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벽면 이용 디지털 광고 겨냥한 제품 경쟁 본격화 소비자 접점의 제품 유통망은 아직 구축 안돼 간판 업계를 유통채널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규제를 대폭 완화한 ‘옥외광고물 등 관리 및 산업진흥을 위한 법률’의 시행에 따라, 옥외광고업계 전방위적으로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선점을 위한 치열한 신경전이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디지털 광고에 편승하지 못하면 결국 시장에서 도태되고 말 것이라는 불안감이 공존하면서 관련 시장 전체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양상이다. 가장 긴밀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 분야는 하드웨어 제조사들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디지털 사이니지 제조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옥외광고시장을 대상으로 한 제품 개발 등 만반의 준비를 해왔던 만큼, 관련법의 개정과 동시에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사이니지 전담부서를 조직하는 한편, 작년에는 미국 LED전광판 개발업체 예스코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는 등 옥내외 디지털 광고 시장 공략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보다 한발 먼저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을 준비해 왔던 LG전자는 한층 더 적극적인 모습이다. 단순한 TV형태 제품 뿐 아니라, 돌출 간판으로 쓸 수 있는 양면형 디지털 사이니지, 창문이나 간판 등에 적용하기 용이한 58:9 비율의 와이드형 제품 등 실제 아날로그 간판을 대체가 용이한 제품군을 개발, 본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이외에 현대아이티, 키오스크코리아, 어드벤텍, 엠파트너스 등 중소 디지털사이니지 개발업체들도 초기시장 확보를 위해 발 빠른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창문이용 디지털 광고가 전면 허용된 만큼 관련 상품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분위기다. 키오스크코리아 관계자는 “지금까지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입간판 형태의 스탠딩 타입이 주를 이뤘는데, 법 개정에 새로운 환경이 조성된 만큼 쇼윈도에 적용할 수 있는 초박형 멀티비젼 타입의 제품 위주로 마케팅 전략을 새워가고 있다”며 “초기 시장은 누가 먼저 레퍼런스를 만들어 내느냐의 경쟁인 만큼, 신발끈을 더욱 꽉 조여매야 할 시점”이라고 시장상황을 설명했다. 디지털 사이니지 전문 제조사 뿐 아니라, 옥외광고시장을 대상으로 LED디스플레이를 공급해 왔던 사인용 LED업체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그동안 전광판 규제로 인해 날로 시장이 축소돼 왔던 상황에서 디지털 광고가 새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사인용 LED디스플레이 개발업체 아트웨어 관계자는 “디지털 광고에 대한 정확한 표시방법이 나와 봐야겠지만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질 것은 분명한 만큼, 창문설치가 용이한 시스루 타입 LED디스플레이 등 관련 시장을 겨냥한 제품 개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통채널 확보를 위한 물밑 경쟁도 점화됐다. 일반 소비자와의 디지털 사이니지 업체와의 접점이 마련돼 있지 않은 지금은 한발 먼저 소비자 접점의 유통 인프라를 확보하는 업체가 향후 시장에서 영향력을 갖출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특히 다수의 디지털사이니지 제조·유통사들은 기존의 간판업체들을 디지털사이니지의 유통채널로 확보하려는 전략을 강구하고 있어 향후 간판업계의 지형에도 변화의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관련 업체 일부는 전국을 돌며 간판업체 대상의 사업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사이니지 솔루션 개발 및 LG전자 디지털사이니지 공식 판매사인 디지쿼터스 전용수 대표는 “현재로서는 디지털사이니지를 하이마트 등의 전자상점에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전문매장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은 어디에서 디지털사이니지 제품을 문의하고 구매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며 “따라서 전국의 간판업체가 소비자 접점의 유통채널이 되면 보다 빠르게 시장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전략을 새우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전국 각지에서 사업설명회를 추진하며 간판업계와의 공생을 꾀하고 있는 엠파트너스 신세근 전무 또한 “디지털사이니지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유통판로를 보유한 간판업계와의 연계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간판업체들 또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시기인 만큼, 긍정적인 시너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런 움직임은 간판업계 내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프린터 제조사 딜리는 최근 디지털 사이니지 브랜드 ‘사인이지’를 론칭했다. 이 회사의 행보는 전세계로 퍼져있는 디지털프린터 기반의 거래선을 유통채널로 활용, 자사의 디지털사이니지 제품을 전개해 간다는 복안으로 비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