않는 것 같아서 더욱 괘씸하다”라며 “상대가 적당한 선에서 합의하고 가격을 깎으려고 하는데, 돈을 못 받는 한이 있더라도, 합의해 줄 생각이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또 올해 초엔 부산에 있는 잉크 공급사 D사와 대구에 있는 원단 제조업체 E사는 한 실사장비 및 소재 공급사로부터 받지 못한 금액이 둘이 합해 18억원이 넘는다는 소문이 시장에 파다하게 퍼지기도 했다. 또 다른 원단 공급사인 F사는 이 업체에게 원단 출고를 중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업계 구조조정 신호탄?

실사출력업계에 빙하기가 닥칠 것이라는 예견은 이미 4~5년 전 수 없이 등장했다. 이들이 이러한 비관론을 제시한 가장 큰 요인은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통해 수익은 줄어들고 매출만 성장하는 기형적인 구조로 시장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년 전부터 5m×90cm 폭의 현수막 가격이 대량 주문일 경우 장당 4,000원 이하로 까지 떨어진데다, 올해 들어서는 플렉스 출력 가격도 1㎡ 당 4,000원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다 장비 및 잉크, 소재 공급업체들도 진입 장벽이 낮다보니 매년 수 십개가 새로 탄생하고 있어 늘어난 업체의 수 만큼 공급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 장비공급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1,600폭 수성 프린터 1대를 판매할 경우 남길 수 있는 마진이 현재 30만원에 불과하다는 자조섞인 푸념도 나오고 있다.
실사출력업계의 관계자들은 조만간 큰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얽히고 설킨 관계 때문에 다 같이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 실사출력업체는 회사를 정리하고자 M&A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와 오랜 기간 거래를 해 왔던 한 관계자는 “이 회사의 경영 상황이 2년 전부터 나빠지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이름만 대면 모두 알 수 있는 업체여서 브랜드 가치가 높아 인수를 하겠다는 회사도 몇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매출이 높아야 생존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강력한 영업력이 중요했었지만 현재는 악성 미수금을 줄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전환됐다”라며 “심지어 수억대의 악성 미수금을 남발하는 업체는 우리 업계에서 공동으로 대응해 퇴출시키자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록 일부이겠지만 허위 매출을 발생시켜 회사를 급성장 시킨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이러한 업체들이 미수금을 수 억원에서 수 십억원까지 깔고 있는데, 우리 업계엔 핵폭탄이나 다름 없다”라고 꼬집었다. 이어서 그는 “이러한 정보를 업체들이 공유해서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석민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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