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광고 대행업체 재산커뮤니케이션즈(이하 재산컴)의 이재환 대표(54)가 단기간의 옥외광고 사업을 통해 약 1,100억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대표는 CJ그룹 총수 이재현 회장의 동생이다. 그는 옥외광고 사업 경험이 전무하고 사업기간도 10여년에 불과하며 2005년 7월 법인 설립시 투자한 투자금도 단돈 1억원에 불과했다. 때문에 사업 환경이 열악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옥외광고 사업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실현한 저간의 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J그룹은 지난 9월 8일 이 대표가 대표이사 겸 대주주인 재산컴과 그룹내 다른 광고회사인 CJ파워캐스트의 합병을 발표했다. 두 회사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올린 공시 내용을 보면 합병일은 10월 31일,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했을 때 매수해주는 평가금액은 재산컴이 주당 106만 9,297원, CJ파워캐스트는 93,505원이다.
재산컴 발행주식은 모두 10만주로 100%를 이 대표가 갖고 있다. 청구권을 행사하면 2개월 이내에 1,069억 2,970만원의 현금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이 대표는 앞서 6억 8,000만원을 배당받은 바 있고 법인 설립 이후 계속 대표이사로서 감사인 부인과 함께 급여 등을 지급받아왔다. 따라서 설립자본금 1억원과 증자금 4억원을 감안하더라도 사업을 영위한 11년 2개월동안 약 1,100억원을 벌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매수금액 평가의 근거가 된 법인의 재무 및 영업 현황을 살펴보면 옥외광고 사업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실적이 좋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같은 초우량 회사를 흡수합병시키는게 이해가 안될 정도다. 자본금 1억 회사는 설립 5개월만에 2억3,700만원의 순익을 내는 등 지난해 말까지 10년 5개월동안 총 600억원 넘는 순익을 냈다. 법인 2개를 인수하고도 지난해 말 현재 쌓아놓은 적립금만 59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영업수익 720억원을 올려 1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중간에 4억원 증자를 했지만 주당 가치가 100만원대에 그친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지표만으로 보자면 분명 법인 재산컴과 그 법인의 CEO는 앞으로 옥외광고 사업쪽에서 영원히 깨지지 않을 불멸의 대기록을 세웠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실적과 그 실적이 있기까지의 과정은 재벌중심 경제의 폐해 및 재벌 일가의 부도덕한 탐욕에 대한 새로운 논란 소지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월 29일 CJ CGV가 재산컴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다며 7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이 부당행위로 인해 기존 거래업체가 퇴출되는 등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이 축소되고 대기업 집단 중심의 경제력 집중이 심화됐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조치는 미흡하기 짝이 없지만 조치내용 자체만으로도 재벌이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줘 오너 일가 회사가 땅짚고 헤엄치며 옥외광고 시장을 침탈했음이 확인된 것이다. 재산컴의 실적이 부당하고 부도덕하며 다른 사람의 억울한 피해를 바탕에 깔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기도 하다. 문제는 재산컴과 CJ파워캐스트의 합병이 옥외광고 시장에 대한 공략을 더 강화할 목적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합병 공시내용에 그러한 목적이 명시돼 있다. 두 회사는 합병을 통해 연간 매출액 3,00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 자산규모 1700억원의 단일기업으로 변신됐다. 옥외광고 환경에서 보자면 소떼 목장에 공룡이 등장한 셈이다. 공룡은 앞으로 소속 그룹 오너 일가의 효율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라도 몸집을 최대한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얼마 전부터 두 회사의 무차별적인 옥외광고 시장 공략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 옥외광고 업체들은 자신들의 먹거리를 지키기 위한 방어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옥외광고 매체대행 사업자 단체인 한국옥외광고미디어협회가 최근 옥외광고 일감 지키기를 목표로 비상 대책기구를 구성한 것. 지난해 CJ그룹을 겨냥해 전개했던 생존권 지키기 투쟁의 재개다.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4면, 6면>