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판은 디지털사이니지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인가?” 맹비난 대기업의 LCD·LED 모니터만 가능한 기술사양에 업계 분노 고도
전광판 업계가 최근 행자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디지털광고물의 표시방법에 대한 기술사양’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기술사양이 대기업에서 제조·판매되고 있는 LCD·LED 디스플레이(모니터)만을 위한 것이며, 현재 옥외광고물로 활용되고 있는 수 만대의 전광판은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는 점이 반발의 이유다. 행자부는 지난 7월 6일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발표하고 가로형 간판과 세로형 간판을 벽면이용간판으로 통합 변경, 디지털광고물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 공연간판, 옥상간판, 지주이용간판, 교통시설이용광고물, 교통수단이용광고물, 창문이용광고물을 디지털광고물로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일반·전용 주거지역, 시설보호지구를 제외 한 모든 지역에서 디지털 광고물 설치가 가능하다. 특히 주거지역 중에서도 상업화가 상당히 진행된 준주거지역까지 허용되고, 점포 창문과 벽면을 이용한 디지털 광고물도 사용이 가능하다. 상당수 불법적으로 설치, 운영되어 온 디지털광고물은 이젠 합법적 태두리 내에서 상업적 활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 대형가전매장 등 프랜차이즈 서비스 업체는 개별 점포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동일한 상업광고를 표출하는 방송·미디어화가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광판은 배제된 ‘디지털광고물의 표시방법에 대한 기술사양’ 행자부는 최근 ‘디지털광고물의 표시방법에 대한 기술사양’을 옥외광고업계에 확인시켜주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기술사양을 지켜본 전광판업계는 아연실색하고 있다. 행자부가 내놓은 디지털사이니지의 기술사양은 영세기업이 대부분인 전광판업계의 현실을 철저히 외면한 내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본지가 ‘디지털광고물의 표시방법에 대한 기술사양’을 입수, 중요한 사안을 몇 가지 정리해 보면 제4조 (디지털광고물의 내환경성) 에서 저온방치 시험을 위한 조건은 기술규격 KS C IEC 60068-2-1에서 규정한 시험방법 Ab를 적용해 -33도 온도에서 16시간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광고물은 제1항3호의 내습한 환경에 대한 내환경성을 보장하기 위해 KS C IEC 60068-2-78에서 규정한 가혹도를 적용해 (40+-2)도 온도와 (93+-)% RH 습도에서 16시간동안 시험한 후에 정상 동작하여야 한다라고 적시돼 있다. 제7조 (디지털광고물 표현방법)엔 ‘디지털광고물을 표시하는 자’는 광고내용을 실시간으로 녹화하여 ‘3개월간 보존’하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제8조 (디지털광고물의 설치자격)에서는 디지털광고물은 ‘정보통신공사업법’에 따른 ‘정보통신공사업 등록을 완료한 업체’만이 설치할 수 있다고 표시했다. 제9조 (디지털광고물 관리 식별체계) 에서는 모든 디지털광고물은 광고물 식별제에서 정의한 정보와 부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하여 QR 코드를 제공해야 한다고 돼있고, 저전력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한 비콘을 통해 디지털광고물에 대한 식별이 가능하도록 비콘센서를 탑재해야 한다고 적었다. 제10조 (디지털광고물보완)엔 디지털광고물은 자체 방화벽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제19조 (평가시험)에서는 디지털광고물이 이 기술사양에서 규정하는 기술수준을 부합함을 증비하는 ‘시험성적서’를 함께 제출할 것을 권장한다라고 적시하고 이 기술사양의 기술수준에 대한 평가 시험은 시험자격을 갖춘 시험기관을 통해서 수행되어야 한다라고 명시해 놓고 있다.
▲전광판업계, ‘옥외광고물 진흥법이 아니라 대기업 진흥법이다’ 지적 전광판 사업을 15년 이상 이어가고 있는 A사의 관계자는 “행자부가 제시하고 있는 기술사양에 맞출 수 있는 전광판 업체가 과연 있을 수 있나?”라며 “이는 철저히 대기업이 유통하고 있는 LED 또는 LCD 모니터를 위한 기술사양이다”라고 단정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전국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전광판 사인물의 경우 행자부가 제안한 기술사양을 맞출 수 있는 전광판은 없을 것”이라며 “이 많은 전광판을 디지털사이니지로서는 부적합하다고 규정하고 철거시킬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서 조목조목 기술사양을 짚어가며 문제점을 피력했다. 그는 우선 제4조 (디지털광고물의 내환경성) 에서 저온방치 시험에서 영하 33도에서 16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환경에 전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제7조 (디지털광고물 표현방법)엔 광고내용을 실시간으로 녹화하여 ‘3개월간 보존’하여야 한다는 것도 전광판 광고물업자로서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제8조 (디지털광고물의 설치자격)에서 ‘정보통신공사업 등록을 완료한 업체’만이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옥외광고사업자의 디지털사이니지 진입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그는 또 이어서 제19조 (평가시험)에서 ‘시험성적서’ 제출과 관련해 수 백만~수 천 만원의 금액이 투자돼야 하는데, 우리나라 전광판업체 중에 이 같은 금액을 지출할 수 있는 업체는 몇 개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여 년간 전광판 사업을 하고 있는 B사의 한 관계자는 “제9조에 보면 QR코드를 제공하고 비콘센서를 탑재해야 한다고 하는데, 전광판업체의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기술사양으로 생각된다”라며 “또 제10조엔 디지털광고물은 자체 방화벽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고 명시했는데, 전광판업계는 모두 디지털사이니지에서 배제시키겠다는 의도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옥외광고업계 관계자는 “행자부 산하에서 관리 감독을 받고 있는 준관공서 조직인 한국옥외광고센터가 설립된 뒤부터 대기업을 지속적으로 옥외광고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라며 “한국옥외광고센터의 원래 취지는 옥외광고산업의 발전과 그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에 있는 것으로 아는데, 최근의 행자부와 한국옥외광고센터의 행적을 보면, 영세한 옥외광고인들은 모두 죽이고 대기업에게만 기회를 주고 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