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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6 18:18

다양한 사인의 세계로 42 - 신화가 담긴 간판들

  • 신한중 | 347호 | 2016-09-26 | 조회수 2,316 Copy Link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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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를 품은 간판, 성공의 신화를 꿈꾸다’

신화적 모티프 반영한 로고·상호로 상징적 의미 부여

스포츠 의류 브랜드 ‘나이키’,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 이탈리아의 명품 패션기업 ‘베르사체’...
품질과 마케팅으로 각각의 분야에서 최고가 된 이 브랜드들의 간판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존재한다. 바로 그리스신화에서 차용해온 모티프가 숨어 있다는 점이다.


▲이야기에 담긴 의미 브랜드 정체성으로 활용
스포츠 의류 브랜드 나이키의 간판은 단순하다. 그저 초생달 모양의 자사 로고를 큼지막하게 걸어 놓았을 뿐이다. 그럼에도 지금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심볼이 된 이 로고는 그리스 신화 속 승리의 여신 ‘니케(Nike)’의 날개를 형상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키라는 상호 역시 니케의 영어식 발음이다.
신화에서 니케는 티탄 신족의 하나인 팔라스와 저승에 흐르는 강의 여신 스틱스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서 등에 커다란 날개를 달고 종려나무를 든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 여신은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조국에 소식을 전하기 위해 42.195㎞를 달린 그리스 병사가 기도를 드린 대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그리스병사와 니케의 이야기에서 만들어진 운동경기가 현재의 마라톤이라는 것도 재미있는 사실이다.
뛰어난 품질과 기능, 아름답고 독창적인 디자인, 혁신적인 광고 등 오늘날 나이키를 세계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시킨 요인은 수도 없이 많지만, 이 로고가 일등공신의 역할을 했음은 부정하기 어렵다. ‘승리의 여신’이 함께 하는 스포츠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초의 커피 체인이자 ‘테이크아웃 커피’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 스타벅스의 간판에서도 그리스 신화의 편린을 찾을 수 있다. 바로 간판의 로고 안에 그려진 정체불명의 여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로고의 여성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세이렌(Siren)’이다.
강의 신 아켈로스와 스테로페 사이에서 태어난 세이렌은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과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새의 모습을 한 신수인데, 항해하는 선원들을 노래로 유혹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화에서는 선원 자신의 몸을 배의 돛대나 기둥에 묶고 귀에는 밀납을 부어 소리를 듣지 못하게 해야 벗어날 수 있을 정도로 세이렌의 노래 소리에는 마력과 같은 유혹의 힘이 있다는 것으로 그려진다.
스타벅스의 로고에 세이렌의 모습이 등장하는 이유는 세이렌의 노래처럼 강렬하게 고객들을 유혹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세이렌의 마력 때문이었을까? 결국 전 세계의 커피 매니아들은 그야말로 홀리듯 스타벅스의 간판 아래로 이끌리고 말았다.
명품 의류 브랜드로 유명한 베르사체의 로고 속에서도 그리스 신화의 한 자락을 찾을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지대한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창업주 지아니 베르사체는 그의 이름을 내건 패션 브랜드 ‘베르사체’의 로고로 뱀의 머리카락을 지닌 여인 메두사의 얼굴을 사용했다. 눈이 마주친 사람이 돌이 돼버리는 신화 속 메두사의 모습을 치명적인 매력이라는 관점에서 색다르게 해석한 것이다. 현재 이 메듀사의 얼굴은 현대적 고전미를 지향하는 명품 베르사체의 상징으로서 전세계의 고급거리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수많은 기업들 그리스신화 속 이미지 간판에 차용
이번에는 신화를 사랑한 자동차 브랜드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이태리의 자동차 브랜드 마세라티. 이 회사 간판에 그려진 로고는 얼핏 왕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데, 실상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삼지창을 형상화한 모습이다.
왜 자동차 브랜드가 바다의 신의 상징을 간판에 담았을까? 이유는 여러 가지 역할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그리스 신들의 특징에서 찾을 수 있다. 제우스가 하늘의 신이자 번개의 신인 것처럼, 포세이돈은 바다의 신인 동시에, 말들의 수호신이기도 하다. 대지를 질주하는 말을 지키고 수호하는 신의 상징을 자동차 제조사의 정체성으로 담아낸 것이다.
마세라티의 사례 외에도 자동차 브랜드들은 유독 신화적 모티브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의 자동차 기업 ‘스바루(Subaru)’도 신화를 모티브로 한 상호와 로고로 유명하다. 7개의 별이 그려진 로고는 황소자리(Taurus) 안에 있는 플레이아데스 성단(그리스신화에서 아틀라스의 일곱 딸을 상징)을 나타낸 것으로 일본에서 '수바루'라 불린다.
미국의 명차 크라이슬러의 은빛 날개 로고에도 신화의 편린이 담겨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사용된 이 로고의 이름은 ‘프로그레시브윙(Progressive Wing)으로 전령의 신 헤르메스의 날개를 디자인에 차용했다고 한다. 신들 중에서도 가장 빨리 나는 헤르메스의 이미지를 통해 역동성과 민첩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이 외에도 우리 주변에서는 그리스 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다양한 간판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찾아 볼 수 있다.
신들이 마시던 영생의 음식을 뜻하는 레스토랑 ‘암브로시아’, 행운의 여신 ‘티케’를 상호로 사용하는 카페, 술의 신 바쿠스의 이름을 딴 술집, 끝없이 돌을 밀어 올려야 하는 형벌을 받은 시시프스에게서 영감을 얻은 공연장 ‘시시프스의 하늘’ 등 수많은 기업과 공간에서 그리스 신화 속 이야기들을 담은 간판을 내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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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마르지 않는 창업·마케팅 아이디어의 보고
이처럼 신화에서 간판의 모티브를 빌려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친숙함과 상징성 때문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동화나 소설 혹은 영화나 만화를 통해 그리스 신화 속의 신들을 접해왔다. 비록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허구라 해도 그들은 이미 익숙한 존재다.
또한 신화에서는 모든 자연현상과 인간의 감정들이 특유의 미화과정을 거쳐 인간적 캐릭터로 만들어낸다. 즉 모든 캐릭터들은 각각 세상의 현상들을 한 가지씩 설명하는 이야기를 품고 있는 것이다. ‘디오니소스’를 생각하면 술과 시를 떠올리게 되고, ‘아프로디테’에게서 물거품과 아름다움을 바로 떠올리게 되는 것은 그리스 신화의 이런 특징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신화의 한 자락을 따온 간판들은 특별한 설명 없이도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각각의 캐릭터들에게 내재된 스토리들이 상상력을 자극해 효과적인 브랜드 이미지 메이킹이 이뤄지게 한다. 이로 인해 신화는 아직도 많은 이들의 창업 및 마케팅에 영감을 주는 보고가 되고 있다.


신한중 기자  [ⓒ SP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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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표시기호도 그리스 신화에서 나왔다?’

군신 ‘마르스’와 미의 신 ‘비너스’를 의미

사진에서 보이는 화살표 같은 화장실의 남녀 표시가 무슨 의미인지 궁금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한자 같기도 하고, 상형문자 같기도 한 이 기호는 각각 마르스(아레스)의 창과 방패, 그리고 비너스(아프로디테)의 거울을 상징하는 것으로 남자는 전쟁의 신이 가호하고, 여자는 아름다움의 신이 지켜준다는 고대 그리스의 문화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또 화성과 금성이 이 신들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까닭에 두 별을 표시한다고 알려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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